대학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시간강사의 하루
대학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시간강사의 하루
  • 임병민 기자 , 여현정 준기자, 이형선 준기자
  • 승인 2012.09.21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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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
비단 그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1천 700여 일이 넘는 시간동안 천막을 지켜온 시간강사 부부가 있다. 그들은 고려대학교 본관 앞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 왔다. 김동애, 김영곤 부부의 오랜 농성은‘대학강사의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를 위함이다. 그들이 2007년 9월 7일부터 현재까지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처우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강사들이 시위를 하는 등 자신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심지어는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 대학교에서는“연구실 150배 이상 차별, 임금 15배 이상 차별,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고 주장하며 2009년 말 천마로 일대에서 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 분회의 농성이 있기도 했다.
현재 시간강사는 대학 강의의 3분의 1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대학알리미 2012년 4월 대학정보 공시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할 때 시간강사의 시간당 강의료는 평균 약 4만 7천100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천원 밖에 인상되지 않았다. 또한 사립대학 시간강사의 경우에는 국·공립대학 시간강사에 비해 5천200원 적은 강의료를 지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시간강사의 임금은 전임교원 임금에 비해 5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개인적인 면담을 할 공간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비전임교수들은 고등교육법에 의하여 법적 교원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교육공무원법의 규정에 따라 국·공립대학의 강사는 교육공무원이 될 수 없다. 사립학교법에서 교원의 지위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르기 때문에, 사립대학 강사의 지위는 학칙이나 정관에서 특별히 정하지 않는 이상 시급을 받는 비정규직이다. 대학 시간강사는 교육노동자여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시급 아르바이트생과 같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들은 교육 연구에 힘을 쏟고 학생들에게 배움을 주는‘선생님’으로서의 역할을 다 해야 하지만 그들이 처한 환경은 그렇지 않다. 제대로 된 연구실이 없고, 생계유지를 위해‘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시간강사도 있다.
개선 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그들은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강의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시간강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학교에서도, 국가에서도 시간강사에 대한 방안을 내고 있지만 시간강사들은 아직 자신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시위를 하고 플랜카드를 건다.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국가와 학교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열악한 환경에서 그들은 전임교원에 비해 강의준비나 연구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의 질의 하락이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영향은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생들도 그들의 환경, 그들의 입장에 대해서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
여현정 준기자 yeo2093@ynu.ac.kr
이형선 준기자 bbambbaram@ynu.ac.kr

강사법 개정안 시간강사의 갈길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고등교육법 개정안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비전임교수의 교원확보율 인정을 최대 20% 확보로 고정하는 등 비전임교수와 관련된 변경 안이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비전임교수들이 개정안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비전임교수들이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비전임교수의 경우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인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부 강사들은 1년 계약단위의 교원으로 임용이 돼 주당 9시간 이상 강의를 하게 되지만 그 외의 나머지 강사들은 시수가 점점 줄어들고 끝내는 해고의 위기에 처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전임교수들은 개정안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임교수의 경우 학교에서 정식 교원으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이 경우 급료 뿐만 아니라 연구환경, 연구역량강화와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의 학술활동도 지원받는다. 또한 복리후생과 퇴직금 등이 보장되기에 안정적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다. 하지만 비전임교수의 경우는 일종의 계약직으로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학교와 계약을 함으로써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이 경우 학교의 계약직 근로자로 개인 연구실이 따로 없으며 연구역량강화를 위한 세미나 및 워크숍에 대한 지원 역시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 또한 직장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며 체육대회나 문화행사 등 복리후생적 측면에 대한 지원 역시 전임교수에 비해 제한 돼 있다. 일종의 계약직이기에 퇴직금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비전임교수의 경우 전업과 비전업, 박사학위자와 비박사학위자, 실기와 비실기 수업을 구분해 임금을 차등적으로 지급받게 돼 있다.
학교 내에서도 갈 곳이 많지 않은 비전임교수는 현재 고등교육법 개정안으로 인해서 일할 자리마저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는 없지만 학교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에 속한 비전임교수를 위한 실질적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임병민 기자 bmhanlim@ynu.ac.kr

동행취재

쉴틈 없는 시간강사
어쩔 수 없는 삶과 적은 보수의 갈등…강사와 함께하다
학교에 와도 공동연구실, 실험실을 제외하면 딱히 갈 곳이 없는 시간강사…그들의 일상은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 기자는 지난 7일 이용일 교수님과 연락을 취해 10일 날 하루 종일 그를 따라다니며 밀착취재를 하게 됐다.

(오전 10시 42분)
◆이 교수 만나다=
지난 10일 기자는 오전 8시에 일어나 오전 9시 20분 경에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고 대구 북부정류장으로 약 1시간 20분을 갔다. 정확히 오전 10시 42분에 도착한 기자는 곧바로 이 교수를 만나 안동으로 가는 오전 11시 버스의 표를 끊었다.
(오전 11시 30분)
◆차이 있는 전임과 비전임=
하지만 비전임교수의 임금체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11시 30분에 버스를 타게 됐다. 현재 비전임교수의 강의료는 강의 자체에 대한 시간당 강의료와 연구보조금, 개설강의보조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업과 비전업은 또 다른 사업을 하는지와 4대 보험의 가입 유무에 따라 구분된다. 임금적인 측면에서는 연구보조금에서 전업과 비전업의 차이가 난다. 
시간 당 강의료 자체가 적은데 비해 이동하는 데 필요한 기름 값이나 교통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시간 강사들이 수업을 하는 데 있어서 부담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점에 대해 그는“몇 시간씩 강의를 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여러 차례 이동하다 보면 수업을 하는 데 있어 지장을 받는 경우가 있다. 수업은 이전부터 계속해왔기에 준비에 문제는 없지만 육체적 피로나 정신적인 면에서 피로가 오기 때문에 지장이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까지)
◆전임과 비전임의 교권차이=
오후 1시 30분 안동대학교에 도착해 잠시도 쉴 틈 없이 이 교수와 기자는 바로 강의실로 향했고 수업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약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된 강의는 오후 2시 50분에 끝났다. 이 교수는‘현대인과 동양고전’을 강의 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고도 또 다른 수업에 가기 위해 그와 버스를 타 비전임교수의 수업권에 대해 이야기 했다.“보통 교양수업은 비전임교수가 많이 맡는다. 강의 자체도 내가 수업하고자 하는 것을 하기보다는 학교에서 내려오는 강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학생들의 강의평가에 대해“안동대학교의 경우 강의평가점수가 3.5가 넘지 않으면 강의를 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했다. 안동대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하는 강의평가로 다음 계약의 유무를 따지기에 비전임교수가 이러한 점들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후 4시부터 4시 10분)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
오후 4시, 안동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이 교수와 기자는 우리 대학교에 수업을 하기 위해 동대구행 버스를 찾아보니 4시 5분 버스와 4시 30분 버스가 있었다. 잠시 쉬었다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교수의 수업이 오후 6시였기에 버스터미널에서도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결국 약 10분 간의 짧은 시간에 점심을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오후 4시 10분에서 5시 30분)
◆‘연구 환경차이’를 듣다=
이 교수와 기자는 4시 10분에 동대구행 버스를 탔다. 동대구까지 가는 약 1시간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기자는 이 교수와 또 다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연구는 주로 어디서 합니까”라는 기자의 말에 이 교수는“주로 집이나 노조에서 한다. 하지만 요즘은 별로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가 이렇게 말을 한 데에는 특정한 연구실이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공동연구실이 있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독서실 같기도 하고 또 내 연구에만 몰두하기는 힘들기에 집이나 비정규노조 건물에서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렇게 대화를 하는 동안 어느덧 오후 5시 30분이 되더니 동대구에 도착했다.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면서까지 강의를 하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기자에게 이 교수는“먹고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정 역시도 감수 할 수밖에 없다. 무리한 일정보다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방학 때는 강의가 없어 임금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고 말했다.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영대 도착 그리고 무리한 일정의 끝에서=
총 다섯번의 버스를 타고 한 번의 지하철을 이용해 안동대학교와 우리 대학교에 수업을 하러 다니는 여정 동안 기자는 매우 힘들었다. 이러한 일정을 매번 반복하는 이 교수님의 경우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교수는“매번 이렇게 왔다갔다 하기에 조금씩 익숙해진다. 하지만 월요일은 그나마 덜 한 것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화요일과 목요일에는 9시에 대경대와 안동대학교 수업이 있는데, 화요일의 경우 오전 6시에 일어나 강의를 하러 갈 준비를 해야 하며, 목요일에는 5시에 일어나서 강의를 하러 가야한다”고 했다.
하루종일 비전임교수를 따라다니며 단순히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동대학교에 갔다가 우리대학교에 왔다. 비전임교수의 경우 수입이 그리 많지 않기에 돈이 많고 차와 집이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이번에도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타고 다녔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오히려 그러한 점은 학생들의 수업에도 영향이 갈지도 모른다. 하루 빨리 그들의 처우를 개선해 학생들의 수업권에도 지장을 주지 않고 시간 강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교수와 학생 모두 웃으며 수업할 수 있도록…
임병민 기자 bmhanlim@ynu.ac.kr

바쁜 삶을 사는 시간강사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연락… 하지만 잡히는 일정 없어
시간강사 중에는 다른 직업 없이 학교의 강의만을 담당하는 전업시간강사도 있지만 다른 직업을 겸하면서 학교에서 강의도 하는 겸임교수도 있다. 본지는 이번달 10일 우리 대학교 교양 수업‘환경과 조경’을 강의하고 있는 이동화 교수(교양학부)를 만나봤다.

(오전 9시 30분)
◆이른 아침부터 바쁜 그들=
기자는 수성구에 위치한 그가 17년째 운영 중인 조경설계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는 수 명의 직원들과 함께 매우 분주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그는“조경설계 계약건과 관련하여 구미에 가기로 되어있던 약속이 취소됐다”고 했다. 오늘 하루 일정은 없는 상태로 지금이라도 일정을 잡기 위해 여러 곳에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수차례 여러 군데로 전화를 했지만 약속을 잡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이내 전화하기를 멈추고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3년 전부터 학교 측의 권유로 우리 대학교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있고 지난 학기까지는 대구한의대에서도 강의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대학교에서 3학점만 강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수업료는 시간당 3~4만원으로 실기 수업과 이론 수업을 할 때 받는 금액이 다른데 이론 수업은 강사료를 100% 인정하는 반면 실기 수업은 이론 수업의 절반 정도만 받는다고 했다. 시간강사로서 힘든 점은 학교에 마땅히 수업을 준비할 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 말을 하고 난 뒤 다음 날 있을 수업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일을 시작했다. 그는 사무실에서 조경설계 일과 수업 준비 모두를 했다.
(오후 12시)
◆학교 측의 지원 필요해=
정오가 되자 그는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나섰다. 기자도 그의 점심 식사 자리에 동행했다. 그는 식사를 하면서 직원들과 업무 관련 대화를 했다. 기자는 그에게 시간강사들끼리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냐고 물었다.“확실히는 모르지만 아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같은 전업강사가 아닌 겸임교수같은 경우 특별한 연락이 오지 않으며 비전임교수노조 등의 활동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겸임교수들은 그런 활동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임금과 관련한 문제들보다 학교 측에서 시간강사들에게 행정적·전산적 부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이번에 바뀐 전자출결시스템같은 경우에도 시간강사들에게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 제공이 부족했다. 학교 측이 기본적인 행정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후 1시부터 3시)
◆바쁘지만… 잡히는 일정 없어=
점심식사를 마친 후 그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오후 1시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다며, 내일 있을 수업 준비에 다시 몰두했다. 일을 하면서도 수없이 전화를 걸고 받고를 반복했지만 특별한 일정이 잡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매우 분주해보였지만 한편으로는 그 분주함 속에서도 일의 진전이 없어 힘들어하는 듯 보였다. 오후 3시. 그는 특별한 일정 없이 업무와 수업 준비를 하다가 오후 6시 정도에 퇴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학교 측에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했다. 그는 개강 전에 간단히 일주일 정도라도 시간강사들이 강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문제 해결될 날 멀어 보여=기자는 사무실을 나오면서 시간강사들이 매우 바쁘게 살고 있지만 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또 노력한 만큼의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수많은 시간강사들이 그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있지만, 각자의 사정이 너무나도 달라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또한 학교 측과 합의점을 찾는 것도 단시간 내에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였다. 시간강사들은 대학생인 나에게는 항상 가까이 있겠지만, 그들의 문제가 해결될 날은 멀어보였다.
이형선 준기자 bbambbaram@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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