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향한 분노? 무엇을 위한 갈망?
누구를 향한 분노? 무엇을 위한 갈망?
  • 대학부장
  • 승인 2012.09.0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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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 주요 뉴스입니다. 서울 한복판 여의도에서 전 직장동료를 복수하기 위해 무참한 칼부림이 발생했습니다. 범행이 일어난 현장엔 피해자들의 피가 흘러있는 등 처참한 모습입니다”
요즘 언론사의 사회면 헤드라인 뉴스를 보면 죄다 이런 사건 사고 범죄로 얼룩져있다. 그 중 태반이 우발적 범행으로 이와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살인마들의 광기가 마치 좀비바이러스가 퍼지듯 전파되는 것 같다. 범죄자들의 광기가 점점 사회를 향한 불신, 제 3자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적 양상을 띠며‘묻지마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얼마 전 뉴욕에 있는 친구가 SNS상에 이런 글을 올렸다.“한 빌딩 앞에서 전 직장동료에 대한 분노로 무차별 총기난사가 발생한 현장 근처에 서 있는데, 뉴욕 시내가 정지한 것 같다”이런 일련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전 세계가 이런 광기에 전염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사건을 접하고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이 오버랩 됐다. 이 또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으며 외톨이, 사회부적응자에 대한 이슈로 떠오른 사건이었다. 
여의도 칼부림 사건 외에도 뉴욕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등 사회에 대한 불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원망이라는 광기 바이러스가‘은둔형 외톨이’,‘사회 부적응자’,‘분노조절장애인’이라는 좀비를 확산시키는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사건의 계기는 이러하다. 여의도 칼부림 피의자는“예전에 일한 동료의 험담으로 퇴사했고 그 이후로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도 뜻대로 되지 않고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여전히 범죄에 대한 합리화를 시켰다. 뉴욕 총기 난사 또한‘해고에 대한 불만과 전 직장동료에 대한 싸움이 발단이 됐다’는 점 그리고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피의자 조승희 역시‘너 때문에 이 일을 저질렀다(You caused me to do this)’라는 메모를 남기고 총기를 난사한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그들은 경쟁구도의 사회와 불안정한 고용구조라는 계기뿐만 아니라 한 발짝 조차 떼기 어려운 자신의 삶 자체에 대한 분노를 대신 풀 대상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들은 그 대상으로 자신들 보다 나은 삶을 사는 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확장시켰다. 아마 그들의 공통점은“내가 무능하고 못난 인간이 아니라 사회가 날 이렇게 만들었고, 주변 사람들 때문에 절벽으로 내밀려진 상황이다”며 이러한 이유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자신만의 합당성을 부여하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그 자체로 범죄고 어떤 것도 그들의 범죄를 합리화할 순 없지만 분명히 그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좀비를 잡기 위해선 좀비 바이러스부터 퇴치해야 하듯 사회에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묻지마 범죄’라는 광기 바이러스를 잡기 위한 대책도 시급하게 필요하다.  
대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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