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날의 의미를 다시 되돌아보자
성년의 날의 의미를 다시 되돌아보자
  • 김효은 대학부장
  • 승인 2012.05.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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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성년의 날을 맞이해 많은 학생들이 장미꽃을 받는 모습을 봤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지난 해 필자의 성년의 날이 떠올랐다. 그 때도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이 꽃과 향수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성년의 날은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전락해버린 듯하다. 성년의 날에 주고받는 선물은 장미와 향수 그리고 키스이다. 성년의 날 선물에 담긴 의미는 하나같이 다 좋다. 붉은 장미의 꽃말은‘열정’이니 열정 가득한 청춘의 시작을 축하함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선물을 받을 사람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선물해 주고 마지막은 연인과의 키스를 주고받으며 성년이 됨을 축하한다. 물론 지난 성년의 날에 이 모든 선물을 다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선물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 성년이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앞으로 어떤 권리와 의무가 생기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SNS상에서 올라오는 글을 봤을 때 성년이 된 많은 친구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글을 읽어보면, 장미꽃 몇 송이 받았느냐에 연연해 하며 어떤 향수를 선물 받았는지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 필자의 친구는“성년의 날이라고, 수십 명의 과 후배들을 다 챙겨주니까 돈이 감당이 안 된다”라며 투덜거리며 말했다. 이렇듯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성년의 날 문화가 퇴색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성년의 날은 이제 성인이 됐으면 그에 맞는 책임과 역할에 따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많이 고민해 보는 날이어야 하지만 지금의 성년의 날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성년의 날에 담긴 그 본질적인 의미를 잊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이는 몸은 커버린 어른이지만 생각은 아직 아이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처럼 왜곡된 의미의 성년의 날이 아직 아이 같은 생각을 하는 어른아이‘피터팬’을 키워내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성년의 날을 맞은 이들이 스스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년의 날이 그 본래의 의미가 변질되지 않고 진지한 고민을 하는 날이 될 수 있도록 그와 관련한 행사가 많이 늘어 나야한다.
실제로 성년의 날과 관련해 모 대학 총학생회에서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의미의 성년의 날을 선사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날 학교에서 성년이 된 700명의 학생들이 헌혈을 함으로써 말 그대로 의미 있는 성년의례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우리 스스로도 그리고 대학도 어떤 성년의 날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효은 대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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