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날
소통의 날
  • 권원호 씨(정치외교3)
  • 승인 2012.05.23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 등 행사가 많고 여기에다 축제까지, 정신없고 바쁜 시기이다. 다른 기념일들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스승의 날은 왜 예전과 지금이 다르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교수님을 찾아뵙고 취업이나 전공 관련 상담 등을 주고받으며 고마움으로 작은 정성 표시를 하고 싶지만, 현 사회의 인식은, 정성이 뇌물로 변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빈손으로 찾아가기엔 손이 부끄럽고 무엇을 사들고 가기엔 주위시선이 신경 쓰여 선뜻 찾아뵙기가 힘들다.
 스승의 날을 계기로 평소 거리가 있었던 교수님과 얘기를 주고받으며 조금이나마 더 서로에 대해 알 수 있고 개인적인 고민들도 서로 공유하며 스승에게 값진 조언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기가 대학 중간고사 이후에 있어서인 만큼, 그리고 취업과 눈에 보이는 결과에 열중한 나머지 정작 마음을 주고받는 감사의 표현이 검은빛으로 오해 받고 대가를 바라는 의도처럼 의도치 않게 비춰진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께 선물과 카네이션을 순수한 마음으로 준비했던 스승의 날이 언제부터 사람들이 대가를 바라는, 소위 뇌물 공세라는 인식이 된 것일까? 스승의 날을 부담스럽게 느끼거나 검은빛으로 오해하기보단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날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니면 스승의 날 선뜻 찾아뵙지 못하는 것은 교수와의 거리감 때문은 아닐까? 초·중·고 때는‘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부르지만 대학에서는‘교수님’이라는 호칭을 부른다.‘교수’는‘전공학문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직책을 일컫지만, 초·중·고에서는‘교사’라는 직책을 일컫는 단어 대신‘선생,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교수’라는 단어는 직책에 불과할 뿐이고‘先生’은 한자 뜻 그대로‘먼저 태어난 사람’으로 인생에 있어 스승이라고 생각하여 직책이 아닌 더 깊은 의미로 선생이라고 쓰인다. 왜 대학에서는‘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부르지 않을까? 고등학교까지의 선생님은 담임선생님으로 매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만 대학에서는 교수님과의 함께하는 시간이 일주일에 많으면 3~4시간이므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 학생은 취업준비로, 교수는 연구과제로 인하여 서로 소통할 시간이 부족하다. 성인이 되어가면서 소통의 범위는 넓어지지만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 담당교수님이 있지만 잘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수와 소통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소를 학교가 적극 마련해 주면 소통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고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고 언제든지 교수님께 고민과 궁금증을 더욱 쉽게 터놓고 찾아가서 여쭤볼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끝으로 4년간의 대학생활을 통해 학생들과 교수님의 소통관계가 잘 이루어지며 딱딱하고 무거운 관계가 아닌 관심을 능동적으로 주고받고, 스승에 대한 기념일로서 어쩔 줄 몰라 마음이 복잡한 날이 아닌 모두가 여유를 가지고 감사와 행복의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