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라는 기회
5년이라는 기회
  • 김현진(정치외교4)
  • 승인 2012.05.11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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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3일 개최된 국제수로기구(IHO) 회의가 27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IHO는 해도의 부호를 정하고 부호 및 약자를 통일하는 활동을 하며 해양에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기구이다.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두고 긴 외교전을 펼쳐 온 한국과 일본 정부에게 있어 이번 총회는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 왔을 것이다.
동해와 일본해 표기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1991년 한국이 UN에 해도 표시를 동해로 정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제기되어 왔다.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은 1929년, IHO에 의해 발간된「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지도에서였다. 당시 한반도는 일제강점기였기에 주권 행사가 불가능했던 시기였으며, 동해 표기 문제 역시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한 재론은 이미 예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동해·일본해 표기 문제는「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지도의 4판 개정을 두고 가시화 되었다. 일본해로 칭하는 현행의 표기는 이미 오래 전 공식 승인되었고 국제적으로도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현행 표기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지만, 현행 표기가 정상적인 주권 행사로부터 비롯된 공식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고대로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오랫동안 동해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동해로 표기되어야 한다는 것이 한국의 입장이다. 한국정부는 2002년과 2007년 동해 표기 문제를 표결에 부쳐 결론을 이끌어 내고자 했으나 당시에는 국제사회에서 큰 지지를 얻지 못하여 중단되었다. 현재 정부의 최종목표는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것으로 이는‘동해’단독표기를 관철시킬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보인다.
동해표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 속에 총회는 끝이 났다. 동해표기원칙을 확실하게 관철시키지 못한 정부를 비난하거나 회의주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총회는 2017년으로 연기되었고 동해·일본해 표기 문제는 5년 후 다시 국제수로기구 총회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2007년 일본해 표기를 지지했던 IHO 회원국 다수가 동해 병기를 지지하게 되었고 국제사회에서 다방면에서의 외교적 역량을 자랑해왔던 일본의 일본해 단독 표기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 한국에게 5년이라는 시간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민간단체인 반크와 재미동포의 활동으로 전개되었던 한국의 주장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5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보다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은 이미 전자해도집 발간을 통해 동해병기를 위한 인식을 재고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미국 내에서는 재미동포들이 지속적인 인식재고 활동을 통해 미국 내 정치인을 설득하여 지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사이버 활동을 전개한 반크의 활동도 주목을 받아왔다. 비록 이번 총회에서 노력에 비해 완벽하게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민관협력 형태의 홍보를 통해 방법적인 측면을 보완하여 2017년에는 동해병기라는 최종적 목표를 이루었다는 기사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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