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취업
대학과 취업
  • 편집국
  • 승인 2012.05.1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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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이다. 그러나 봄이 왔는가 싶더니 벌써 여름이 온 듯하다. 최근의 변덕스런 날씨를 보노라니, 앞으로 대학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는 요즈음의 날씨변화보다 더 클 것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지방대학의 경우 생존까지 위협받을 정도로, 앞으로의 상황과 조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전에도 대학을 대상으로 한 평가가 있을 때마다 대학이 크게 흔들려왔고, 지금도 여전하지만, 대학 신입생 숫자가 크게 감소되는 6년 후에는 더욱 큰 변화와 충격이 몰아닥칠 것이다.
올봄은 지난 2월까지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률을 상승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학교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는 얼마 전 발표한 교과부의 대학평가 지표에서 졸업생 취업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 기준을 적용한 평가 결과 하위 15%의 대학은 올해부터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 및 학자금대출제한 대학에 포함시킨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매년 6월 1일 기준 건강보험DB연계 취업률이 대학 평가의 잣대가 되면서, 졸업생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 대학마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은 자명한 일이겠거니와, 올해 발표된 교육부의 새로운 평가 지표 때문에 우리 학교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하여 그야말로 야단법석이다.
물론 잔인한 6월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 본부와 각과에서는 현재의 졸업생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세우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노력에 온 힘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 실천에 앞서 더욱 중요한 점 또한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학이 마치 취업학원처럼 변해버린 우리 사회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학의 본질과 의의를 한 번 더 심각하게 되새겨보아,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를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는 반면, 대학교육의 정도를 잃지 않기 위한 고민과 노력 또한 배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매년 봄마다 취업률로 인해 학교가 크게 요동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본부와 학과 교수들의 노력으로 취업률을 어느 정도는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지만, 취업률 제고에는 보다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사고와 의지와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 또한 입학할 때부터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재학 시절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기 관리와 준비를 철저히 하여, 졸업 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대비하는 과정을 밟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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