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의무복무라고 하지만 21개월 동안 평균 시급이 260원이라고요?
아무리 의무복무라고 하지만 21개월 동안 평균 시급이 260원이라고요?
  • 주미리 기자
  • 승인 2012.05.11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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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20대.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휴학을 신청하고 군입대를 하였다. 군생활을 하면서 같은 학과 동기들을 떠올린다. 지금쯤 전공을 공부하고 있겠지. 지금 군대에서 생활하는 나는 달리고 있는 그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현역으로 입대를 하지 않고 산업체로 갔다면, 공익으로 갔다면... 군대를 가지 않았다면!! 좀 더 나은 여가생활과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군대에 있을 21개월 동안 아르바이트(최저시급)를 한다면 군에서 받을 수 있는 월급의 몇 배의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난 남자니깐, 멋있는 남자니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현역으로 군에 들어왔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고 싶은 지금 나의 심정은 뭘까... 담배를 피우려고 보니 돈이 부족하다.
나라를 위해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하는 나는 최소욕구도 해결하지 못한다. 복무와 근무는 다르다. 군인은 근무가 아니라 복무를 하는 개념이지만... 나는 배고픈 20대 남자다.

4월 11일 총선에서 각 정당은 수많은 공약을 내세웠다. 그 중에 사병월급에 관한 각 정당의 군인정책이 눈에 띄었는데 이러한 정책을 내놓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저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일 뿐일까? 과연 실현가능한 공약들인가? 각 정당의 군인정책을 파헤쳐봤다.

 

“13년도부터 15년도까지 2배 인상”

군인정책을 내놓게 된 이유에 대해 새누리당 구본근 국방수석전문위원은“다른 당에서 나온 정책을 보고 표를 의식해서 내놓은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군인이 한 달에 20만 원 정도 쓴다”고 한다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이 최소한 부모님으로부터 손을 벌려선 안된다는 지적 하에 이러한 정책을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13년도부터 3년 안에 사병월급을 2배 인상한다는 정책에 대해 그는 “현재 사병은 약 45만 명이며 연간 5천200억 원이 소요된다. 월급을 2배로 인상하면 5천억 원이 더 추가되는 것이다”며“3년간 단계적으로 올려서 15년도에 최종적으로 현재 월급에 2배를 준다는 것이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이러한 사병 월급인상에 대한 재원마련방법에 대해 그는“국방비 예산에서 무기개선사업에 대한 예산을 줄여 사병월급으로 대체하는 접근방식보다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산 추가확보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예산 추가확보가 안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어떻게 예산을 확보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각오를 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3년 이내에 인상하겠다고 한 약속인데 지키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복무기간 중
   월 30만 원 지급”

민주통합당의 군인 정책으로는 제대 군인 취업지원 강화와 사병 사회복귀 지원금 지급을 중심으로 한 공약을 내놓았다. 다른 당들이 내놓은 월급인상과 다르게 적립금 형태로 월 30만 원을 한번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정책은 현실적으로 군 생활을 할 때 부족함을 느끼는 군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엔 어렵지 않을까.

“20년도까지
   110만 원 인상”

20년도까지 평화체제를 만들어서 사병월급을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인 월 11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통합진보당. 타 당보다 월급인상이 매우 파격적인데 과연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통합진보당 김수현 평화담당정책연구위원은“월 110만 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사병 수를 20만 명으로 줄이면 총 사병월급은 2조4천억 원(20만명(사병 수)×12개월×110만 원)이다. 그는“현재 17만5천여 명의 장교·부사관들의 인건비는 7조 원이다. 이를 10만 명으로 줄이면 3조원을 감축하게 돼 사병월급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즉 20년도까지 평화체제를 만들어서 군인의 수와 신흥무기비용을 줄이고 군대 안에서 불필요한 국방비를 합리적으로 해결한다면 최종적으로 사병의 월급을 110만 원으로 인상할 수 있다고 한다.


사병월급이 4천 원 정도 인상되었고 각 정당마다 사병군인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이에 우리 대학 학우들이 각 정당의 군인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한 현재 사병월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지 대담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군 사병월급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김은우(김) : 군 사병 월급 같은 경우 매년 언급되어왔고 예전부터 조금씩 오르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상승하는 물가에 비해 현재 군 사병 월급은 군인들이 군 생활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미나(이미) : 군 사병월급이 조금 향상됐으면 좋겠지만 현재 월급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기본생활을 할 수 있는 최저생계를 위한 것을 다 지급해주지 않는가. 기본적인 숙식부터 보급품까지 제공해주므로 크게 돈이 많이 쓰이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현재 월급이 적당하거나 조금 적다고 생각되어 현재 군 사병월급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이지성(이지) : 아직 군대를 다녀오진 않았지만 PX(군대 내 매점)에 가서 먹을 것을 살 때 현재 한 달 월급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박상욱(박) : 마찬가지로 곧 군대를 가야하는 입장이지만 나는 8만8천원이면 PX에서 먹을 것을 다 사먹을 수 있지 않을까? 군대에서는 절약정신을 배우므로 현 사병 월급은 군 생활하기에 적당하다고 본다.
석재민(석) : 현재 상병으로 군 복무 중이고 9만7천800원을 월급으로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고 있는게 PX나 여가거리에만 돈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는데 군대(부대마다 다르겠지만)에는 휴대폰이 없기 때문에 연락을 하기 위해서 콜렉트 콜을 사용한다. 전화 이용시 1분에 100원이 사용된다. 그럼 월급의 반이 전화비용으로 나가고 실질적으로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돈은 3~4만원이다. 또한 군에서 야간훈련이나 당직을 하는 근무자를 위해 컵라면 한 개가 지급되지만 이것으로 버티긴 힘들기 때문에 간식이나 음식물을 사먹는 데 돈이 사용된다. 또한 담배값도 한 달에 3~4만 원정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아무리 PX를 적게 가는 사병이라고 할지라도 현재 월급으로 생활하기에는 부족하다. 실제로 사먹는 것도 좋아하면서 흡연자인 나의 친구는 부모님으로부터 한 달에 15만원씩 따로 용돈을 받고 있다. 이처럼 매달 부모님께 전화해 손을 벌리는 사병이 70~80%정도로 많다.

◆본인이 생각하는 적절한 사병월급은 얼마인가
김 : 현재 20~30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생각건대 적어도 13년도 전까지는 병장을 기준으로 15만 원 안팎으로 인상이 돼야 한다.
이미 : 군인들에게 기본생활을 확실히 보장해주고 보급품을 사비로 사지 않게 보급해준다면 병장 기준으로 11만 원 정도만 인상해도 될 것이다.
이지 : 현재 병장기준으로 25만 원 정도 인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통화료나 담배 값, 간식 값을 생각해보면 보통 12만 원 정도 쓰일 것이다. 하지만 군인들도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데 휴가를 나가거나 남는 돈으로 생활을 여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25만 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병월급은 점차적으로 인상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 : 군인들의 월급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므로 군인 월급을 인상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부담감이 커질 것이다. 군대를 가는 남자로서 인상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국민들의 세금과 군인 월급 사이의 비율을 적절하게 확인해서 월급을 인상하여 국민들의 등골이 휘는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에 올리게 된다면 1~2만원정도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 
석 : 나도 병장 기준으로 15만 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 군복무 중인데 실제 직업군인들의 경우 컴퓨터로 잠깐 로그인을 하고 프로그램을 켜둔 채 귀가하여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야간수당을 받는 것을 보았다. 한 달 꼬박 받게 되면 장교기준으로 약 100만 원 정도로 보너스를 받는다. 군대 안의 비리들을 바로 잡으면 국민들의 세금을 올리지 않고 사병월급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정당의 사병월급 인상 정책에 대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이지 : 각 정당이 내놓은 정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50만 명의 사병이 있는데 이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2배로 인상을 하는 것은 국가의 예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무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누리당이 13년도에서 15년도까지 점차적으로 월급을 올리는 것은 맞지만 3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월급을 인상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김 : 정책 자체를 봤을 때 정당들이 주장하는 정책들은 실현 불가능하다. 탈세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을 하지 않고 그저 국방비 예산을 올려서 월급을 인상하는 방식이라면 지금 당장 재원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박 : 군대를 가야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정책이 나온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취지는 좋으나 과연 이 정책들이 실현가능한지 의문이다. 4.11총선 때 타당에서 월급 인상정책을 내놓으면 또 다른 당은 더 높게 올린다고 하는 표를 의식해서 내놓은 정책은 옳지 않다. 정당들은 실현가능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실제로 04년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사병 월급을 20만 원 올리겠다고 했으나 현재 지켜지지 않고 있지 않은가.
이미 : 각 당마다 정책들이 너무 비현실적이다. 급하게 정책을 내놓은 게 티가 난다. 월급인상을 하기 위한 재원을 어디서 확보할지, 지금 당장은 불가능할 것이다. 
석 : 나도 사병월급을 단기간에 2배 인상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이밖에도 새누리당이 내놓은 두 번째 공약인 ‘군복무 중 원격강좌에 의한 학점취득 및 인증 대학 점진적 확대’는 현재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일반사람들이 모르는 게 사립과 공립의 강좌비가 적게는 1만원에서 크게는 30만 원까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우리 대학교의 경우 1과목에 22만8천 원인 반면에 경북대의 경우 한 과목당 3만5천 원이다. 그래서 사립대학의 경우 돈 부담이 크다. 새누리당의 인증대학 확대 공약도 좋지만 사립과 공립의 강좌비 차이도 좁혀야 할 것이다.
주미리 기자 hn99735@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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