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헝그리 정신을 각색하자!
나만의 헝그리 정신을 각색하자!
  • 김효은 대학부장
  • 승인 2012.04.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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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수업시간에 모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급해줬던 옥수수빵이 너무나도 맛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그 옥수수빵을 먹어보면, 아무 맛도 모르겠다”이어 그는“너희 세대는 헝그리 정신을 모른다. 패기도 없다 그래서 절박함이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패기도 없다’라는 마지막 이 한 마디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예전에 먹었던 한 조각의 옥수수빵 맛이 현재 풍족한 생활을 누리면서 먹는 옥수수빵 맛과는 똑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60~70년대 헝그리 정신을 예로 들어보면‘복싱’을 들 수 있다. 그 당시 복싱을 하는 선수들에게 있어 헝그리 정신이란 링 위에서 챔피언이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죽음을 무릅쓰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일명‘깡다구’있는 신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죽음을 무릅쓰고 뭔가를 해볼 만한 무모한 도전은 꺼려진다. 어느 정도 풍요로운 생활이 몸에 배였고, 맛있는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진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마음의 차이가 한 조각의 옥수수빵 맛을 바뀌게 한 이유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과거의 헝그리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필자도 70~80년대는 헝그리 정신으로‘챔피언’도‘성공한 기업인’도 그리고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의 눈부신‘경제성장’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시절은 가진 것이 없어도 누구나 똑같이 힘든 시기를 살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바닥에서 딛고 일어날 수 있는 강한 정신 역시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본다.
필자는 기자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어른들로부터‘요즘 젊은 애들’로 시작하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하지만 툭 까놓고 말해보고 싶다. 지금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부모님 세대를 보며 똑같은 말을 한다. 그리고 우리 세대들이 30년이 지난 미래에 우리 아이들을 보고 또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즉“요즘 젊은 애들 근성이 없어”라는 말은 언제든 있는 말이다.
헝그리 정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뀌면 정신도 그에 맞게 바뀌기 마련이다. 시대가 바뀌었다면 이제는‘그냥 헝그리 정신’이 아닌 시대에 맞는,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헝그리 정신에 관한 새로운 각색이 필요하다. 예전의 헝그리정신을 오리지널 작품(원작)이라고 한다면, 현재에는 현 시대에 맞게끔 작가(본인)가 헝그리정신에 관한 한편의 인생드라마를 각본해야한다. 
따라서 신세대들은 자신 앞에 놓일 수 있는‘헝그리함’을 즐길 수 있는 여유와 현 제도권 밖을 벗어나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는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시대가 바뀌어 사는 것이 편해졌다고 해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정말로 패기가 필요 없고 헝그리 정신을 몰라도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자신에게 맞는 헝그리 정신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
김효은 대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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