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때는 잘 나갔다
우리도 한때는 잘 나갔다
  • 황혜정 기자
  • 승인 2007.04.1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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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디오 스타'중

Track1. 필름은~ 추억을 남기고
하루가 멀다 하고 최첨단 디지털 제품이 폭우처럼 쏟아져 나오는 요즘, 아날로그적인 향수를 느끼고 싶어 필름카메라(이하 필카)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추억을 선사하는 아날로그형 카메라가 인기를 끌면서 한동안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던 남대문 카메라 시장에도 필카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수십 개의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시대에 디카는 제쳐두고, 오직 수동카메라만을 향해 충성을 바치고 있는 우리학교 사진동아리 ‘사우회’ 역시 그러했다.
편리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카 대신 필카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Track2.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사우회’ 회장 김태형 군(기계2)은 “요즘 나오는 디카에 비하면 무겁기도 하고 비싼 필름 값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인화된 사진을 보면 정성들인 만큼 결과물이 좋아 뿌듯하죠”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필카로 찍은 사진을 사진관에 맡기고 인화될 동안 견뎌야 하는 기다림 역시 필카의 역설적 매력이다. 또한 수동 카메라 특유의 색감과 셔터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변청명 군(기계3)은 “필카마다 각기 다른 셔터소리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자기 마음대로 다양하게 원하는 질감과 색상으로 사진을 만들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들의 말을 빌자면 카메라 회사와 필름 회사마다 특징이 있고 렌즈를 갈아 끼우는 방법이나 현상방법도 다양하다고 하니, 다들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사진을 간직해 보는 건 어떨까.
어디선가 커피 향과 함께 클래식 음악 선율이 흘러나온다. 이곳은 대구에서 몇 안 되는 LP(long playing record)샵이다.
예전에 번성하던 LP샵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신해 CD샵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찾기 힘들다.
턴테이블이나 전축이 있던 자리는 CD플레이어가 대신 들어섰고, 마이마이나 워크맨의 자리를 MP3플레이어가 차지한 것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여겨진지 오래다.
LP샵 사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세대와 다르게 음악을 소장하고 갖는다는 의미보다는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 같다.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서인지, 음악을 생각하는 개념 자체도 우리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LP의 매력은 무엇보다 느낌이 푸근하고 좋다는 게 그의 말이다. LP판을 벽에 걸어놓으면 장식용 액자가 되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턴테이블에 꽂으면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와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한다.
언젠가는 CD조차 아날로그가 되어 우리의 옛 기억 저 편에 남아 있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니, 사라져가는 아날로그 음악에 흠뻑 빠져보자. 황혜정 기자
vkwkak@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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