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
  • 정은송 기자
  • 승인 2012.03.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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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서구화된 우리들의 식단을 거부하며, 점점 채식에 대한 관심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도 여전히 소수라는 이유로 고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채식에 대한 오해에 관하여 실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채식에 대한 편견을 풀어봤다. 또한 채식주의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통해 주변의 채식주의자를 제대로 알아보자.

 ◆채식하는데 채식주의자(Vegetarian)가 아니라고?=채식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반드시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채식주의자를 크게 분류하면 육류는 물론이고 동물로부터 나온 음식인 우유나 치즈, 마요네즈 등의 동물성 제품을 모두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인‘비건’(Vegan)과 나머지 채식주의자인‘베지테리언’(Vegetarian)으로 이분된다.
채식주의자를 뜻하는‘베지테리언’(Vegetar ian)은 우유나 유당을 뜻하는‘락토’(Lacto)가 붙은‘락토 베지테리언’(Lacto vegetarian)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기와 동물의 알은 먹지 않지만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알을 뜻하는‘오보’(Ovo)가 접두사로 붙은‘오보 베지테리언’(Ovo vegetarian)은 유제품은 먹지 않지만 동물의 알은 먹는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그리고‘락토 오보 베지테리안’(Lacto-ovo vegetarian)은 유제품과 동물의 알을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닭고기의 뜻을 가진‘폴로’(Pollo)가 붙은‘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은 우유, 달걀, 생선, 닭고기까지는 먹지만 붉은 육류는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이다.
또한 우유, 달걀, 생선까지만 먹는 채식주의자인‘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과 대부분 채식을 하지만 때때로 육식을 하는 사람을‘플렉시테리언’(Flexitarian)도 있다. 한편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의 생명도 존중하기 때문에 열매만 먹는‘프루테리언’(Fruitarian)도 있다. 이처럼 채식주의자도 허용하는 음식에 따라 세분돼 있다.
◆학교에서 채식주의자들 갈 곳 없어=학생식당의 메뉴를 결정하는 (주)신천의 점장 변자영 씨는“학생식당의 메뉴는 학생들의 선호도로 결정되기 때문에 캠페인이라도 하면 모를까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에 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실제로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 백순재 씨(기계설계3)는“나는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의『육식의 종말』을 읽고 감명을 받아 친구들과 같이 채식을 하게 됐다. 그런데 학생 식당에는 육식을 선호하는 사람들 때문에 전부 고기반찬밖에 없어서 먹을 것이 한정적이다”고 말했다.
크레그 가드너(Craig Gardner) 교수(영어영문학부)는“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 주로 두부나 콩과 같은 고단백 음식을 즐겨 먹는다. 나는 학교에서 식사를 할 때 음식을 집에서 가져오는 편이다. 학교 비빔밥에는 햄이나 마요네즈가 들어가 있어서 먹을 수가 없다”며“주로 온라인으로 채식주의자 전용 음식을 주문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채식을 하는 이유는 바로‘이것’=학교에서는 채식을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채식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봤다.
강길호 교수(언론정보학과)는“채식을 하면 감기와 같은 잔병이 줄어든다. 또 채식을 하면서 몸무게가 10kg 빠졌는데 채소는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이다. 에너지로 쓰이지 못한 지방은 독소를 가지는데 채식생활을 하면 이를 없앨 수 있다”며“흔히 채식을 하면 힘이 없어지지 않느냐고 걱정하는데 오히려 지구력도 생기고 면역력이 좋아지며 피로가 쉽게 풀린다”고 밝혔다.
백순재 씨는“채식을 시작하고 몸이 많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성격도 유순해진 것 같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4~50대가 되어 윤택한 삶을 살려면 지금부터 채식을 해 건강을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예전에는 과일을 잘 안 먹었는데 야채와 과일을 먹으면서‘과일 맛’이란 것을 느끼게 됐다. 지금까지 살면서 섭취한 과일 중 최근 2~3년 사이에 먹은 양이 더 많다”고 밝혔다.
◆서울대 채식뷔페는 벌써 2호점, 우리는 언제쯤?=최근 2년간 서울대 식당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채식뷔페점 2호점이 생겼다. 이에 반해 우리 대학교는 육식 위주의 반찬으로 아직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이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강길호 교수는“유기농 채식식당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이 없어서 채식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학교에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기반시설이 많이 들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변 점장은“학교 실정에 맞는 범위 내에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를 만들어달라는 건의가 많이 들어오면 하나 정도는 넣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은송 기자 eunsong@ynu.ac.kr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
콩으로 만든 고기라고?

“정말로 불고기 맛이 나네요!”

이는 대구시 남구에 위치한 채식주의자 레스토랑 러빙헛의 유기농 버거를 먹으며 기자가 했던 말이다. 이곳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19개국의 나라에 퍼져있는 완전 채식(Vegan) 전문 식당이다.
이곳 리빙헛의 직원들은 모두 채식주의자이다. 러빙헛 사장 김형숙 씨(50)는“예전에 고기만 먹으면 자꾸 속이 안 좋아서 2년 동안 병원을 다닌 적이 있다. 그 때부터 채식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10년간 채식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한번 와 보고는 채식을 좋아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 전용 식당에는 동물성의 식재료가 배제된 비빔밥, 돈까스와 닮은 콩까스, 양념치킨과 닮은 양념콩‘치키’와 유기농 버거 등을 팔았다. 생김새와 느낌은 고기와 상당히 흡사했다. 콩‘치키’는‘콩단백’이라는 콩을 불려 고기와 같은 식감이 나도록 만든 것을 양념한 뒤 조리한 음식이다. 또한 너겟은 콩으로 만든 음식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닭고기와 비슷한 식감이었고 마치 양념통닭과 비슷한 맛이었다.
김 씨는“채식주의 음식이 흔히 단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콩으로 질감이나 맛을 다양하게 해서 불고기, 치킨, 스테이크와 같이 만든 음식들이 있다”며“하루에 150명 정도 손님이 방문한다. 그 중 10~20%는 외국인 채식주의자들인데 이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고 밝혔다.
이 식당을 찾은 대구교육대학교 윤주성 씨(국어2)는“실제 맛이 고기랑 많은 차이가 안 난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서 믿고 먹는다. 음식이 소화가 잘 돼 자주 찾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 러빙헛 체인점은 전국에 37개가 있고, 대구에는 교대점, 로데오점, 신매점, 아힘사(Ahimsa)점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www.lovinghut.kr에 나와 있다.
정은송 기자 eunsong@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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