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대한 '로망'
대학교에 대한 '로망'
  • 박준범 편집국장
  • 승인 2012.03.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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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노천강당에서 우리 대학교 전체 입학식이 열렸다. 방학 내내 조용하던 캠퍼스가 많은 신입생들로 북적댔다.‘헌내기’가 된 우리의 입장에서 신입생들의 모습은 그저 부러울따름이었다.
대학교 입학은 수능이라는 문을 통과하며 지긋지긋했던 학교생활을 마무리 짓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그렸던 대학에 대한‘로망’을 품고 입학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품었던‘로망’은 기억속의 단어일 뿐이다. 또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인‘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면 실컷 놀 수 있다’라는 어른들의 말씀도 2012년 현재에는 유효하지 않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원 없이 실컷 노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에 따른 제약과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
초·중·고등학교 생활도 모자라서 이제는 대학생활에서도 자유를 빼앗겨 버린 느낌이다. 자신의 학점을 위해서 학점에 목메게 되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에게 제한학점을 두는 등 제약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것이‘자유에 대한 책임이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는 있지만 과연 학생들이‘자유를 누린 적이 있기는 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며칠 전 졸업하신 지 10년이 된 선배가 학교를 방문해 이런 얘기를 했다.‘10년 전과 비교해서 바뀐 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취업에 관련된 플랜카드가 많이 걸려있다는 점, 또 하나는 학생들이 활동적이지 않다는 점이다’이 말에 우리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물론 예전에도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취업문제가 사회적으로까지 심하게 대두가 된 적은 없었다. 이렇듯 취업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새벽부터 도서관 자리 잡기에 혈안이 되고 자격증 취득이나 어학공부에 여념이 없다. 그러다보니 야외활동은 생각도 하지 못한다. 이는 고학년뿐만 아니라 신입생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과연 지금의 캠퍼스가 우리가 꿈꾸던 것일까? 대답은‘아니오’이다. 본질적으로 대학이 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취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학교의 많은 프로그램들이 온통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서 이뤄지는 것 같아 아쉽다.
입시의 틀안에 갇혀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꿈꿨던 대학에 대한‘로망’이 현실과 다른‘로망’이 아닌 현실이 되는 캠퍼스가 되었으면 한다.  
박준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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