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우울과 '자신이 좋아하는 날(FKD)' 그림 반응 특성
대학생 우울과 '자신이 좋아하는 날(FKD)' 그림 반응 특성
  • 편집국
  • 승인 2012.03.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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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오늘 날 우울증은 정신적 감기(common cold psychiatry, Seligman, 1975)라고 불릴 만큼 흔한 심리적 장애이다. 우울은 일상생활에서의 슬픈 감정 상태와 심한 정신병적 상태의 양극을 연속선상에서 설명되어지고, 우울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의 큰 곤란을 야기하거나 자살로까지 이를 수 있다는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울증 발생빈도에 있어서 성차와 연령에 따른 차이를 보이고, 여성이 남성의 두 배에 달하며(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4th; APA, 1994, 김춘경, 2006), 대학생이 유사한 연령대의 직장인 보다 거의 두 배 정도로 높다(Bonner & Rich, 1988)고 보고된 바 있다. 특히, 대학생의 우울 발생빈도가 높은 것을 Blumberg(1984)은 교육적인 과정에 방해가 되는 대학 환경과 대학생활에서의 성취경험 부족, 성취상황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마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대학생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타율에 의해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생활방식에서 자율적이며, 독립적인 생활방식으로 전환하여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고자 하는 시기로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 아직 미성숙함을 지니고 있는 때이고, 많은 도전적인 과제로 인해 우울한 감정을 더 자주 보고한다(Schieman, Gundy, & Taylor, 2002)고 한다. 우울이 있는 경우,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정확히 표현할 능력이 부족하고, 표현의 어려움을 느끼게 되며,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시각적 이미지인 경우, 언어로 표현한다면 변형되거나 왜곡되게 전달할 수 있고, 외상(trauma)경험처럼 이미지의 형태로 저장된 것은 말이나 문장보다 그림으로 그 내용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더 쉽고, 정확하다고 한다.
Jung(1963)은 이미지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내면세계에 대해 정보를 줄 뿐 아니라, 그 정신세계의 바탕인 집단무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 보았다. 이처럼 이미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개인 정신내면의 개성화된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고, 강한 정서를 일으키는 것이다. 또한 의식적인 억제를 배제한 상태에서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 이미지는 무엇인가 의미가 있으며, 그 전에 몰랐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주리애, 2004). 그러므로 필자는 방어가 덜 일어나는 환경적인 자연의 주제를 표현하는 좋아하는 날(FKD)그림검사와 대학생의 내재된 우울을 연관하여 어떠한 반응 특성이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필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내재된 정서인 우울과 연관하여 표현된 그림에 어떠한 반응 특성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자 K시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교에 재학 중인 153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우울척도질문지 검사와 FKD그림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우울척도(BDI)는 우울의 유무와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자기보고식 도구로 우울환자와 비 우울환자 변별에 중점을 두고 개발 되었으며, 우울환자들에게서 관찰 가능한 행동적 증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은 총 21문항으로 14개 항목은 인지 정도 증상을 측정하고, 7개 항목은 신체증상을 측정한다. 각 문항은 4점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정도가 높음을 뜻한다. 1-10점은 정상, 11-16은 가벼운 기분장애, 17-20점은 임상적 경계선 우울증, 21-30점은 중정도 우울증. 31-40점은 심한 우울증, 41점 이상은 극심한 우울증에 속한다. 본 연구에서는 정상집단 83명(54.2%)을 비우울 집단으로 하고, 가벼운 기분장애를 제외한 임상적 경계선 우울증 이상의 집단 41명(26.8%)을 우울집단으로 구분하였다. BDI의 전체 신뢰도 계수는 cronbach α=.924로 나타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날(FKD; Favorite Kind of Day)그림은 Manning(1987)이 해, 비, 눈, 우박, 바람 등의 날씨요소와 날씨요소의 크기, 표현된 날씨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학대받은 아동의 폭력적이고 불안한 가정환경과 심리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하였다.
필자는 A4용지와 난색(빨강, 주황, 노랑, 갈색), 한색(파랑, 초록), 중성색(분홍, 보라), 무채색(회색, 검정)의 10가지 색상의 크레용을 사용하여‘자신이 좋아하는 날씨를 그리세요’라고 지시하고, 그 이외의 질문에 대해서는‘자유입니다’라고 대답하여 그림에 어떠한 단서를 주지 않도록 하였다. 채점기준은 전체요소(색칠정도, 색사용수, 에너지, 공간사용, 사실성, 날씨 외 세부묘사, 선의 질, 사람유무, 날씨의 움직임), 날씨요소(해, 구름, 비, 바람, 눈), 색상요소(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분홍, 갈색, 회색, 검정)로 분류하였으며, 이는 미술치료수련전문가와 분석기준에 대해 논의를 거친 후 채점준거를 구성하였다.


연구결과 : 대학생 우울과 FKD그림 반응 특성
필자는 우울하지 않은 대학생과 우울한 대학생으로 분류하여 FKD그림에 표현된 것을 채점지표에 따라 통계적으로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요소에서 색칠정도, 색사용수, 에너지, 세부묘사, 사람유무, 움직임에는 차이가 없으며, 공간사용, 사실성, 선의 질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요소에서 구름, 바람, 눈에는 차이가 없고, 해, 비의 표현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색상요소에서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갈색의 사용에서는 차이가 없으며, 분홍, 회색, 검정색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그림은 우울증이 없는 사람들의 그림보다 색채가 단조롭고, 여백이 더 많이 남으며, 바람직하지 못한 공격적인 표현의 그림 등을 표현한다고 하지만  우울한 대학생 집단이 A4용지 전체 공간 사용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표현은 한편으로는 에너지가 적고, 무력하여 식욕 감소와 능력의 저하를 나타내는 우울의 특징보다는 Mannin(1987)의 연구에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동이 날씨의 움직임을 많은 공간에 할애하여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과 맥을 같고, 이는 불안정한 내면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수 있다.
날씨와 배경의 일치성을 나타내는 사실성에서는 우울한 대학생 집단이 날씨를 확인할 수 없게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그림이 조화롭지 못하거나 부적절한 것은 내면의 불안감, 위축감, 부적절감을 나타낸다는 신민섭 외(2002)의 연구를 뒷받침한다.
크레용 사용으로 나타나는 선의 질은 우울한 대학생 집단이 우울하지 않은 대학생집단보다 산만하고 짧게 끊어지는 선을 많이 사용하며, 우울하지 않은 대학생집단이 강한 선을 많이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이 불분명한 것은 명확한 경계를 나누기 어려워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신감이 없거나 불안한 상태를 나타내고, 스케치를 하듯이 여러 개의 짧은 선이 반복되어 하나의 긴 선을 형성했다면 내담자의 소심함이나 불안정성, 정확한 것에 대한 지나친 요구, 자신감의 결핍 등을 나타낼 수 있다는 주리애(2000)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날씨의 특징을 나타내는 요소에서는 우울한 대학생 집단이 비를 많이 표현하고, 해를 적게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ammer(1958)와 Oster와 Gould(1987)는 빗속의 사람 그림(PITR)검사에서 빗줄기의 양을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심리적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불안정한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대한 지각상태를 도출해 낼 수 있다고 한다. 비는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 초조함의 정도 등 알 수 있고,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를 나타내기도 하며, 불리한 자신의 환경이나 상황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아동에게 해의 표현은 고정 관념에 따라 표현되며 진단적 중요성이 거의 없다(Burus & Kaufman, 1972)라고 하지만 성인의 그림에서는 온정에 대한 욕구 혹은 주장을 나타낸다(김동연, 공마리아, 최외선, 2002)는 것과 같이 우울한 대학생 집단이 해를 적게 표현하는 것은 내면에 슬픔, 무기력과 같은 정서적 우울감(허정철, 1997)과 공격성, 과민한 기분(Connor, 2002)등의 특징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색은 정서를 표현하는데 또 다른 언어로 임상에서 내담자들은 색을 통해 개인이 갖고 있는 무의식의 심리를 드러내고 또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해소, 분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색채는 표현한 사람의 정서를 반영하고(Cohen, Hammmer, & Singer, 1988) 있어 필자는 FKD그림에 사용된 색상의 사용유무에 따른 반응 특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우울한 대학생 집단이 비우울한 대학생 집단보다 분홍색, 회색, 검정색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나타났다. 검정은 절망적 감정과 극심한 우울을 상징하는 색(Birren, 1988)으로 임상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 색에 매료되는데, 이는 무의식에 잔존해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검정과 회색을 사용하는 것은 우울한 정서 상태와 관련되는 것으로서 그림에 사용된 색채가 정서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우울한 대학생 집단이 비우울한 대학생집단보다 분홍색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리불안이 높은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분홍색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내고(노혜원, 2007), 분홍색을 사용하는 사람이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기 쉬운 타입(안태희, 2003)이라는 점과 분홍을 좋아하는 것은 병약함을 나타낸다는 정여주(2004)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분홍은 행복감을 이미지화 하는 색(스에나가 타미오, 2001)으로 풍부함, 충만함, 기쁨, 행복감을 나타내기도 하고(오현숙, 2000), 피카소의 그림에 표현된 분홍은 빈곤, 고난, 고역의 긴 터널을 벗어나 여명을 찾고자 하는 느낌을 준다(오현숙, 2006)는 것처럼 분홍은 현재 상태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우울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안정을 찾고자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의 색상 정서를 나타내는 것 같다. 이상의 결과와 같이 FKD그림은 우울 성향을 지닌 대학생의 정서의 특징을 평가하고, 우울 성향을 지닌 대학생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미술치료의 그림평가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림은 언어보다 덜 경계적이며, 더 자발적으로 내면을 표현하게 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그림투사검사가 많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필자는 FKD그림에‘자신이 좋아하는 날씨’를 그리도록 하는 것으로 자연의 환경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피험자의 심리적 안전감을 주고, 부담감을 적게 하도록 하여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사검사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갑숙 부교수 (미술치료학과)
정진숙 강사 (미술치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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