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문화상 수상작
천마문화상 수상작
  • 편집국
  • 승인 2012.01.3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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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 심사평  정지창(문과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본선에 올라온 세 편 가운데 「꿈의 세계를 요리하는 주방장 - 김혜순論」이 비교적 격식과 품격을 갖춘 작가론이라 할 만하다. 그렇지만 당선작으로 뽑기에는 몇 가지 허점이 눈에 띈다. 우선 글의 도입부가 너무 허술하다. 시대의 흐름과 시적 경향을 연관지어 설명하는 논리적 사고와 언술의 정밀성이 아직 부족하다. 오히려 개별적인 시의 해석에서는 상당한 솜씨와 감각을 드러내고 있으나 2011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시인의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1996년까지만 한정해서 분석한 것은 시인론의 완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시적 유토피아와 삶의 디스토피아 - 장석남論」은 허점이 보이지 않는 깔끔한 작가론이다. 그러나 시적 유토피아와 삶의 디스토피아라는 대립항으로 한 시인의 작품세계를 재단하고 분석하는 것은 일견 명쾌하면서도 지나치게 단순하고 일반론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어떤 점에서는 지상의 모든 시편들이 누추한 현실을 벗어난 꿈의 세계, 즉 시적 유토피아를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선우와 손택수, 에로스의 문학과 성」은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에로스와 몸을 다룬 남녀 시인 두 명의 시편들을 분석한 평문이다. 주제가 다소 시류에 편승한 듯하지만 비교적 설득력 있게 논리를 전개시키는 솜씨가 호감을 준다. 그러나 아직 문장이 정확하지 못하고(가령 “비슷하지만 차별화를 둔 각 시인의 시선” 같은 표현), 참조와 인용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점이 눈에 거슬린다.
소설 심사평  김문주(문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모든 문학 작품은 기획(企劃)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허구이다. 현실의 지형을 바탕으로 하여 구성된 다른 현실은, 이 세계를 기획한 자의 음모와 전략에 의해 ‘지금-이곳’의 현실을 다시 보게 한다. 그러한 점에서 현실을 읽어내는 감수성과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해내는 기획의 능력이 작가에게 요청되는 것이다. 무엇을 말하는가 못지않게 어떻게 말하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실 반영으로서의 소설은 어떤 음모로 구성된 언어 세계를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현실의 맨얼굴을 맞닥뜨리게 한다. 그래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는 이 문학적 글쓰기의 핵심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본심에 올라온 세 편의 작품은 매우 분명하게 갈리는 글의 높낮이를 보여주었다. 「꿈꾸는 세상」과 「1968년산 통기타」는 이야기 장르로서 소설의 존재방식에 대한 이해가 왜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했다.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근사한 이야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꿈꾸는 세상」의 경우, 서사에 대한 장악력이 부족하여서 서사의 동선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특히 이 작품은 극의 형식을 중요한 요소로 동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떻게 서사 속에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으며, 이야기를 꾸려가는 작가가 지나치게 주관적 감성 속에 빠져 있어 이야기의 긴밀성, 이야기의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는 데 실패하였다. 「1963년산 통기타」 역시 이야기를 서사답게 만들어내는 객관적인 거리 능력이 부족하였다. 특히 이 작품은 지적인 전략을 필요로 하는 풍자-서사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인물이나 현실에 대한 서술이 평면적이어서 서사는 상투로 떨어지고 서사의 핍진성은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였다.
반면 「결혼기념일」은 이야기를 다루는 서술자의 감각이 매우 탁월한 소설이었다. 특히 인물의 내면을 적절하게 드러내고 감추는 능력은 통속으로 떨어질 수 있는 이 소설의 서사를 구원한 중요한 자질이었다. 「결혼기념일」의 작가는 서사의 장력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좋은 장인이다. 간결하고 절제된 문장은 이 장인의 능력에 신뢰감을 준 중요한 덕목이다. 정진한다면, 우리 시대 좋은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충분히 하게 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시 심사평 이동순(시인, 문학평론가,국어국문학과 교수)
천마문화상은 역사가 깊다. 이 상을 받고 더 갈고닦아 명망 있는 시인으로 성장해간 사람도 더러 있다. 무릇 역사란 것은 그만큼 시간의 경과와 높은 품격의 내력이 축적되어서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던가? 올해 천마문화상에 응모한 시작품을 받아 읽으면서 나는 그러한 역사의 엄중함에 대하여 새삼스레 절감하였다.
대다수의 시인들은 한 때 청년기의 격정과 끓어오르는 가슴속의 이상을 주체하지 못하고 혼자 고통과 불면의 밤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흘러간 시절, 문학은 그들의 멋진 반려였다. 가슴속의 갑갑한 모든 것을 쏟아내고, 또 그것을 정교하게 간추리고 다듬어 가치 있는 화석이나 박제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불후의 명작이 되어 문학사의 책갈피에 찬란하게 반짝이는 금박으로 남아있다.
청년기의 감성은 이렇듯 그 자체가 신선하고 놀랍고 사랑스러운 면모를 과시한다. 눈치와 타산에 익숙한 기성세대가 되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만다. 이런 사념에 잠기면서 천마문화상에 투고된 청년기 특유의 시적 감성을 대면하는 시간은 심사자에게 주어진 고유의 행복이다.
이번에는 응모자의 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수준 높은 작품들이 더러 눈에 띄어서 우선 반갑고 다행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전체작품을 일별한 뒤 우선 선택에 오른 목록은 「은행잎을 걸친 부처」 「엄니의 속사정」 「선산엘 내 못 가는디」「인력시장」「알타미라에서」「폐차의 이력」 등 도합 6편이다. 여러 번 곱씹어 읽어본 결과 앞의 4편은 응모작 모두 결 고른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결정적 흠이 발견되어 제외되었다. 하지만 독특한 모국어(방언)의 시적 활용, 우화나 풍자의 기법이 지니는 장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작품이 「알타미라에서」와 「폐차의 이력」이다.
두 작품 모두 상당한 시력(詩歷)을 보여준다. 전자의 경우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를 보면서 성찰하는 현대인의 삶과 그 모순, 혹은 불행에 대한 시적 사유와 성찰이다. 하지만 같이 투고한 다른 두 작품의 솜씨가 현저히 떨어진다. 「우화」나 「푸른 에테르」의 경우 너무 길다. 길면서도 호흡의 정돈이 전혀 되어있지 않다. 오랜 시간 발효와 숙성을 거쳐서 맑은 핵심만 남겨둔다면 좋은 작품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폐차의 이력」을 제출한 시인은 일단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비범하다. 일정한 시간, 인간의 삶과 함께 하던 자동차가 마침내 기능을 다한 상태가 되어 폐차로 분해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코 감정에 좌우되지도 않고, 냉철한 이지의 작용과 균형감각도 잃지 않는다. 폐차의 운명을 통해 인간의 삶과 그 파멸의 과정을 묵시적으로 보여준다. 슬프고도 처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함께 투고한 다른 작품들도 「폐차의 이력」만큼은 못되지만 비교적 결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하여 심사자는 올해의 당선작으로 「폐차의 이력」을 지정하고, 그의 머리에 월계관을 씌워준다. 바라건대 부디 이 나라의 문학사를 오랜 침체와 우울에서 벗어나게 하는 큰 시인이 되라.

시 심사평  박해수(시인,문학박사)
천마문화상 역사가 42회라고 한다. 이 상을 받고 출중한 시인, 작가가 많은 걸로 안다.
청춘의 끓는 가슴과 아픔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 시적 감성과 기성세대의 불합리한 모순을 보면서  뒤틀린 사회의식, 부조리한 아픔을 시로 형상화 한 작품들과 개인적 사유, 가족사의 아픔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알타미라에서” “폐차의 이력” “마리오네트의 고백” “선산엘 내 못 가는디” “가을을 걸으며” “엄니의 속사정” “은행잎을 걸친 부처” 등 7편이었다. 여러 번 읽고 또 읽어 시의 표현에 있어 군두더기가 있거나 산만하거나 시적표현이 거칠거나 상징, 은유, 비유, 우화, 풍자 등이 시적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들을 제외 해 나가며  대학생의 순수성 또한 앞으로 시인으로서의 향방을 가늠 해 볼 수 있는 시적역량에 비중을 두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작품이 “알타미라에서”와 “폐차의 이력” “마리오네트의 고백”이었다.
“알타미라에서”는 대학생들이 요즘 즐겨 쓰는 시 제목인 것 같다. “우화” “푸른 에테르”의 경우 시가 무척 길며 호흡이 거칠고 표현이 산만하다 시어도 난삽하다 결국 “마리오네트의 고백”과 “폐차의 이력”이 남게 되었다.
“마리오네트의 고백”은 시를 다루는 솜씨가 능숙하다. 프라하 성 비투스 대성당의 저녁미사에서 너는 왜 우느냐? 신이 내게 물었지 로 시작하는 시의 첫 연이 시를 끌고 가는 신과 사람의 기도 저 아이의 영혼 땅 하늘의 시적 조응(照應)이 비교적 무리가 없다.
마리오네트 인형의 마디마디를 실로 묶어 사람이 위에서 조정하여 연출하는 인형극, 또는 그 인형이라고 말 하면서 시의 끝 행 ‘이제 나를 묶고 있는 이 줄을 끊어줘, 내 날개로 날고 싶어’ 라고 평범한 대화체가 꾸밈없는 시의 마무리를 잇고 있다.
“폐차의 이력”을 살펴보면 시를 다루는 재주가 뛰어 난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자동차의 생명을 우리의 일상적 삶과 함께 해온 아픔과 감정을 균제(均齊)된 이성적 바탕위에서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드디어 기능을 다 하고 폐차로 분해되는 과정 인간의 삶과 함께하는 과정을 동일시하여 처연하고 슬픈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
“폐차의 이력”에서 보이는 담담한 시적 어조 이지적인 시의 성찰 시의 표현 시어 뒤에 숨어 있는 묵시적 정서 시를 능란하게 다루는 시의 손길 시의 숨결 고른 시의 호흡이 장점이 되어 ‘우수작’으로 선정하며 “마리오네트 인형”은 가작으로 선정한다.
앞으로 “우수작” “가작”으로 선정된 두 사람은 부디 시를 잘 갈고 닦아 한국 시단에 큰 시인으로 시의 기둥이 되어 대성(大成) 하기를 기원한다.

 인터뷰

소설대상 이태호

Q. 천마문화상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학교 게시판에 천마문화상 현상공모 포스터가 있어 참여하게 됐다. 천마문화상 현상공모는 전국 2년제 이상 대학 재학생 또는 휴학생만 응모자격이라 4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는 저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하게 됐다.
Q. 작품의 배경이 나온 계기는?
A. 저희 집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아파트 앞 건물이 보인다. 창문너머로 보이는 3집은 매일 밥 먹고, 회사 출근하는 등의 같은 패턴으로 행동하는 것을 봤다. 이 장면으로 인해 ‘결혼기념일’이라는 작품의 최초 계기가 됐다.
Q. 심사위원의 평가에서 ‘젊은 사람이 생각하기 힘든 내용’에 대해서는?
A. 작품 내용을 보면 신생아가 태어나는데 죽은 장면이 있는데 그 아이를 묘사하는 표현보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런 묘사는 이야기 소재를 잡고 ‘사람들의 내면 의식을 어떨까?’를 많이 생각하다보면 그런 표현이 나왔던 것 같다.
Q. 작품을 쓸 때 자신만의 방법은?
A. 나는 글을 쓸 때 그냥 방에 혼자 끊임없이 생각을 한다. 방에서 그 생각만 하기 때문에 그 생각에 살이 붙고 또 붙고 해서 이야기가 완성된다.
Q. 앞으로의 계획?
A. 원래 사진을 전공하다가 군대를 나온 후 전과를 계명대 문예창작학과로 했다. 사진만 찍다가 작품을 본격적으로 쓴지 1년이 다 돼 간다. 앞으로도 글을 계속 써서 등단할 예정이다.
Q. 마지막 한마디
A. 계대에서 하는 상을 받았을 때는 내가 글을 적는 방향이 맞는지를 확인했다면 이번상은 나를 확인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누구든 자기 스타일만 확고하다면 그 길이 맞다고 생각한다.

시 가작 진유정
Q. 천마문화상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학교 프로그램 중 ‘청년 작가 아카데미’라는 곳에서 시 창작를 수강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배가 알려줘 참여하게 됐다.
Q. 작품의 배경이 나온 계기는?
A. 대학을 들어오면 교수님 말씀이 삶의 정답인 마냥 생각한다. 하지만 삶의 진짜 정답은 교수님이 하시는 강연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더 배울 것이 많다. 지금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로 인해 리비아와 같은 사회 문제에 눈을 못 돌리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으로 적었다. 물론 나 자신도 그러 했기에 이 작품을 쓰게 됐다. 
Q. 작품을 쓸 때 자신만의 방법은?
A. 아직 1년만 썼기 때문에 노하우는 없다. 글을 무엇을 쓸지 딱 정해두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해 뒀다가 적는다. 글이 잘 적어지는 날이 있어 그때 메모한 것을 되새기면서 글을 적는다.
Q. 앞으로의 계획?
A. 국어교육을 들어온 목적대로 선생님이 되어 시는 취미로 적을 것이다.
Q. 마지막 한마디
A. 고등학교 때는 시를 단순히 암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를 가슴으로 느낀다. 또한 시를 배우고 적으면서 세상의 사물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꿈꿀 수 있게 됐다. 김용택, 안도현 시인에게서 세상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을 알게 됐다. 그리고 ‘청년 작가 아카데미’ 김정대 원장님과 정일근 시인 선생님에게 문학을 배울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리고 함께 공부를 하는 친구들에게도 감사하다.

시 우수상 이정행
Q. 천마문화상을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학교 게시판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내가 그 동안 써왔던 작품이 어느 정도 인지 평가 받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 작품을 낼 때, 국어국문학과에 ‘귀성문학회’라는 학회가 있는데 그 동아리 회원들에게 조언을 받고 작품을 냈다.
Q. 작품의 배경이 나온 계기는?
A. 길을 걷다가 하천 옆에 포크레인하고 기중기를 이용해 부서지는 것을 보니 마음이 슬펐다. 이를 보고 문명과 기계에 대해 적어보고 싶었다.
Q. 작품을 쓸 때 자신만의 방법은?
A. 아직 작품을 쓴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노하우는 없다. 어렵고 쓰기 힘든 것을 마음 가는 데로 적다가 다 정리한다.
Q. 앞으로의 계획?
A. 현대시에 대해 더 공부를 해보고 싶기 때문에 지금은 대학원을 생각중이다. 그리고 신촌문예에도 도전해 볼 것이다.
Q. 마지막 한마디
A. 작품을 응모해 상을 받기는 처음이다. 그 동안 습작해온 것을 인정받았다는 느낌이니 심사위원께 부끄럽지 않은 시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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