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테이너•소셜테이너 여러가지 영향끼쳐
폴리테이너•소셜테이너 여러가지 영향끼쳐
  • 임병민 준기자
  • 승인 2012.01.3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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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한-미 FTA 비준처리안이 통과되자 SNS를 통해 수많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방송인 김제동 씨는 트위터 “지금부터 야자 타임합시다. 비 오고 물대포 맞았으니 이만하면 우리 퉁 치고 야자 타임 함 합시다. 미안해서 그래요”라는 글을 올렸다. 또한 배우 김여진 씨는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에, “국제조약, 3분 날치기 통과”라는 댓글로 반박했다. 이들은 그 동안 반값등록금 촛불시위와 한진중공업 파업사태, 쌍용자동차 노동자 해고사태 등 민감한 사회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렇듯 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는 연예인들을 폴리테이너(Poli-tainer) 또는 소셜테이너(Social-tainer)라고 한다. 이들의 존재는 무엇이며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걸까?
우선 1999년 슐츠가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인 폴리테이너의 경우 Politician과 Entertainer의 합성어로 ‘정치적 소신을 갖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적 행위를 하는 연예인’을 뜻한다. 또한 소셜테이너는 Society와 Entertainer의 합성어로 ‘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을 일컫는다.

◆연예인의 의사전달방식…과거와 현재의 차이는?=사실 그 동안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사의 정치·사회에 대한 참여는 계속해서 이뤄졌고,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예인에게 공인으로서의 역할이 가장 중시됐지만 최근 들어 공인이라는 굴레를 벗어두고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이러한 연예인의 의사전달방식의 변화에 대해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과거에는 사회적 공인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과거에는 연예인들은 자신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별로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자신의 의사표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미디어 시대이다. 현대사회의 미디어는 더욱 더 다양해지고 더 확대됐고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소셜테이너와 폴리테이너의 SNS 활동…영향?=SNS의 확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SNS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됐다. 그렇게 됨으로써 소셜테이너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군중심리가 발생해 자신의 소신보다도 주변사람의 의견에 이끌려 누군가를 지지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대중들은 대개 자신이 생각하는 멘토와 자신을 동일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트위터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팔로잉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주로 받기 때문에 멘토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멘토라고 생각한 사람들의 의견이 닿는 쪽으로 따라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발달하여 이러한 매체들을 통해서 연예인이나 유명 교수들이 사회 이슈에 대해서 언급을 하면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됐다. 사회에 대해 언급하는 연예인에 동의하는 사람들 역시 많아졌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에는 자신들의 의견을 과다하게 피력해 다른 사람을 선동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이에 허 교수는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이 있다고 해서 말하고 싶을 때 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소셜테이너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하는 것은 다 옳고 정당하고 당위성이 있는 것처럼 착각한다. 때문에 자신이 한 말이 끼칠 사회적 파장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셜테이너들이 자신의 생각을 여론에 표현하는 이유는?=현재 우리나라의 유명한 소셜테이너로는 김제동, 김여진 씨 등 자신이 속한 분야의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전공이 아님에도 여러 가지 사회이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다. 이에 허 교수는 “조국, 진중권 씨와 같은 ‘전문가 집단’과 김제동, 김여진 씨 등의 ‘소셜테이너’에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허 교수는 “특정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반드시 해당 분야의 전문가만이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되 그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밝혔다.
소셜테이너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특히 사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여론에 대한 자신의 의사표현에는 다양한 이유가 포함되었으리라 판단된다. 허 교수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관점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 사람들에게 지지 받고 싶어 하는 권력지향성 신념이 있다. 이는 공익적인 의무감과 권력만을 추구하는 권력지향성 등으로 나눠진다”라고 했다. 폴리테이너와 소셜테이너들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의사표현과 정치적인 권력,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의 공유 등 여러 갈래로 나눠진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폴리테이너·소셜테이너의 역할은 무엇인가?=폴리테이너와 소셜테이너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갖고 있긴 하지만 어떠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함으로써 그들을 좋아하는 여러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끼친다. 어떻게 보면 여론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어떤 사회든 여론의 지도자는 존재한다. 이들이 나타나는 모습은 특히 현대에 와서 두드러졌으며, 더욱 더 강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론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여론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역할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하며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책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성숙한 자의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현재 우리사회는 폴리테이너·소셜테이너들이 자신의 의견을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언급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그들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다른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사표현이 어느 정도 파장을 일으켜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자기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만이 옳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신념을 갖고서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생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도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자기 자신만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여러 사람의 생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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