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쓰기가 중요한가
왜 글쓰기가 중요한가
  • 편집국
  • 승인 2011.09.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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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말하기와 말듣기를 한다. 그리고 보통 초등학교 때부터 글읽기와 글쓰기를 한다. 말하기와 말듣기, 글읽기와 글쓰기 중 어느 것이 중요하냐고 물으면 다 중요하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화 전통의 차이가 있어 그 넷 가운데 어느 한 쪽에 더욱 큰 비중을 둘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하겠는가? 그 답은 글쓰기다. 그 이유는 외국어를 배우는 데 나타나는 문화적 차이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유럽인은 외국어를 말로 배우고, 동아시아 사람은 외국어를 글로 배우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한문문명권의 전통을 이어받아 영어를 듣고 말하지는 못하면서 읽고 쓸 수는 있다. 우리는 그 장점을 살리는 것이 당연하다.
한문을 공부하면서도 일본인은 글읽기에 힘쓰고, 우리는 글쓰기에 힘썼다. 한문을 원래의 어순에 따라 읽는‘순독(順讀)’과 자국의 어순으로 바꾸어 읽는‘전독(顚讀)’의 두 가지 읽는 법이 있었다. 그런데 일본은 전독을, 한국은 순독을 택하였다. 전독은 글을 정확하게 읽는 훈련을, 순독은 글쓰기 위한 훈련에 유리하기 때문에 양국은 각각 하나를 선택하여 왔다. 그래서 일본의 한학자는 독해전문가이고 한국은 자기 글을 쓰는 작가였다. 일본에서는 과거제도가 없지만 한국의 과거에서‘제술(製述)’이라고 하는 글쓰기가 가장 중요한 과목이었다. 과거공부를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 선비는 천지만물의 이치와 사람의 도리를 스스로 논하는 글을 썼다. 그래서 수많은 문집이 남아 있다.
옛날부터 독서삼매경이란 글읽기 방식이 있다. 그것은 잘못이다. 어느 책이든 푹 빠져서 자기가 이해되지 않고, 즐겁지 않는 책을 무조건 숭상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글읽기다. 독서는 유희와 탐닉의 행위가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따지면서 읽고,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글을 읽어야 한다. 푹 빠져서 읽는 글읽기는 감상문이다. 쓰면서 읽기가 창조적 글쓰기다. 다시 말하면 글을 읽되 빠지지 말고, 따져가며 읽고, 고쳐가며 써야 한다. 글읽기는 자기 경험, 상상, 주장 등을 넓고도 깊게 불러 일으켜야 한다. 글쓰기는 문학창작과 논술, 그리고 창조적 글쓰기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문학창작은 주관적이고, 언어를 잘 다루는 글쓰기로, 논술은 문법에 맞게 그리고 논리를 갖춘 글쓰기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글쓰기 방식이 합쳐진 글쓰기가 바람직한 글쓰기다. 그것이 바로 창조적 글쓰기, 앞선 글쓰기다. 창조적 글쓰기는 자기 나름대로 체험하고, 상상하고, 주장하는 바가 있어야 하고, 쟁점 사항에 대해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야 하는 글쓰기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 그 살린 장점으로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면 창조적 혹은 앞선 글쓰기가 유일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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