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직선제
총장직선제
  • 염수진 편집국장
  • 승인 2011.08.3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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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우리 대학교는 그동안 시행해 왔던 총장직선제를 폐지했다. 이는 재단정상화 이후 가장 주목되는 재단의 행보 중 하나로, 당시 재단과 일부 교수는 본지의 취재요청 거부는 물론 서면 답변조차 해주지 않아 기사 작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교수회를 포함한 학내 단체들 또한 재단의 행보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단은 결국 교수와 직원들이 직선으로 뽑아온 총장을 재단이 들어오면서 선임하도록 재단 정관을 변경했다. 즉, 2013년 2월에 이효수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으로 총장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3명 가운데 1명을 재단 이사회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물론 사립대학교의 총장 선출제도 변경(직선제 폐지)은 우리 대학교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80년대 학원민주화 이후 유행처럼 퍼져나간 총장직선제는 금권선거 및 포퓰리즘 문제 등을 야기해 2000년대 중쪾후반부터 폐지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추진력’의 확보를 위해 임명제로 전환한 중앙대학교와‘경쟁력’을 위해 총장후보선출위원회를 통한 간선제를 도입한 고려대학교가 있다. 우리 대학교 역시 이와 맥락을 함께 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국립대학교도 총장직선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개혁위)가‘국립대 선진화방안 시안’을 발표하면서, 전국 국립대학교가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발전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주된 원인으로 총장직선제를 지목한 것이다. 개혁위는 이어 총장직선제를 폐지한 국립대에는 재정 지원과 교수 정원 배정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총장직선제 폐지를 유도하기로 했다.
국립대학교와 사립대학교의 차이, 선출제도 변경의 이유 등 그 배경을 달리하더라도 총장 선출제도의 변경이라는 것은 그 하나만으로도 대학에 큰 변화를 불러오는 것은 확실하다. 물론 총장직선제는 앞서 언급했듯 반드시 좋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직선제 이외에도 간선제, 임명제, 초빙제, 공모제 등 여러 방식이 있지만 모두가 각각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어‘어떤 방식이 반드시 좋다’나‘결사 반대한다’고 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
하지만 임명제나 초빙제 등의 방식은 자칫하면 지난해 아주대학교에의 총장 선출 논란과 같은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 아주대 몇몇 교수들의 입장은 집회를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총장 선임을 요구했지만 재단은 총장 선출을 위한 법인정관에는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였다. 우리 대학교도 이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차기 총장 선출까지 1년 반 정도 남은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염수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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