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선수들만 뛰는 게 아니에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선수들만 뛰는 게 아니에요
  • 안희진, 임병민 준기자
  • 승인 2011.08.31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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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부터 세계인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물론 대회를 대표하는 것은 선수들의 경기이지만 그 뒤에는 열심히 대회를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자와 홍보단원들이 있다. 이에 우리 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회 자원봉사와 홍보에 뛰어든 이경호 씨와 휴학까지 하고 홍보단장을 맡은 도시공학과 3학년 박재현 대학생 홍보단장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자원봉사자 이경호 씨를 만나다.



Q.어떤 계기로 이번 자원봉사에 지원하게 됐나요?
이경호 씨(이): 군 제대를 하고 무미건조한 대학생활을 하던 중 취업하기 위해 스펙만 쌓는 생활에 회의감이 들어 자원봉사에 대해 알아봤다. 그러다가 자원봉사 센터에 연락하게 됐고 처음으로 하게 된 봉사가 가장 힘들다는 자폐아동 돌보기였다. 자폐아동은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해서 늘 신경을 써야 했기에 한 아동을 전담하는 식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특히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해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봉사 마지막 날 그 아이가 내 눈을 바라보며 “선생님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때 봉사하면서 힘들었던 것들보다는 아이에게 큰 감동을 느껴 봉사활동에 매료됐다. 그 이후로 자원봉사라면 늘 찾아서 하게 됐다.
Q.자원봉사자는 어떻게 구성 되나요?
이: 자원봉사자가 대부분 학생위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대회는 대구 지역민들의 축제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 분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물론 현재 활동 중인 홍보단은 대학생으로만 이뤄져 있지만 대부분의 활동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우리 대구 지역민들이 다함께 참여하고 있다.
Q.대회 이전에는 주로 어떤 봉사 활동을 하셨고, 대회를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이: 대회 이전부터 지금까지 SKT 자원봉사단 ‘써니’의 단장으로 활동 중이었다. 써니는 SKT가 후원을 해주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다. 수많은 인원과 함께 써니 활동을 하며 하이티처(재능기부), 해피바이러스(공연활동) 등 지금까지 많은 종류의 자원봉사를 했다.
대회관련 봉사활동은 아직 대회가 개막전이라 실제 현장에 투입되지는 않고 있고 현재 소속된 홍보단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플래시몹과 카드섹션 등으로
대회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Q.봉사활동은 임금도 지급되지 않고 힘든 일인데 굳이 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이: 주변에는 봉사활동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봉사를 하다보면 힘들어도 보람을 느끼고 감동 받을 때가 매우 많다. 분명히 말 하건데 봉사활동은 봉사를 받는 사람만 즐겁고 행복해지는 활동이 아니다. 봉사는 중독성이 있고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최근에 자원봉사를 순수한 의미보다는 스펙의 하나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어떻든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서 남을 돕는다는 것 자체가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데 힘을 쏟는 대학생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니 만큼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비록 스펙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Q.봉사활동을 하시면서 힘드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이: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너무 거칠다는 느낌을 받는다. 해외에 자원봉사를 갔을 때 해외의 아이들은 언어가 다른 데도 불구하고 너무 말을 잘 들어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인터넷의 영향인지 반항적이고 말을 잘 안 들어줄 때가 있는데 그때는 많이 힘들다.
Q.이번 대회는 타 지역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육상의 위상이 낮아 관심을 덜 받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꾸준히 홍보 중이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등에 관심이 집중돼 많이 안타깝다. 그래도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큰 대회이고 해외에서는 이슈가 되고 있다. 그리고 대회를 꾸준히 지원하는 자원봉사자와 홍보단도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향후 진로는 어떻게 계획 중이신가요?
이: 원래는 소방관이 꿈이었다. 소방관은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소방관도 공무원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소방관의 정신이 변질된다는 느낌을 받아서 안타깝다. 요즘에는 국제적인 봉사 기관인 유니세프나 해피타트 등의 직원이 되고 싶다. 봉사를 좋아하기에 이것이 나의 직업으로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단장 박재현 씨를 소개합니다.



Q.어떤 계기로 대학생 홍보단장을 맡게 됐나요?
박재현 씨(박): 2009년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응원단으로 개막식 공연을 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전국응원단연합에서 50명 정도가 모여서 연합공연을 했다. 그때 처음으로 대회 조직위원회 사람들을 만났고, 그후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응원단이 모여서 대회 조직위원회를 찾아갔다. 그리고 작년에 대학생 홍보 임시단장투표를 통해서 임시단장에 취임했다. 그 뒤 정식 단장에 취임하여 2년째 단장직을 맡고 있는 중이다.
Q.홍보부의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박: 5명의 임원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 50명 정도로 구성된 TF(특별팀)가 있다. TF팀은 앨범팀, 기술팀, 진행팀 그리고 웹진팀으로 나눠져 있다. 대학생 홍보단이기에 임원진과 특별팀 모두 대학생이다. 현재 홍보단은 허수인원을 포함해서 69개 대학교 4천100명의 학생으로 이뤄져 있다. 허수인원을 포함시키는 이유는 그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시너지효과로 인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Q.홍보부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박: 주로 하는 일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와 대구·경북지역의 커뮤니티 형성이다. 프리허그, 부산 플래시몹, 인사동 플래시몹 그리고 야구장 참관 홍보활동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대학생들이 직접 만든 것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대회를 홍보하고 있다.
Q.작년에도 대학생 홍보단장으로서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를 홍보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회 홍보에 있어서 작년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박: 작년에는 대구·경북지역의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만 모집했다. 하지만 올해는 2년제·전문대 학생까지도 포함했으며 전국단위로 모집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Q.예전에 천마응원단에서 활동하셨는데 그러한 활동이 홍보단장을 하시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박: 천마응원단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 앞에 서는 데 거부감이 없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목표한 의도대로 이끌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
Q.홍보단장을 하시면서 어떤 점에서 보람을 느끼십니까? 또 보람을 느끼셨던 예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박: 작년 5월 19일 홍보단원을 모아서 대학생 홍보단 발대식을 했다. 모집을 한 사람이 2천500명이었다. 그 많은 사람들의 단장이 ‘나’라는 것에 대해서 매우 보람있었다. 특히, 내가 그 사람들의 대표성을 띤다는 것이 내게 더욱 더 책임감이 들게 했다.
Q.홍보단장님과 같이 대외적인 일을 하는 것을 스펙의 하나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 물론 어느 정도 스펙을 위한 것도 있다. 하지만 휴학을 하면서까지 홍보단 단장을 맡은 이유는 ‘내가 언제 이 많은 사람들의 리더가 한 번 되어보겠는가’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응원단장은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또한 응원단장을 통해 사람 앞에 서는 법을 배웠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대학생 홍보단 단장은 내 인생 최고의 기회였다.
Q.홍보단장을 하시면서 힘드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박: 학생과 공무원 그리고 제3자가 보는 대회 홍보의 진행방향이 다르다는 점이 매우 힘들었다. 대학생 홍보단 창설목적은 첫 번째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홍보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전국에 있는 대학생들 간의 커뮤니티 형성이다. 하지만 조직위원회가 생각하는 대회홍보의 목적과 방식은 대학생 홍보단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 힘들었다.
Q.현재 우리나라 육상의 위상이 많이 낮다고 합니다. 그래서 타 지역 사람들은 이번 대회에 대한 흥미도 적고 큰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 현재 우리나라 육상에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선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스타가 없으면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육상 선수들을 여러 매체에서 다루지 않는다. 이러한 점이 육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저하시키는 것 같다.
Q.대학을 졸업 하신 후에 진로는 어떻게 계획 중이신가요?
 박: 1년 반의 홍보단 단장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또한 어떤 단체를 이끌고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학생 신분으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람을 대하는 일이 좋아졌다. 그래서 사람들을 많이 대하고 만날 수 있는 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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