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가산점 제도의 부활 추진을 바라보며
군 복무 가산점 제도의 부활 추진을 바라보며
  • 심정환 씨(컴퓨터공2)
  • 승인 2011.06.02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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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폐지되었던 군 복무 가산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99년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이후에, 다시 국회의원들이 부활을 시키려고 하는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전에 시행된 군 복무 가산점 제도의 경우 가산점이 3%였지만, 그 수치를 낮추어 2.5%로 제한하고. 가산점으로 합격하는 사람의 수도 상한선의 20%로 낮춘다면 크게 차이를 두지 않는 선에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즉 수정된 군 복무 가산점 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수치와 비율의 수정만으로 이 제도가 실현될 수 있을까?
군 복무 가산점 제도는 단순한 수치 때문에 위헌 판결이 났던 것이 아니다. 99년에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이 제도가 군 제대자에게 특혜를 부여한다기 보다는, 사실상 남성과 여성의 성 차별문제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해서 찬성한다.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복무에 투자하여 얻은 것이 없다면 분명히 너무나도 억울한 일이다. 특히 나라와 국민 모두를 위해서 일한 뒤, 다시 국가의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 공기업을 지원할 시에 가산점을 준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더 좋은 복지제도를 만들 수 있음에도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실정이다. 실질적으로 군 가산점 제도를 부활할 시에 혜택을 받게 되는 제대자는 아주 극소수 이다. 그 비율로 따져보아도, 군을 제대한 후에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지원하는 만기 제대자는, 전체의 단 0.1%도 되지 않는다. 분명 실질적인 도움보다도 사회적으로 군 복무자를 인정해주고 대우해준다는 측면에서는 큰 변화일 수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고, 성차별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고서도 제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군 복무자에게 필요한 제도는 정말 현실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갈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다. 세금감면, 이자감면 등의 금전적 혜택을 지원하는 것은 어떨까? 부담이 큰 세금의 일부감면 혹은 국가 금융권에서 대출을 할 때의 이자 감면 등 정말 필요한 제도가 만들어 져야 한다고 본다. 특히 군 복무의 주 대상인 20대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있다. 바로 등록금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의 등록금은 대통령 공약으로까지 나올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아르바이트, 대출 정도의 문제라면 모르겠으나, 등록금 때문에 자살까지 하는 세상이다. 등록금이 너무 비싸 대학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학생이 부지기수다.
대구겙繹?4년제 대학 중 유일하게 등록금을 인상한 우리 대학교 역시 이 문제를 피할 수 없다. 내 주위 수많은 친구들이 군대와 등록금, 두 문제로 힘겨워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대 초반의 남성에게 2년이라는 기간 동안 군대를 무조건적으로 다녀와야 하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다. 그 2년이란 시간, 학비를 벌수도 있고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에, 군대에 다녀와서 남는 건 결국 대출받은 학자금과 이자로 인한 빚이다. 더군다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여건이 되지 않는 수많은 군 복무자들에게 각종 생활비와 학자금 대출은 후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만약 군 복무자들에게 이처럼 불가피하게 생겨난 대출이자를 감면하거나, 원금을 일부 삭감시킨다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대학을 다니지 않는 사회인에게는 세금감면으로 혜택을 돌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성차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는 있으나 지금 논의되고 있는 가산점 제도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약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렇게 좋은 방법과 제도들을 놔두고 굳이 극소수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에 집착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군 제대자들이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국가를 위해 2년을 바친 청춘들을 위해, 국가에서 좀 더 획기적으로 제도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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