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대학교
조용한 대학교
  • 염수진 편집국장
  • 승인 2011.06.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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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우리 대학교 법정관 앞 광장에서 30분간 학생들의 등록금 발언이 있었다. 법정관 앞 광장은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함께 모여 이야기를 하기 좋은 장소이다. 이 공간에서 현 시대에서 대학생의 가장 큰 문제인 등록금과 관련해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자유로운 생각을 외쳤다. 등록금 1인 시위 이후, 자유발언을 통해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점점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유발언을 본 몇 명의 학생들은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학생은 ‘너무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본인의 문제로 생각지 않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항변이라도 하면 혼날 것 같아 눈치를 보는 것처럼 보였다. 점차 침묵을 지키며 자신의 시각이 아닌,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대학생의 현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자유주의와 IMF 이후에 대학생은 생계를 위해 서로 경쟁을 해야 했다. 그로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성세대가 원하는 생각과 말만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3월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2천명 넘게 모여 총회를 성사했다. 개교 이래 1주일간 채플 거부 운동을 벌였으며, 총학생회 회장은 삭발 투쟁도 벌였다. 이로 인해 이화여대 본부 측은 5개 요구안 중에서 4개안을 수용했다. 총학생회는 신입생 등록금 인상안 철회,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2차 총회를 준비했다. 총학생회는 5월 초부터 2차 총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축제 분위기로 실패했다. 지난 4월 서강대 총학생회도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학교 측은 등록금 인상 단행과 학생들의 9가지 요구안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대학교 학생은 어떠한가. 아직 총학생회부터 덜 꿈틀거리고 있다. 3년만에 학생총회도 성사시킨 총학생회는 앞으로 우리 대학생이 처한 문제에 대해 함께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학생들은 점차 자신의 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고 꿈틀거리고 있다. 아직 겉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보이지만 속에서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금 자신의 문제가 자신의 잘못만이 아니라 기성세대에 잘못이 있음을, 더 이상 방관하며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20대들은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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