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학생간 소통’대담회
‘교수와 학생간 소통’대담회
  • 박준범 기자
  • 승인 2011.06.02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대학을 이끌어가는 주요 구성원인 교수와 학생. 수업시간에 이 두 구성원은 강의실에서 마주하지만 수업외의 시간에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영대신문에서는 대담회를 통해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 상황을 알아보고,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두 구성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교수와 학생간 소통 현황

이심권 씨(이) : 다른과는 모르지만 한문교육과는 교수와 학생 사이가 단절되어 있지 않아 개인적인 고민이 있거나 학업적인 고민이 있어 교수님에게 얘기하면 무조건 들어주신다. 해결책도 제시해주시는데 그럴때 마다 모든 걸 다 알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소통에 대한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박진규 씨(박진) : 경영학과는 복수전공 학생까지 포함하면 몇 천명이 넘는다. 그래서인지 교수님들은 시험에 나오는 거만 가르쳐주시고 나가버리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무래도 교수님이라고 하면 어려운 대상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남지역 사람들이 그런 경향이 더 심한 것 같다. 사실 교수님들이 연구실로 찾아오라고도 하시는데 연구실 문이 닫겨 있으면 열기가 쉽지 않다.

김문주 교수(김) : 학과나 학부의 문화나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업시간에 지식을 전달하고 지식과 관련된 것을 가르쳐주는 학교 분위기에서는 교수님에게 찾아가는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 반면, 수업시간에 학업에 대한 내용 말고 다소 딱딱하지 않은 내용들을 전달하면 학생들이 교수를 찾아가기가 조금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용적인 내용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상담은 현장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문학 속에는 일상의 고민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연예, 진로에 관련된 것들을 접할 수 있어 연구실 문턱을 낮게 만드는 것 같다.

배현석 교수(배) : 예전에 학생들에게 교수님들에 대한 바람에 대해 물은적이 있는데 당시, 학생들이 선배처럼 말이 통하는 교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래서 학생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연구실로 찾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았다. 왜 찾아오지 않으냐고 물어보면 학생들은 마치 교무실에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상담을 받으러 갈 수 있는 훈련을 받으면 자연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들에게도 어떻게 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는지 얘기가 되면 연구실을 찾으러 가는 게 쉬워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은진 교수(정) : ‘소’라는 글자는 물길을 터주는 것을 말한다. 막힌 물길을 터주는 것이다. 서로 마음을 열고 통하는 것이 소통이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열면‘소원’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상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1학년들은 대학생활이 처음이기 때문에 주눅들어있는데, 그때는 교수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익숙해지고 친숙해져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만나야 한다. 개인적인 친목도 중요하지만 학습적인 만남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결국은 상호의 노력, 상호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과의 경우, 일상적으로 매화를 심는 행사를 가진다. 담당교수가 개인 자비로 학생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이름을 붙혀 존재의 가치를 준다.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문턱을 낮추도록 하고 있다. 스스로가 친숙해지기 위해 먼저 문을 열고 서로에게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성과주의식 소통의 한계

배 : 최근 본부에서 교수에게 상담할 학생 수를 할당한다. 하지만 학기 중에 학생들에게 2~3번씩 문자를 해서 오라고 해도 거의 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 찾아오는 학생은 1~2명 정도이다.

정 : 우리 과는 지도교수 외에 학년별 지도교수를 한분씩 정해두고 있다. 그렇게하니 학생들이 찾아오는 수도 늘었다. 사실 학생들은 하고 싶은 얘기도 많지만 얘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학생들이 연구실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장치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통부족은 상호적인 문제인 것 같다.

김 : 문화적인 분위기,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연배 그리고 손 윗사람을 찾아가는 부분이 사실 어렵다. 문을 터야 하는 부분이 교수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한 학기에 40회 정도 상담에 대한 형식적인 룰을 적용하고 있는데, 그러한 형식적인 부분 보다 문화적인 부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번은 다른 과 학생이 찾아와 한 시간을 이야기 하고 갔다. 그 학생은 3년 동안 교수와 차를 마신 적이 처음이라며 긴장감을 떨칠 수 없어 울기도 했다. 또 한번은 학생들과 함께 1박2일 여행을 떠나, 함께 술을 마시고 게임도 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학생들이 나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며 먼저 다가와줬다. 쉽지는 않지만, 교수들이 먼저 다가서야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 한다.

박진 : 문화적인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보라고 해도 들지 않는다. 나서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처음이 어려운 것 같다. 또한 학생들이 교수님 자체를 어렵게 생각한다고 생각한다. 강단에 올라가서 강의를 하는 것 자체가 위압적인 느낌을 받는다. 쌍방향이 아니라 일방향적으로 강의를 하는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수와 학생 모두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실행은 잘 못하는 것 같다.

배 : 본부 측에서 소통에 대해 신경을 쓰는 건 알고 있지만 전문화 시킬 필요가 있다. 교수가 훌륭한 상담자는 아니다. 상담이라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것이다. 나아가 학생들의 학과와 개인적인 문제에 관한 상담분야를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 : 우리 대학교는 소통의 방향을 성과주의, 목표주의에 입각하고 있다. 자칫하면 인생에 중요한 것 보다는 형식주의에 물들어 그것이 학생과 교수간의 진짜 소통할 수 있는 것을 버릴 수도 있다.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들어만 주는 것이다. 특히 사범대의 학생들은 사회에 나서면 다시 교사와 제자간의 관계로 돌아간다. 우리 대학교는 숫자만 계량화 하고, 평가나 성과수치에 매달려 있는데 물론 형식이나 성과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과정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

김 : 성과주의나 경쟁중심의 시스템을 추구하면 자발적인 헌신애나 내면을 끌어내는데 장애가 될수 있다. 일부 대학처럼 기업이 재단이 되면서 학생들은 취업의 문제가 나아지지 않겠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과나 경쟁 중심으로 끌고 가면 결국 학교는 학생들에 대한 부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배 : 성과주의 식의 상담으로 수치가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학생들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자기 상담학생이 아니면 상담기록을 할 수도 없다. 목표 상담학생으로‘40명’을 정해놓으니 학생이 상담하러오면 지도교수가 누군지 부터 물어보게 된다. 나중에 보면 지도교수가 아닌 경우도 많다. 제도 때문에 사람을 성과주의에 얽매이게 한다. 성과주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 YU-CAN에 보면 지도교수의 명단이 나오는데, 지도교수님을 찾아 가야하는지, 평소 찾아가던 교수님에게 가야되는 건지 혼란스럽다. 기록을 남기기 위한 상담 보다는,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속에 담아뒀던 진지한 고민들을 꺼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시는 것 자체가 학생 입장에서는 해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교수님들도 듣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찾아주시려고 노력한다. 소통 이라는 것 자체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차 한잔 마시면서 서로의 얘기를 들어주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박 :  전공과 개인적인 고민에 대해 지도교수나 다른 교수를 찾아간다. 하지만 지도교수와의 상담은 10분에서 15분 만에 끝난다. 피드백도 되고,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상담이라고 생각한다. 형식적이고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상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형식적인 상담이 실적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 : 성과를 운운해보면서 상담을 해본적은 없다. 상담자체가 일상적이고 생활속에서 하는 것이다. 인생의 선배이자 조언자로서 상담을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자신을 똑바로 보고 행동해야 이러한 물결에 흘러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박 : 지도교수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록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상담기록을 전산화 해서 입력을 해서 남기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진 : ‘문학의 이해’라는 교양을 가르치시는 이정하 교수님이 있다. 소통을 엄청 잘하시는 교수님이다. 커피숍도 가서 사진도 찍어서 올리고, 게임도 하고 수업도 재밌다. 상담 제도를 만든 것 자체가 형식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 대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뤄졌으면 한다.

김 : 학생들과의 모임이 여러개 있었다. 하지만 성과들을 만들어 형식화 하니까 일부를 정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형식화는 형식화하지 않은 것을 제거하게 된다. 기존에 있던 자발적인 것이 탈락되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는 상호, 즉 나란히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관계를 만드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정 : 본부에서 업적과 성과를 요구하다보니 교수는 업적주의를 통해 철옹성 같은 교수의 문을 지켜야 한다. 그렇게 되니 과정은 없고 결과만 존재한다. 사범대 앞에 있는 ‘매화속’이라는 정자에서 같이 모여 휴식도 하고 책도 읽고, 도시락도 먹고 있다. 이처럼 소통은 일상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칫하면 소통이 아닌, 소원해져가는 ‘소’ 자로 갈 가능성이 높다.

배 : 최근 들어 학생과의 소통에 도움을 받는 것이 페이스북이다. 학생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학생들의 얼굴도 잘 기억할 수 있다. 소통의 문제 같은 경우 서로의 인격을 믿고 교수들에게 맡겨도 된다. 자연발생적인 개인들의 노력이지, 제도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제도자체가 인간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한 해결방안

이 : 본부에서 만들어 등록하는 형식적인 것 말고, 말 그대로 교수님을 학교안의 ‘아버지’ ,‘어머니’로 생각해 학생들이 교수님에게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 : 어떤 교수님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착순으로 학생들과 밥도 먹고 영화를 본다. 학생들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교수님을 원한다. 또한 교수님들이 조금 더 젊은 사람들의 감각에 익숙해진다면 소통이 더욱 원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진 : 교수님들이 먼저 다가와 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학생들이 먼저 교수님에게 다가가기는 다소 어렵다. 이 문제가 제도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교수님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와 주시면 학생들도 더욱 교수님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김 : 학생과 교수가 소통이 잘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 교수와 학생은 하나의 공동체 구성원이다. 실제로 서울보다 영남지역의 분위기가 무겁다. 서울의 학생들은 계속 얘기를 해 통제를 해야되는 상황이 온다. 반면 영남지역은 자발적으로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남지역에는 과다한 위계의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일반화하기 어렵다면 그것이 우리 대학교의 분위기이다. 앞장서야 할 부분은 교수들일 것이다.

배 : 상담에 대한 부분을 전문화 했으면 좋겠다. 교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인격적으로 훌륭할 수 없다. 제도에 얽매여서 상담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제도와 자연발생적인 것을 조화시키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교수가 먼저 앞장서고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다가와야 할 필요가 있다. .

정 : 소통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잘되고 있는 곳이 있지만, 교수와 학생뿐 아니라 사회 속에서도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지 우리 대학교 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조금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솔직해 지면서 서로 다가가려고 한다면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