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스며드는 상행위를 제한하자
캠퍼스에 스며드는 상행위를 제한하자
  • 편집국
  • 승인 2011.05.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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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캠퍼스는 교육을 위한 장소이고 학교에 의해서 관리되는 곳이다. 하지만 캠퍼스 안에서, 허가받지 않은 외부의 상업적 활동을 빈번히 접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상업적 행위들은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캠퍼스 안에서 다양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보장 받아야 하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의 상업적 손길은 강의실까지 넘볼 정도로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학기 초가 되면 교수들은 총학생회를 자처하는 혹은 총학생회와 관련성을 강조하는 토익강의, 어학교재 판매상, 어학학습 웹싸이트 등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총학생회라고 말하면 교수들의 반응이 달라진다고 판단하는지 경우에 따라서는 고압적인 목소리로 수업 시간을 할애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심지어는 강의실 앞에서 수업에 들어가는 교수에게 요구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외부강사의 경우엔 총학생회를 자칭하고 밀고 들어오는 이들을 제어할 동기나 힘은 미약할 수도 있다. 학생의 입장에선 강의실 안에서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교수가 추천을 하거나 신뢰성에 문제가 없는 교육기관으로 오인하고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대부분 이러한 업체들이 제공하는 교육서비스나 제품은 그 품질이 엉망인 경우가 많으며 피해를 본 학생의 불만은 하소연 할 데가 없는 것이다.
외부 업체들의 상행위는 갈수록 대담해져 이제 캠퍼스 시설 곳곳의 게시판에 버젓이 광고물을 게시하는 정도이다. 학교시설 내 게시물 관리가 힘들다는 약점을 이용하여 캠퍼스 곳곳을 자신들의 상업 활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 대학교 정문 근처에는 예술조각물을 아름답게 설치해 놓고 있다. 하지만 그 예술작품은 학교 주변 원룸 사업자나 각종 상행위자들의 광고게시판으로 전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담당 직원의 부착물 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매번 새로운 광고지로 도배되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의 시설물이나 예술작품 등을 전혀 개의치 않는 뻔뻔스러운 행태들이 캠퍼스 안에서 횡횡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타 대학 편입을 유도하는 편입학원 광고 포스터를 우리 대학교의 예산으로 만든 교내 게시판 한 가운데 버젓이 부착해 놓은 것도 볼 수 있다. 우리 대학교의 영대신문, 옵저버의 배포를 위해 마련해 놓은 시설에는 학교 신문을 치워 버리고 자신들의 상업적 전단지나 판촉용 외부 신문을 쌓아 놓는 경우도 있다. 학교의 예산으로 만든 신문과 시설이 외부 업자의 전단지 배포 용도로 사용되는 상황인 것이다. 중앙도서관 앞에서 천마로로 내려가는 숲가엔 학교에서 나무바닥과 계단으로 정취 있는 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한쪽은 자동차 도로지만 한쪽은 숲인 이곳을 보도블럭이 아닌 나무 다리를 밟고 왕래하는 느낌은 자연의 여유와 감상을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점심 저녁시간엔 배달오토바이들이 이곳을 활보하며 보행자들을 위협하고있다.
학교안의 학생들을 소비자로 간주하고 행사후원이나 시설기증을 빌미로 상업적 활동을 하는 경우는 외국에서도 볼 수 있다.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기업의 상업 활동도 학교 울타리 안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 대학교엔 이미 상식을 뛰어 넘는 비정상적인 상술과 무차별적이고 공해적인 홍보물 등으로 캠퍼스의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최소한 학교 울타리 안에서는 학생들이 외부의 상술로부터 벗어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으며, 그러한 책임은 현재보다 좀 더 단호하고 명확한 관리 규정과 의지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 대학교도 보다 나은 교육환경 구축을 위해 이러한 측면에서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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