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건강성, 자기분화, 대인관계와 대학생 우울 간의 관계구조
가족 건강성, 자기분화, 대인관계와 대학생 우울 간의 관계구조
  • 이지민 교수(가족주거학과)
  • 승인 2011.05.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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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가족 건강성, 자기분화, 대인관계와 대학생 우울 간의 관계구조 서론 대학생 시절은 발달 단계상 청소년 후기 혹은 성인 초기에 해당되는 시기로 인격적 성숙이나 부모와 가족으로부터의 정서적 독립, 학업, 대인관계, 진로의 선택과 장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매우 큰 시기이다. 특히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가족구조의 급속한 변화와 해체, IMF 이후 심화된 취업난과 실업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위기 등으로 과거의 대학생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부적응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학생 시기에 경험하는 우울은 그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개인의 건강한 발달과 원만한 학업 및 진로 선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더 나아가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 알코올 남용과 흡연, 대학생 자살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과 심각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대학생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변인들은 가족 건강성, 자아분화, 대인관계 등이다. 가족 건강성은 가족의 건강한 정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자신의 가족을 건강하다고 지각하는 개개인은 심리적 적응도가 높고 행복감, 자아존중감, 자기 효능감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의 가족을 건강하지 않다고 지각하거나 가족에서의 역기능적인 정서와 상호작용은 자녀들의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심리적 부적응 및 행동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건강성이 심리 정서적 문제에 영향을 주는 과정에서 가족원 개인의 자아분화 수준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자아분화는 개인이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정서적 분리를 성취하는 정도로 자아분화 수준이 높은 사람은 이성과 감정이 분리되며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으므로 불안이 낮고 심리적 안녕 수준이 높다. 반면, 자아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은 이성과 감정이 분리되지 못하며 타인에 의해 움직이는 삶을 살기 때문에, 불안과 우울 등의 심리적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많다.
대학생들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으로 대인관계를 들수 있다. 대학생 시기의 중요한 발달과업 중의 하나는 폭넓고 깊이 있는 친밀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이 시기에는 부모·형제와의 관계를 비롯하여 동료 관계, 선후배 관계, 이성 친구와의 관계 등 여러 대인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대학생 시기의 대인관계는 소속감이나 구속력이 약해지므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되며, 대인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많은 스트레스와 우울을 경험하게 된다. 대인관계로 유발된 우울이나 불안 등의 심리적 부적응은 또다시 대인관계 회피 및 거부 등의 장애로 작용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가족건강성이 대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자아분화와 대인관계를 통한 간접적인 영 향에 관한 이론적 모형을 설정하여, 이들 변인들 간의 관계를 구조방정식을 통해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 목적에 따른 연구모델은 [그림 1]과 같다.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대구·경북지역의 4년제 대학생 585명을 대상으로 가족 건강성, 자아분화, 대인관계, 대학생 우울 간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았다. 연구대상은 남학생 200명(34.2%)이었으며 여학생 385명(65.8%)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21.04세이었다.

측정도구
가족건강성
대학생의 가족건강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어은주, 유영주(1995)가 제작한‘가족의 건강성 척도’를 사용하였다. 총 34문항을 요인분석하여 4요인(가족원간의 유대, 가족원간의 의사소통, 가족의 문제해결 수행능력 가족원간의 가치체계)이 추출되었으며, 이 중 각 요인에서 신뢰도를 저해하는 3문항을 제외한 31문항이 사용되었다. 가족건강성에 관한 문항으로는‘우리 가족은 서로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경우, 가족원끼리 협력하면서 해결한다고 생각한다’등이 있다. 각 문항은‘전혀 그렇지 않다(1)’에서‘매우 그렇다(5)’까지의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각 요인별로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건강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자아분화
자아분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Bowen의 가족체계이론을 토대로 제석봉(1989)이 개발한 자아분화 척도(Differentiation of Self Scales)를 사용하였다. 기존의 선행연구에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자아통합 문항을 제외하고 요인분석을 한 결과, 4요인(인지·정서 기능, 가족 투사과정, 정서적 단절, 가족 퇴행)이 추출되었다. 자아분화에 관한 문항으로는‘나는 비교적 내 감정을 잘 통제해 나가는 편이다’‘, 부모님은 형제들 중 유독 나 때문에 속을 많이 썩었다’등이 있다. 각 문항은‘전혀 그렇지 않다(1)’에서‘매우 그렇다(5)’까지의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각 요인별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분화가 잘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인관계
대학생의 대인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Schlein과 Guerney(1977)의 인간관계 변화척도(Relationship Change Scale)를 한국 실정에 맞게 문선보(1980)가 번안한 대인관계 척도를 사용하였다. 총 25문항을 요인분석하여 고통성이 낮은 3문항과 두 문항으로 묶이는 문항을 제외하고 총 20문항이 사용되었으며 4요인(이해성, 만족감, 친밀감, 개방성)이 추출되었다. 대인관계에 관한 문항으로는‘다른 사람들과 나의 관계는 원만한 편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개방적인 편이다’등이 있다. 각 문항은‘전혀 그렇지 않다(1)’에서‘매우 그렇다(5)’까지의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각 요인별로 점수가 높을수록 대인관계가 좋은 것을 의미한다.

우울
대학생의 우울은 Beck이 개발한 우울 평정 척도(Beck Depression Inventory, BDI)를 이영호(1993)가 번역한 것을 사용하였다. BDI는 우울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표준화된 도구로 우울한 사람의 증상과 기본적 신념의 관찰에 근거해서 개발되었으며, 총 21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는 각 문항별로 0점에서 3점으로 총 0점에서 63점까지 분포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성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요인분석을 통해 우울과 관련된 정서적 증상, 인지적 증상, 동기적 증상, 생리적 증상의 4요인을 지표변수로 설정하여 사용하였다.

분석방법
대학생 우울의 원인변인으로 설정한 가족 건강성과 자아분화, 대인관계 간의 직·간접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을 사용하였다. 가족 건강성을 측성하기 위해 가족원간의 유대, 가족원간의 의사소통, 가족의 문제해결 수행능력, 가족원간의 가치체계를 지표변수로 설정하였으며, 자아분화를 측정하기 위해 인지·정서 기능, 가족투사과정, 정서적 단절, 가족 퇴행을 지표변수로 설정하였다. 대인관계를 측정하기 위해서 이해성, 만족감, 친밀감, 개방성을 지표변수로 설정하였으며, 우울은 정서적 증상, 인지적 증상, 동기적 증상, 생리적 증상을 지표변수로 설정하였다. 모델 추정 조건에 따라 단위부하량(unit loading identification) 고정법에 따라 잠재변수에 척도를 부여하여 통계적 모델을 설정하였다.

연구결과 및 논의
구조방정식 모델의 수정을 통한 연구의 결과는 [그림 2]와 같다. [그림2]의 화살표 방향에서 제시되어 있듯이, 첫째, 가족 건강성은 대학생의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아분화와 대인관계를 통해 간접적 영향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가족 건강성은 대인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자아분화를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자아분화는 대학생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대인관계를 통해 간접적인 영향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대인관계는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모델에서 대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가족 건강성, 자아분화, 대인관계의 직·간접 효과를 살펴본 결과는 <표 1과> 같다. <표 1>에서 제시되었듯이, 대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전체효과가 가장 큰 변인은 가족건강성(-.877)이었으며 그다음으로 자아분화(-.702), 대인관계(-.394)의 순으로 영향력이 높게 나타났으며, 직접효과가 가장 큰 변인은 자아분화(-.512), 대인관계(-.394), 가족건강성(-.260) 순으로 나타났다.


결론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의 건강성은 대학생의 우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며, 자아분화와 대인관계는 대학생의 우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가족 건강성의 영향을 매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개인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삶을 시작하는 곳으로서 뿐만 아니라, 전 생애를 통해 개인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가족 관련변인들이 자아관련 변인이나 대인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학생의 우울과 불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을 확인함으로써, 현실적으로 가족상담 및 치료가 어려운 대학 현장에서 대학생들의 심리적 적응을 위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에 유용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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