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 여성 ROTC 1기를 만나다!
우리 대학교 여성 ROTC 1기를 만나다!
  • 오지은 기자
  • 승인 2011.05.18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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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우리 대학교는 강원대, 고려대 등 5개 대학과 함께 여성 ROTC 시범대학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교는 작년 말 1기 여성 ROTC 다섯 명을 선발했다. 본지는 단복을 입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한 멋진여성 김재령(독어독문3), 신현아(경영3), 이지수(국어국문3), 임다혜(국제 통상3), 정서연(국사3) 후보생을 만나봤다.

Q. ROTC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정서연 후보생(정): 아버지께서 ROTC 11기 출신이셔서 원래 군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열정을 바쳐 나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다가 이 일이 가장 나라에 보탬이 되고 보람도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됐다.
김재령 후보생(김): 아버지가 집으로 온 ROTC 모집 우편물을 보시고선 한번 지원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셔서 지원했다.
임다혜 후보생(임): 어릴 때부터 역사를 배우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나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했고 학사장교를 생각하던 중 때마침 우리 대학교에서 여성 ROTC를 모집한다고 해 지원하게 됐다. 사실 처음에는‘설마 되겠어?’하는 생각이 컸다.
신현아 후보생(신): 보통 경영학과 학생들은 회사에 취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일반 회사원 보다는 좀 더 사명감이 필요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ROTC 모집 소식을 듣고 군인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 평소에 군인에 관심이 많기도 했다.
이지수 후보생(이): 남자들은 의무로 군복무를 하는데 ROTC를 통해 군대에 가서 나도 여자로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원했다.

Q. 선발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김: 처음에는 1차 시험으로 인성·적성검사를 포함한 필기고사를 치르는데 5명 선발에 40명이 몰렸다. 40명 가운데 선발 기준의 2배수인 10명을 추린 뒤 면접, 체력검사, 신체검사, 신원조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5명을 선발하게 된다.

Q. ROTC에 합격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정: 지원할 때부터 왠지 ROTC가 내 운명인 것 같았다. 인생의 목표를 확실히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합격소식이 운명처럼 다가왔다.(웃음)
김: 경쟁률이 너무 세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외로 합격소식을 듣고는 무덤덤했다.
임: 연락이 안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합격 문자를 받아 많이 놀랐다. 바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이: 막상 합격을 하고 나니 기쁨보다는‘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들었다.

Q. ROTC에 합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정: 모집 공고가 9월 중순에 났고 필기시험이 10월에 있어 남자 후보생들처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래서 필기시험의 경우에는 유형을 공부했고 체력도 단시간에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 종목을 꾸준히 연습했다.

Q. 선발된 후 지금까지 어떤 훈련을 받았나요?
이: 기초 동계 훈련에서는 군인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제식과 군인 생활에 대해 배웠고 집총제식이라고 총을 가지고 하는 제식 훈련을 받았다. 또 개인화기라는 사격 훈련을 받았고 행군도 했다.
김: (이지수 후보생의 말에 덧붙여)이 훈련들이 다 기초 군사훈련으로서 군인화 되는 과정에 일반 병사들이 받는 훈련이다. 또 그전에 집체교육이라고 해서 따로 학군단에서 기초 체력훈련도 받았다.

Q. ROTC를 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요?
정: ROTC를 준비한다는 것을 주위에 알리지 않고 혼자 준비했는데 합격소식을 전하니까 다들 의외라고 하면서도‘잘 선택했다, 네 길인 것 같다’며 용기를 많이 북돋아 줬다.
김: 나도 거의 알리지 않고 준비했다. 합격했다고 하니까 ‘잘했다, 멋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왜 힘든 길을 가냐’는 식의 얘기도 솔직히 있었다.
임: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경험삼아 지원했는데 합격했다. 부모님께서는 ‘네 사주대로 잘 가고 있다’고 하셨다.
이: 아버지께서는 축하해 주셨는데 어머니께서는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셨다. 주변에서도 걱정하는 말이 많았던 것 같다.

Q. 실제로 ROTC 생활을 해 보니 어떠신가요?
임: 아무래도 학군단에 여자 후보생이 5명 들어가니까 남들은 우리가 엄청 이쁨 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도 다른 남자 후보생과 똑같으며 못하면 혼나기도 한다.
김: 남자 동기들과 똑같이 훈련받기 때문에 다른 동기들과 같이 융화되어 가려고 노력한다.
이: 여자가 5명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Q. 학과 공부와 군사학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지?
김: 아침에 체력단련을 하고 군사학 수업도 듣고 학과 공부, 과제 등을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면이 있지만 이런 점은 다른 후보생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Q.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임: 아침 7시까지 체력단련을 하고 8시까지 매일 학군단에 간다. 그리고 수업이 있으면 수업을 들으러 간다. 수업이 끝나면 자격증 공부를 하고 월, 금요일에는 아침 점호가 있기 때문에 다 같이 전투복을 입고 구보를 한다. 요즘에는 하계 입영 준비를 하고 있다.

Q. 남자 후보생들과 같이 훈련을 받다보면 체력적으로 뒤처지지는 않나요?
김: 처음에는 그런 면이 조금 있었는데 훈련을 받다보니 잘 뛰는 사람은 잘 뛰고 못 뛰는 사람은 못 뛰는 것 같다. 남녀의 차이라기보다는 개인의 차이인 것 같다‘. 여 후보생도 잘 뛰는데 (남 후보생도 잘 뛰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정: 체력이라는 것이 워낙 개인차가 커서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모두들 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국방부에서 정한 군인의 체력 기준표에는 남녀간 차이가 있지만 훈련의 강도라든지 하는 부분은 다 똑같다.
임: (김재령 후보생의 말에 덧붙여)오히려 남자동기들이 뒤처질 때도 있다.(웃음)

Q. 학군단, 이런 것이 좋다! 하는 점이 있다면?
김: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거지를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 또 사람을 많이 접하다보니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다.
정: 자기 인생에 있어 목표가 더 뚜렷해지고 학군단 생활을 통해 책임감과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다.

Q. 여성 ROTC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무조건 비난만 하는 사람들은)자기 상황에 만족을 못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ROTC의 길을 가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고 한다.
임: 인터넷을 보면 우리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Q. 장교로 임관되면 어떤 군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정: 나의 장점을 잘 살려서 군대에서 발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군인이 되고 싶다.
김: 내가 잘 할 수 있는 점을 통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장교가 되고 싶다. 또 어떤 병과에 배정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소대장이 돼서 병사들과 같이 생활하게 된다면 자기 사람을 잘 품어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군인이 되고 싶다.
임: 아무래도 여성 ROTC 1기이다 보니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내려질 수 있는 것 같다. ‘여성 ROTC 잘 뽑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다. 그리고 군생활을 한번 제대로 하고 싶기 때문에 전투병과 쪽으로 갈 마음이 있다.
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받을 만한 군인이 되고 싶다.
이: 소대원들은 20개월 동안 복무를 하게 되는데 그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소대장이 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여성 ROTC로서의 포부를 한마디 한다면?
이: 여성 ROTC 1기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 대학교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생활이 조금 없어지더라도 열심히, 멋있게 생활하겠다.
신: 군인을 직업으로 삼고 왔기 때문에 장기복무가 목표이고 우리 대학교 출신인 송명순 준장님을 뛰어넘는 멋진 여군이 되고 싶다.
임: 영남권에서는 우리가 최초 여성 1기 ROTC이기 때문에 그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또 우리 대학교 학우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후보생이 되고 싶다.
김: 군복무를 단기로 하고 나오게 된다면 26살이 된다. 20대의 젊은 시절의 반을 군생활로 보내는 것인데 그 젊은 패기를 불태워 열심히 열정적으로 생활하겠다.
정: 1기로서 대한민국 여군에 큰 획을 긋는 시초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약간의 부담감도 있지만 젊음과 열정을 다 바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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