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등록금 문제의 해결사
고액등록금 문제의 해결사
  • 이은산 씨(독어독문4)
  • 승인 2011.05.0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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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21세기 한국대학생 연합 소속 대학생 300여 명이 '등록금 문제와 취업난 해결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식을 가졌다. 1인 시위를 해도, 집회를 해도, 삭발을 해도, 사람이 하나 죽어도 다들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 6년차 대학생으로서 느낀 점 하나는 학생이 힘이 없다는 것이다. 2010년 대학생 수 290만 1천283명, 학자금 대출인원 76만 6천명. 한 해 자살하는 대학생 수 230명, 중등교육을 받는 수까지 포함한 한 해 학생자살자수 370명. 하루 한 명 꼴로 학생이 자살을 하고 80%에 육박하는 대학 진학률(진학률 2010년 79%)을 가진 나라, 평균 대학 졸업자의 빚 1천125만원. 4명중 1명은 빚쟁이고 8명 중 1명이 실업자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5월 2일, 나는 거리로 나왔다. 지겹도록 이슈로 다뤄지지만 지지부진하고 성과없는 등록금 문제때문이었다. 중앙도서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느낀 점 하나는‘시위하면서 어머니 생각하지 말자’였다. 웃긴 이야기지만 시위를 하다보니 눈물이 나길래 해 본 말이다. 이번엔 등록금을 어머니 카드로 긁었다. 지난 학기는 학자금 대출, 지지난 학기는 장학금 조금, 지지지난학기도 장학금 조금, 나머지는 다 학자금 대출, 7개학기를 보내는 동안 남아있는 학자금이 6백만원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으면 되지 않냐고? 그래, 이게 다 내가 공부를 안 한 탓이다. 졸업한 후에 조금만 열심히 일해서 금방 갚으면 되지 않냐고? 미안하다. 올해 청년실업자 수만 36만명이다. 그럴꺼면 대학 안 갔으면 되지 않냐고? 사과한다. 일개 개인으로서 사회풍토를 이길만한 배짱도 능력도 없었다.
이 중에 무엇도 속하지 않는 학생이 있을까? 다 장학금을 받고, 다 취직을 하고, 다 꿈을 실현시키고자 대학교에 왔을까? 이유야 어찌 되었건 등록금 문제는 바로 내 앞에, 바로 대학생 앞에 닥쳐있다. 그럼에도 왜 현 대학생 세대는 고액등록금 문제에 이토록 무관심할까? 자신들이 등록금을 내지 않아서? 그렇다면 고액등록금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은 부모님 세대일까? 아니, 반값 등록금을 공약해놓고 요즘 말로 심적 부담을 반으로 줄여주겠다는 말이었다느니 요즘 말로 드립을 치고 있는 정부의 문제일까? 아니, 대학생들은 답을 알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무관심한 우리들’이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고액등록금 문제는 왜 이리 지지부진할까? 이 상태로 나의 후배 세대에, 나의 자식 세대에 이 고액등록금시대를 물려준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생각하는 이 고액등록금 시대의 유산은 이렇다. 부모님은 노후자금이 없어 가난해진다. 우리 세대는 교육비 부담에 자식을 낳지 않는다. 다가올 세대는 교육비 부담에 학업을 포기한다.
하지만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중산층이 두터워야 한다. 또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교육받기 위해서는 이 고액 등록금이 내려가야 한다. 중산층이 두텁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교육비지출부담이 경감되는 것이다. 직시하라. 신물나는 진보학생회도, 별다를 바 없는 보수학생회도, 달콤한 말로 꾀어내는 정치브로커도 다 우리의 해결사가 아니다. 내 앞에서 목을 옭죄는, 곧 옭죄어 올 고액등록금문제의 해결사는 직접적인 피해자인‘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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