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수 없는 필리핀에서의 소중한 기억
잊을수 없는 필리핀에서의 소중한 기억
  • 편집국
  • 승인 2011.05.05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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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자매학교(산베다 알라방 대학)연수기

우리 대학교 학생을 환영하는 산베다 알라방 대학 총장과 학생들
지난해 1월 10일 우리들은 사회학과와 자매결연을 맺은 대학인 필리
핀 Sanbeda Alabang College(산베다 알라방 대학)를 향해 태평양을
건넜다. 설렘과 기대로 가득한 마음을 품고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이곳의 예상치 못했던 더위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두터운 외
투가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공항에 마중을 나오신 산베다 알라방 대
학의 교수님들과 함께 세계에서 교통량이 세 번째로 많다는 복잡한 마
닐라시내를 가로질러 아얄라 알라방 지역에 도착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에서 익숙하지 않은 낯설음을 느끼며 산베다 알라방 대학에 무사
히 도착할 수 있었다. 곧바로 이어진 환영식에서 이곳 대학의 총장님과
관련 교수님들, 그리고 한달 동안 우리를 돌봐줄 포스터 패밀리(Foster
Family)를 만날 수 있었다.

한달 동안 우리 5명은 계획에 따라 움직이면서 필리핀의 사회문화를
둘러싼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체험할 수 있었다. 필리핀 유명지역관광,
대학에서의 수업참여,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그동안 우리에게 생소했
던 필리핀인들의 문화 전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우리의 스케쥴은 아얄
라 박물관과 국립박물관 방문 및 그 주변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
작 됐다. 짧은 방문과 설명을 통해 필리핀의 역사와 문화를 비교적 잘 느
낄 수 있었고, 또 필리핀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현지 필리핀 친구들과 대화할 때 처음에는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말
이 잘 나오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럴 때마다 사전과 회화
책을 보면서 그런 상황에서 해야 할 말을 수시로 익혔다. 그렇게 며칠을
지나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할 적절한 표현을
제법 구사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렇게 그곳 친구들과 대
화하고 점점 친해질 때쯤 우리 5명은 산베다 대학의 프로그램인 원시부
족체험에 동행하게 되었다.

우리가 그곳에 도착한 세 번째 주에 다녀왔던 민도르 탐방은 필리핀
원주민들의 생활을 체험하고 그들의 진정한 전통문화를 느끼기에 부족
함이 없었다. 일주일 동안 필리핀 원시부족과 생활하며 조원들끼리 단합
심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그
것 또한 산업문명에 익숙한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인류애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를 체험하
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으며, 특히 우리의 영어능력부족 때문에 빚어졌던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컸고, 아울러 그곳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따갈로

그어를 이해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친절함과 우리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관심 덕분에 그러한 어려움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우리는 기대 이상으로 산베다 대학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특히 우리에 대한 과잉관심으로 어떨 때는 많은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그곳 대학의 국제학과(International Studies)에서는 우리의 수업참관
을 도와주었고 학과학생 5명은 항상 우리와 동행하며 우리를 안내해주
었다. 지금은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너무 그립게 다가온다. 그곳 학
교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모두 같은 캠퍼스 안에 위
치해 있었지만 학교 규모는 우리학교에 비해 훨씬 적어 보였다. 규모는
적었지만 재학생 수는 초등학생 2천여 명, 고등학생 2천여 명, 그리고 대
학생 2천(그중 로스쿨생 5백명)여 명에 이른다고 하였다. 규모면에서 비
교적 적은 학교로 보였지만 그곳의 학생들이 느끼는 학교에 대한 자부
심은 대단했다. 특히 산베다 로스쿨은 필리핀 전체에서도 알아준다고
하며 변호사 합격률도 90% 이상이 될 정도로 그곳 학교 수준은 생각보
다 훨씬 높았다.

문화체험이 없는 날 우리는 그들과 함께 수업에 참가했는데 솔직히 영
어로 진행되는 수업내용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배려로 우리는 그곳 학생들로부터 보충설명을 들을 수 있었으며, 또 그
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문화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물론 수업을
듣고 난 뒤 간단한 형식이었지만 영어 리포트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들
과 수업을 함께 하면서 많게는 100여 명 이상의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우리와는 많은 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수가 적기도 하였지만(20여 명 내외), 강의실의 규모
도 아주 적어 무엇보다 수업 중에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
고 있음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수업에서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곳에 도착한 첫날의 환영회 이후 우리는 각자 묵게 될 포스트패밀
리로 가서 가족들을 소개받고 짐을 풀었다. 같은 방을 쓴 니코라는 형은
마치 한국에 있는 형과 같이 세심하게 여러 가지를 배려해 주었고, 나를
위해서 직접 짧은 한글 편지를 써주었다. 집안사람들 모두 나를 타국에
서 온 손님으로 보지 않고 진짜 한 가족처럼 친근하게 다가와 주었기 때
문에 필리핀에서의 생활은 외롭지 않았다. 물론 필리핀에서의 첫날과 그
후 약 일주일 동안은 한국의 가족들과 여자 친구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

도 했지만 어느덧 이곳 생활에 익숙해졌다. 더욱 신기했던 점은 대화를
하기 위해선 영어를 써야했는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영어단어와 표현들
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자신감을 갖고 생활할 수 있
었다. 그곳에 있는 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생활할 수 있었고 비록 학
제가 우리와 달라 우리보다 4살이나 어린 동생들도 생활하였지만 그들
과도 재미있게 같이 어울릴 수 있었다.

4주간의 필리핀 생활 중 크게 느낀 바는 학교의 시스템뿐만 아니라 필
리핀인들의 생활방식과 그들의 사고방식이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가족을 중시하는 그들은 우리를 필리핀 방문 첫 주
주말에 그들의 가족모임에 초대를 해주었다. 그 자리에서 함께 살고 있
는 가족뿐만 아니라 친가를 비롯한 외가 쪽 사람들까지 모두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서 가족 간의 유대가 상당히 깊음을 알 수 있
었다. 일 년에 몇 차례 이루어지는 우리의 가족모임과 달리 그들은 한 달
에도 몇 차례나 가족모임을 하고 이를 통해 가족구성원 간의 끈끈한 정
을 나누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필리핀 가족과 친구들을 페이스
북으로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만약 그들이 한국에 온다면 우리
가 그들에게서 받았던 환대와 사랑을 돌려줄 차례이다. 나아가 사회학
과 후배들과 우리대학교 학생들 그리고 우리나라가 앞으로 필리핀과 좀
더 많은 교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동시에 우리는 이번 필리
핀 방문에서 영어를 좀 더 배우고 익혔다는 사실도 있지만 그것보다 훨
씬 더 가치있는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늘 우리보다 못살고
가난하다고 생각했던 필리핀인들의 가족유대와 이웃을 향한 배려와 호
의를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상호문화이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우리와 다른 삶의 방식과 문화도 의미 있고 중요하다는 것
을 인식할 수 있었다. 이번 필리핀 산베다 알라방 대학방문과 문화탐방
은 그 동안의 대학생활 전체를 통해 가장 놀랍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그
런만큼 우리의 삶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체험으로 오랫동안 기
억할 것이다.

-특별기고 : 사회학과 송인영, 채성수, 이영기, 장원식, 차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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