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교내모금행사 진행 아쉽다
‘일본 대지진’ 교내모금행사 진행 아쉽다
  • 예진영 씨(인문자율1)
  • 승인 2011.03.30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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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언론 모두가 일본 지진의 피해에 대해서 다뤘으며 아직도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최고 10m 높이의 지진해일이 연안을 강타하며 집과 건물이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또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로 우리나라도 남의 일로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지진 직후 우리 정부는 119구조대 106명을 파견해 23일까지 구조 활동을 벌였고,‘한류스타’로 불리는 유명연예인들이 적지 않은 성금을 일본에 보냈으며, 시민단체·방송사 등도 적극적으로 모금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교의 경우 ‘글로컬봉사단’주최로 15일부터 지원 기금 모금 활동에 나서고 있다. 모금 활동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고 비판 여론이 있지만 모금 행사를 여는 것이나 기부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의사표현이므로 존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금 행사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쓴다.
첫 번째‘왜 일본에 돈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중앙도서관에 설치되어 있는 모금함 주변에는 아예 행사에 관한 설명이 없었다. 우리 대학교 홈페이지‘영대소식’란에 접속해야 지진으로“‘59만명의 이재민과 최대 4만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에게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글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도 문제 같은 일본과 매우 복잡한 역사 관계를 갖고 있고, 그래서 반일감정이 있는 학우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우리 대학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왜 일본을 도와주어야 하는가’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단순히 일본에서 발생한 이재민과 사망자 숫자를 알려주는 것은 큰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경우‘이러한 상황에서 제일 고통받는 것은 어린이’라며,‘지진으로 집과 가족을 잃은 어린이들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는 문구로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시켜 후원금을 보내줄 것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에서도 이런 보충 설명이 좀 더 들어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일본은 지진 직전 신용등급이 하락한 데다 지진이 겹쳐,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라거나‘우리나라와 일본은 경제적으로는 밀접한 나라’라는 점 등 지원을 해 줘야 하는 이유를 모금함 주변에 입간판 형태로라도 설치해 예비 기부자들의 공감을 100퍼센트 얻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관심을 모으는 시도라도 해 보는 것이‘모금 주최자의 역할’이 아닐까.
두 번째는 모금 행사 현장에서‘어디로 어떻게’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대한적십자사는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모은 성금 91억 중 12억 8400만원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정기예금으로 가입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같은 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한 보건복지부 감사에서는 직원 채용 및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비리 사건으로 인해 모금·자선 단체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학내에서 모은 성금을 어떤 곳으로 넘겨주고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은 신뢰성을 의심케 할 수 밖에 없다. 민간 봉사단체인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생수, 모포 등을 보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구체적인 계획을 기부자에게 고지했다. 실제로 19일 협회는 부산항에서 4억 7천만원 상당의 구호품을 보냈으며, 이 사실을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올려 기부자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우리 대학교에서도 모금 기간이 끝나면 이 사례처럼 어떤 곳으로 사용되었는지 홈페이지나 또는 지금 모금함이 설치된 중앙도서관에 알림판을 붙여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후속 진행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 일본에 부족한 것은 종이돈이 아니라‘인력’과‘장비’이다. 물론 대학에서 이런 것을 마련해 일본에 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방사능 누출로 농수산물은 물론 수돗물까지 오염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학내에서 모은 성금은 앞서 언급한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지원 사례처럼, 생수 같은 간단한 생필품을 구입해 보낼 것을 제안한다. 우리 대학교를 대표하는 봉사단의 후속 활동 소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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