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 납부자 혜택, 학생회비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학생회비 납부자 혜택, 학생회비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 주대윤(경제금융2)
  • 승인 2011.03.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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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시간에 배운 것 중에‘화폐는 실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믿음이다’라는 것이 있다. 이 말의 뜻은 1천원 짜리 지폐는 단지 종이일 뿐이지만 모두 그 종이가 1천원이라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믿음으로써 비로소 화폐가 된다는 뜻이다.
즉 가치는 믿음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건강공제회비는 납부하지만 그에 비해 학생회비는 잘 내지 않고 있다. 이 둘의 차이는 간단하다 가치를 인정받는 것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건강공제회비를 내면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또는 저렴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학생이 알고 있다. 또한 건강공제회비를 내는 것이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이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주변의 일반 학생들에게 학생회비에 대해 물어 보면 학생회와 본부의 사리사욕에 쓰인다는 말과 학생회비는 내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학생과 학생회 모두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그동안 살펴보면 항상 학생은 학기 초에만 학생회비에 관심을 가지고 막상 학기가 시작되면 과제니 시험준비니 이것저것 핑계를 대며 학생회비가 어떻게 쓰이는가에 무관심했고 학생회는 적극적으로 사용내역을 알리지 않았다.
이번 학생회비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학생회비가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고 대학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쓰이며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주어 학생 스스로 학생회비를 내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본부는 이번학기부터 학생회비 납부자에게 해외자원봉사, 국토대장정, 천마 리더십캠프, 학생공모전 지원사업의 선발에 우선순위 혜택을 준다고 한다. 이건 마치 학생회비를 여러 지원 사업에 끼워 판다는 느낌을 준다.
‘학생지원프로그램’은 등록금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학생회비를 선발 기준에 포함시키는 것은 말로만 자유선택 납부이지 실제로는 일종의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학생회비를 내진 않았지만 등록금을 꼬박꼬박 내는 학생들은 이 같은 차별대우에 오히려 불만과 반발심이 생겨서 향후 본부에서 추진하는 여러 사업에 비협조적이 될 수 있다.
물론 다른 측면에서 바라 봤을 때 학생회비를 낸 학생들은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학생과 별 차이가 없다면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학생회비를 더 나아질 환경을 생각하며 투자했는데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로 보고 다음 학기에는 내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여기서 학생회비를 낸 학생과 내지 않은 학생 간의 이해가 필요하다. 고지서 출력 시 표기가 되어 있었고 우선순위 혜택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납부한 학생도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 혜택을 번복할 수는 없다. 이번 학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정해 주는 대신 학생회비가 투명하게 쓰여진다면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학생도 그만큼의 이득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한 발짝 양보 해주어야 한다.
본부 측에서 명심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납부율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학생회비를 내면 주어지는 혜택’이 아니라 ‘학생회비가 어디에 쓰여서 대학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학생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현재 학생회에서도 투명성을 위해 3월부터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회비 사용내역을 공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나의 바람은 홈페이지 공지도 좋지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학과 건물 안에 학생회비 게시판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기재하는 것이다. 이 게시판을 통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일의 진행 상황과 일정을 주기적으로 공개하여 단기적인 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일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상호간에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된 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모든 것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학생회비의 투명한 사용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일이 시작 되었을 뿐이다. 수년간 학생회비에 대한 편견이 꾸준히 쌓여왔기 때문에 그 사용내역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이 금방 변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학생들도 이번에는 관심을 가지고, 학생회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생회비가 학생들로부터 믿음을 얻어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학생회가 더 분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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