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교육의 균형 잡기
교양 교육의 균형 잡기
  • 편집국
  • 승인 2011.03.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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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다. 이는 말하자면 ‘모호한 어떤 정신적 가치’를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해석의 관점에 따라 이 말은 극명하게 해체되고 재정의 되기도 한다. 물질적 부의 문제, 신분상승의 문제, 취업의 문제가 가장 절박한 사람에게 이 말은 현실의 문제 해결 능력을 위한 교양으로 재정의 된다. 반면 현 상태의 지속을 통해 정치적·경제적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고전적인 의미의 교양으로 해석된다. 오늘날 교양의 의미는 이처럼 해석 주체의 관점에 따라 도구적 교양과 고전적 교양으로 양극화 된다.
도구적 교양과 고전적 교양으로 양극화됨에 따라 대학 교양 교육 또한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수요자의 요구에 민감한 대학은 도구적 교양 중심의 커리큘럼을 짜게 되었다. 반면 고전적 교양을 중시하는 대학은 고전적 교양을 중심축으로 교과 과정을 운영하였다. 그러나 도구적 교양 중심 대학이든 고전적 교양 중심 대학이든 그들이 얻는 만큼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 가령 도구적 교양 중심 대학은 공동체적 삶에 필요한 가치의 상실, 파편화되고 고립된 개인이라는 아픈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반면 고전적 교양 중심 대학은 자칫 ‘그들만’의 교양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양자택일의 상황이라고는 하나 대학 교양 교육은 대부분 일상의 생활 철학이 주도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현실적으로 대학은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에 관한 고전적 교육보다는 ‘생애-적응’의 도구적 교육만을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대학은 마침내 자동차를 조립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며 생명을 연장하고 건강을 향상시키며,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일상의 기술 교육으로 흐르는 편향성을 띠게 되었다. 대학 교양 교육은 생애-적응이라는 거대한 위력 앞에 한 없이 무기력해짐으로써 도구적 교양이라는 가면 속에 숨어 겨우 그 명맥만을 유지하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이로 인해 졸업하는 학생들은 교양 교육이 제공하는 정신적 가치를 기초로 하여 사유하고 생활하는 것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되었다. 그들은 생활을 위한 수입을 벌어들이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 이외에 배운 것이 없게 되었다. 그들은 아름다움, 문화, 역사, 인성 등에 대해 배우지 않았다. 그들의 고객을 속이고 그들의 세금을 속이며, 그들이 만든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속이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진정으로 다른 사람과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며, 눈만 뜨면 새로운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드는 세계의 한 가운데서 무지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다. 그들은 그들이 공부하는 전공의 원리들이 자신과 세계, 그리고 이 우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교양 교육의 위기는 마침내는 우리의 건강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오늘날 대학 교양 교육의 시대적 당위성은 무엇인가? 인성함양을 기본으로 하고 사실의 해석, 가공, 그리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는 고전적 교양과 도구적 교양이 지향하는 바를 아우르면서 우리시대에 요구되는 교양의 이념이라 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교양은 그 자체 인간됨에 대한 당위적 덕성과 관련된 것이면서도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대학 교양 교육은 덕성 함양을 기본 목표로 하고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어야 한다.
인성함양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교양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것은 사고의 가치 체계 곧 사고의 준거 틀을 형성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수용과 재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실현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명저 읽기와 글쓰기를 들 수 있다. 다양한 명저를 읽고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다양한 관점과 세계관을 포함한 책들을 읽고 비교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영남대 명저 읽기와 글쓰기 교양 교육은 명저의 핵심가치를 찾는 과정을 통해 사고의 준거 틀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이를 통해 교양 교육의 이념인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가치 해석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면에서 영남대학교 명저 읽기와 글쓰기 교육은 도구적 교양 교육과 고전적 교양 교육의 균형 잡힌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남대 명저 읽기와 글쓰기를 통한 교양 교육은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이 요구하는 교양 교육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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