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토론’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김효은 기자, 박준범 기자, 이수정 기자
  • 승인 2011.03.16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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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형식의 토론식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공유하면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토론식 강의는 여러 수업에서 활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토론식 강의를 직접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 대학교 학우들에게 토론식 강의와 토론문화에 대해 물어보았다.


참여자
여승현(법학4), 김준범(신소재공3), 황성훈(경영3), 이관(철학2), 전소민(언론정보2), 조동영(정보통신공2)
토론식 강의

사회 :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토론식 강의나 진행방식이 있는가?
여승현 씨(여) : 우리 대학교 수업 중에‘법과 예술’이라는 과목이 있다. 이 수업 시간에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이적규정에 대해서 찬반 토론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 1학년이었던 나는 선배님들에게 많이 밀리면서도 지기 싫어했고, 이때부터 토론에 대해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 사실 토론을 하다보면 의견이 충돌하지만 거기서 더 나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토론은 일상생활에 항상 존재하는 것인데 학생들이 약간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동영 씨(조) : 글쓰기 수업을 했는데 혼자만 1학년이어서 선뜻 나서기 어려웠다. 조별로 PPT를 만들 때도 별로 참여를 하지 못했었다. 
여 : 어리고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학교를 다니다 보면 이겨내게 된다. 토론을 많이 하고 단련을 하면 선배들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김준범 씨(김) : 토론식 강의를 하다보면 떨리고 부담되기도 한다.
조 : 철학과 수업은 대부분 토론식 강의인데 토론식 강의를 할 때면 서로 반박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인상 깊었던 토론식 강의는 어떠한 논제를 가지고 학생 전체가 논문을 쓰고 그중 몇 가지를 골라 교수님께서 다시 이야기를 해주시는 수업이었다. 토론보다 교수님께서 설명해 주시는 게 편하다.
전소민 씨(전) : 토론식 강의를 하면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많다. 토론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시도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은 반대한다. 갑작스럽게 하는 토론은 하기 싫은 사람도 억지로 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참여하는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토론을 하기 싫은 사람이라도 그 점수를 받기 위해 억지로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토론식 강의를 하다보면 토론식 강의가 더욱 싫어진다. 토론을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 먼저 물어본 뒤에 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사전에 공지를 해주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서 토론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봤으면 좋겠다.
사회 : 그렇다면 토론식 강의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 : 200명 정도 듣는 강의에서 토론을 한 경우가 있었다. 찬성과 반대를 나누어 토론을 하고 조별끼리 PPT를 만들어 발표하는 강의였다. 주로 질의 및 응답 토론식으로 진행했는데,  몇 사람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아 집중이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대형 강의에서는 토론이 맞지 않다. 대형 강의실에서 하는 토론보다는 5명에서 10명 정도 모여서 토론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본부의 문제점에 대해서 토론할 경우에도 의견이 다르다. 개인적인 소망이라면 흥미로운 논제마다 끝장토론을 하고 싶다. 결론이 나올 때까지 토론을 하는 수업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 : 교수님이 직접 강의해주는 수업은 단기간에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응용하고 활용하는 데 서툰 부분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토론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잘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토론식 강의가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중·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주입식 교육 때문인 것같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토론식 수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황성훈 씨(황) : 토론은 팀끼리 자료조사를 하고 근거를 찾기 때문에 공부를 더 하게 된다. 토론을 하게 되면 반대 측의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성장시킬 수도 있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닌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의 입장이기 때문에 상대의 반박의견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사회 : 토론을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확고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황 : 그리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말하는 능력만 가지고 있으면 어떤 질문이 와도 얘기할 수 있다. 취업면접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취업토론의 경우 자신이 준비했던 토론의 주제가 나온다면 자신감 있게 한마디 더 할 수 있고 이는 취업이나 사회생활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토론문화

사회 : 아직까지 토론식 강의에 학생들이 수동적이고 적극적이지 않다. 이러한 문제는 학생 개인과 사회 시스템 중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조 : 중·고등학교 때 토론수업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을 받은 뒤 대학교에 와서 갑작스럽게 토론식 강의를 하면 적응하기가 힘들고 익숙하지 않다.
전 : 대학교에 와서는 토론식 강의가 더욱 어렵다.
이관(이) : 자신감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솔직히 토론이 하기 싫다. 자기가 아무리 많이 알고 있다고 해도 몇백 명의 학생이 있는 강의실에서 토론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내게 될 경우 아무래도 부담스럽게 된다.
여 : 1학년 과대표를 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토론을 자주했다. 학생회의 돈 문제, 등록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있었다. 사람의 가치관 차이긴 하지만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이 다양했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세상에는 여러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의견이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아보면서 자신의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 : 토론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과 의견충돌이 있을 때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 : 모든 사람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 토론을 하다보면 상대방의 의견을 수렴해서 받아들여야할 때가 있는데 모든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물다. 소수의 의견이 무시당할 경우에는 가슴이 아프다.
사회 : 사업단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토론을 하는가?
황 : 각 팀에 찬성하고 싶은 사람, 반대하고 싶은 사람이 있지만 일단 팀을 나눠 무조건 입장을 정해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토론을 진행하는 이유는 찬성측 입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반대측 입장이 되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토론을 할 때면 논리적으로 반박, 주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될수록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또한 토론을 할 때는 감정적인 부분은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끝장토론이 되려면 그 주제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사실 토론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토론 자체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주제에 대한 조사를 하고 두세 번 토론을 하다 보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여 : 우리 대학교 자유게시판을 보면 많은 의견 충돌이 있다. 하지만 고정 닉네임제에 지레 겁먹고 하지 않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다. 자유게시판이 자유로운 커뮤니티, 토론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토론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주제부터 해나가야 된다. 
황 :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익명으로 토론을 하다보면 건설적인 토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토론을 위한 토론게시판이 아닌 감정싸움이 일어나거나 심하면 욕하는 경우가 나올 수도 있으므로 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
여 :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느끼는 것이 있어야 토론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느끼는 것을 토론하기 때문에 감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사실 토론은 의식의 문제라서 각자가 감정을 가지고 토론할 수도 있다.
소감

사회 : 토론에 관해서 이야기해 봤는데 소감은 어떻습니까?
김 : 우리와 같은 20대에게 토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기에 교수님들 중에 토론을 잘 이끌어가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다.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라도 토론이라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 : 자기성향이 강한 교수님이 많고, 때로는 정치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수업을 듣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교수님의 말만 들을 수 없다. 그렇기에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 토론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정 : 작년에 글쓰기 토론을 수업하고 오랜만에 다시 모여서 토론을 했던 적이 있었다. 서로 만나서 의견을 나누다보니 모르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하는 자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토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 : 오늘과 같이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 오랜만이다. 이러한 자리가 좋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토론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전 : 사실 준비가 잘 안 되어 있었지만, 토론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 : 갑작스럽게 와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여 : 이렇게 한명, 한명이 토론에 참가해서 추후에는 2만명이 모두 모여서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황 : 유익했던 시간이었던 같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토론을 하자고 하면 친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토론과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토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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