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와 책 - 페이스 쇼퍼
잉여와 책 - 페이스 쇼퍼
  • 강보람 기자
  • 승인 2011.03.02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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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방학 동안 자랑스러운 영대인들은 자기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 중 고민 끝에 용기 내어 외면적인 발전을 시도한 학우도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 생활의 부푼 기대를 품고 현대의학의 힘을 빌린 새내기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은 아무리 수술자국이 자연스러워졌다고 해도 수술 여부를 한번에 알아보는 성형 왕국 대한민국이다.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소곤소곤대는 성형 뒷말들을 쿨하게 웃어넘길 수 있을까?
이번 방학 동안 소위 ‘갈아엎은’ 학우들의 불안하고 떨리는 마음과 타인의 시선으로  혼란스러운 감정을 어루만지고자 ‘잉여와 책’의 첫 번째 책은 정수현 작가의 ‘페이스 쇼퍼’로 선정했다.
우선 이 책은 성형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잘 풀어냈다. 성형수술을 둘러싼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그 속에서 사랑과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성형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속에서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책이다.
◆우리 세대의 성형 성장소설=성형을 생각하는 당신이 외모지상주의자라는 죄책감이 드는가? 작가는 ‘성형은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을 채우기 위한 행위에서 진일보해서 한 인간의 조화로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위로한다. 이 책은 결코 성형을 옹호하지도 비판하지도 않는다. 다만 성형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유, 성형을 앞둔 사람들의 생각, 성형을 결심하기까지의 고민, 성형을 감행한 사람들의 생각과 그 후 중독증 등을 풀어내어 그들의 결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 성형은 그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성형에 대한 솔직한 고민과 성찰이 담긴 우리 세대의 성형 성장소설인 것이다. 지금쯤 여러 가지 변화로 다가올 새 학기를 불안해하며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 이 책을 보고 잠시나마 마음을 달래어 용기를 내기 바란다.
◆성형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그렇다면 성형 후 앞으로 대처해야 할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작가는 ‘성형 후 아름다워진 얼굴에 걸맞은 능동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의 시선에 종속되어 자신의 얼굴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리 예뻐졌어도 결국 그 사람 자체는 아름다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족한 어느 부분을 메움으로써 조화를 얻고 그에 따라 능동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얻게 도와주는 것, 그것이 성형의 이상이다.
◆조화로운 개성의 아름다움=성형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형은 콤플렉스 치유 정도로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처럼 중독에 빠지거나 한 번의 만족으로 인해 자꾸 욕심을 부리다가는 당신 본래의 것이 하나도 없어질 수도 있다. 아무리 예뻐도 인공적인 얼굴에서는 매력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로지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만 가득하다면 당신의 성형은 실패다. 당신의 얼굴 속 부족한 어느 부분을 메움으로써 조화로운 개성을 얻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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