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해결해야 할 세 가지 과제
등록금 인상, 해결해야 할 세 가지 과제
  • 여승현(법학4)
  • 승인 2011.03.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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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만 되면 그러했듯 올해도 어김없이 어느 대학교가 등록금을 동결 했고, 어느 대학교가 인상을 했는지가 이슈이다. 특히나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정부에서 등록금 가이드라인까지 만들 정도였으니 그 어느 때보다 대학교의 등록금 인상여부가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됐다.
이런 와중에 우리 대학교는 등록금을 2.8% 인상했다. 여러 언론을 통해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인상을 결정한 4년제 대학교이며, 설 연휴 전날 등록금 인상을 발표해 기습적으로 인상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대학의 재정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우리 대학교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또한 수많은 지역소재 4년제 대학교들이 잇따라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등록금을 인상함으로써 학생들의 충분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등록금 책정 과정에서 학생 대표들과 확실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해서 홍역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해결해야할 사항이 있다.
◆첫 번째,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과제=올해 등록금 협의 과정에서는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구성을 의무화하도록 관련 법령이 개정됨으로 인해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입장 표명이 크게 작용될 수 있었다. 우리 대학교 역시 등심위가 설치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등심위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우선 위원 구성이 교직원 3인, 학생 3인, 외부전문가 1인으로 되어있었는데 외부전문가의 경우 본부 측의 주장이 우세하는 데 힘을 실어주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말았다. 또한 정해진 금액에서 조절하는 기존의 등록금조절위원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본부가 일방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해 선포했다.
결국 등심위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물론 이번이 첫 시행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이 수정되고 원래 취지대로의 등심위가 열릴 수 있도록 본부와 학생대표들은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재단의 책임=재단은 학교 경영에 있어 해야 할 책무를 다해야 한다. 학생과 교원의 증가에 따라 재산을 출연하고 법정 부담 전입금을 대학에 지급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교의 재단은 여러 기금을 적립하면서 법정 전입금을 제대로 부담하지 않고 있다.
물론 다른 사립대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립학교법에서는 전입금 의무를 부여하는 대신에 재단 법인에게 교직원 임면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법정 전입금 납부라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하지 못하면서 권한을 내세우고 있다. 계속하여 최소한의 의무조차 하지 않는다면 재단은 학교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닌 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세 번째, 학생들의 공감=학생들과의 공감을 통한 등록금 편성,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연말 연초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들은 본부와 ‘등록금 투쟁’을 벌인다.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 인상 이유는 우수 교수 유치와 교육환경 개선, Y형 인재 육성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계속 들어온 뻔한 이야기다. 과연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여전히 열악한 교육환경과 교수진에 불만이다. 당장 우리나라 초·중·고·대학교 중에서 학교의 1인당 교원 수가 가장 뒤떨어진다. 이것만 보아도 학생들은 결코 ‘우수 교수 유치’와 같은 이유에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Y형 인재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면 등록금을 적게 내도 되냐는 물음이 나올 정도이다. 우리 대학교가 이번 등록금 인상에 내세우는 ‘지극히 당연한’ 명분이 아닌 정말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인상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와 그에 따른 올바른 사용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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