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천마문화상 시부문 우수작 작품해설
제41회 천마문화상 시부문 우수작 작품해설
  • 편집국
  • 승인 2010.12.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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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섭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세상의 비밀이 있다. 그것은 느낌으로 다가왔다가 이미지로 확실해지는 은유라는 것인데, 시를 쓰고 은유를 알게 되면서 내 모든 감각의 초점은 엑스레이처럼 사물들을 투영하기 시작했다.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고 세상에서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찾아내는 일은 늘 즐거웠다.

나에게 시라는 것은 이런 비밀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나무 숲과 같다. 그리고 그 댓잎의 떨림이 바람을 타고 처음으로 숲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늦은 새벽 빈병과 박스를 집채만큼 수집해 어디론가 느릿느릿 걸어가는 노인을 보았다. 박스의 무게보다 어떤 삶의 무게가 참 무겁게 내 시선을 누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간직했고 달빛이 밝던 새벽에 달팽이를 완성하게 되었다.

외롭고 쓸쓸하지만 따뜻한 것들에 대한 시를 쓰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종이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나의 비밀이야기가 세상으로 날아가 당신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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