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대 앞 르네상스를 꿈꾸다
영대 앞 르네상스를 꿈꾸다
  • 염수진 기자
  • 승인 2010.11.0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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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58호에서 학생 64% 정도가 우리 대학교 외 지역에서 문화 생활을 즐긴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부족한 문화생활 공간’이라고 답한 학생이 31%에 달했다.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에겐 학교 앞 문화 공간이 학생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불가분한 관계다. 지하철 역시 생김에 따라 경산지역 대학의 문화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우리 대학교의 르네상스를 꿈꿔본다. 

◆홍익대 앞 프리마켓, 부산대 앞 ‘아마존’=대학 문화의 메카인 홍익대학교, 그 앞에 예술인의 창작 공간인 프리마켓이 있다. 홍익대 앞 놀이터에 들어서면 프리마켓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안내하는 사무국이 보인다. 그 주변으로 독창적인 예술품을 파는 좌판이 벌어져 있다.

홍익대 앞 프리마켓의 모습 /염수진 기자

압화로 만든 악세서리, 세상에서 하나뿐인 개성 있는 가방, 도자기 공예로 만든 핸드폰 줄, 천으로 만든 아기자기한 물건, 익살스런 캐리커처 그림도 있다. 다양한 예술 작품을 구경하다 보면 해가 지는 줄도 모른다. 놀이터 안으로 점차 들어가다 보면 처음 들어본 노래 소리가 들린다. 놀이터 옆 작은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인디밴드가 그 주인공이다. 공연을 즐긴 값은 엿장수 마음대로다. 이와 같이 프리마켓은 학생들의 끼가 마음껏 펼쳐져 대학생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간혹 벼룩시장을 의미하는 플리마켓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프리마켓은 창작품과 창작행위가 펼쳐지는 예술시장이다. 02년 월드컵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시민이 문화 주최자가 되는 문화예술축제를 만들기 위해 시작하게 됐다. 이곳은 창작자와 시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참여의 장벽이 없는 열린 시장으로 다양한 예술인들이 모여 현재는 1천1백여 명의 예술인이 등록돼 있다.

문화공간이 서울에만 형성된 것은 아니다. 부산에도 예술인의 시장이 형성되는데 부산대 앞이 그곳이다. 지하철 부산대 앞 역 1번 출구와 맥도날드 부산대 2호점 사이의 골목이 부대 프리마켓 아트마켓존이다. 줄여서 아마존이라고 한다.

아마존 담당자인 전혜정 씨는 “최근 부산대학교 앞의 상권이 침체기라서 핸드메이드 상품을 팔던 사람도 2~3개월을 넘기지 못했어요. 서울 홍익대 앞에는 프리마켓이 하나의 관광이잖아요. 저도 핸드메이드 작품으로 매장을 운영했는데 ‘한번 해보면 재미있겠다’하는 흥미위주의 감정이 있었죠”라며 시작한 계기를 말했다. 이곳은 작가가 40명에 달할 정도로 부산의 다른 프리마켓에 비해 많은 작가가 등록돼 있다. 열린 공간을 추구하는 다른 프리마켓에 비해 아마존은 골목에 위치한 특성을 살려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는 소소한 재미를 살렸다.

◆작은 풀씨의 꿈=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홍익대, 이화여자대학교 사이에 대학생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문화 공간이 있다. 대학로 번화가로부터 조금 떨어져 있으며 지하 1층에 있어 웬만하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런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곳만의 매력으로 매니아 층이 형성돼 있다. 또한 매거진과 인터넷을 통해 그 매력이 알려져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바로 ‘작은 풀씨의 꿈’라는 카페이다.
주인 없는 카페 '작은 풀씨의 꿈' 내부. /염수진 기자

문을 여는 순간, 새로운 세상에 온 듯하다. 새끼 꼰 줄에 카페에서 찍은 사진들을 걸어 장식한 벽이 돋보이고, 바닥에는 자연 자갈과 통나무 발판이 깔려 자연에 있는 듯하다. 간혹 이곳은 은은하고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가 들리거나,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들린다.

또는 마음의 심금을 울리는 시 소절이 들리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과 카페 인테리어, 메뉴 선정, 세금 납부까지 모두 풀씨지기 대학생 자원봉사자 8명에 의해 이뤄진다. 풀씨지기 중 박세령(서강대 경제4)매니저가 이곳을 설명했다.

“풀씨지기는 일주일에 8시간 이상씩 무보수로 봉사를 해요. 이곳의 운영방안을 함께 고민을 해 새로운 행사를 구상하기도 하고, 새로운 컨셉으로 인테리어도 하죠. 아무런 혜택이 없어 보이지만 이 공간이 나의 의견으로 이뤄져 보람차요. 또 내가 대학가의 문화가 선도한다는 느낌도 들죠. 오히려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또 손님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에요.”

이런 대학생의, 대학생에 의해, 대학생을 위한 공간은 한국 대학생 대중문화 감시단에 의해 세워졌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문화공연을 열어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대학문화를 만든다.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주인 없는 카페, 운영은 잘 될까. 박 매니저는 “이곳을 대관해 신입생 환영회, 팬미팅, 결혼식, 동호회 모임 등을 하기도 해요. 여기서 나온 수익은 세금을 내는데 쓰이거나 인테리어 하는데 쓰여요. 큰 수익은 없지만 이곳을 유지는 할 수 있어요”라며 카페 운영에 대해 말했다.

◆경북대 체육 진흥 센터

대학교에 위치해 대학생의 건강을 지켜주는 체육 센터가 있다. 웅장하고 쾌적한 시설을 자랑하는 경북대학교 체육 진흥 센터는 수영장, 헬스장, 골프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등이 한곳에 모여 경북대 구성원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건강까지 담당하고 있다.

경북대 체육진흥센터 배드민턴장 /염수진 기자

06년 초기에는 수강료를 사설 시설보다 30% 저렴하게 받고 있다. 현재 일주일 수영 수강료로 보자면 학내 구성원과 그 가족에게는 6만 원, 지역주민(성인 기준)은 7만1천 원, 체육 관련 교양 과목을 듣는 재학생은 2만원을 내면 한 학기동안 이용할 수 있다.

경북대 체육진흥센터 수영장 /염수진 기자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는 시간과 교직원이 마치는 시간에는 센터 안에는 북적일 정도로 학내 구성원의 이용이 활발하다. 필라테스를 이용하고 있는 김정은 씨(경북대 사회교육2)는 “학교 안에 시설이 있어 다니기 편해요. 또 가격이 저렴한 것에 비해 선물 등 혜택이 있어 좋아요”라고 했다.

이 공간은 국민 체육 진흥 공단에서 지원하고 학교에서 부지와 자금을 투자해 설립했다. 대학 내에 있지만 경북대 구성원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개방을 하고 있다. 이에 체육 진흥 센터 김성룡 씨는 “지역 주민에게 개방을 하지만 학교의 학생과 교직원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이용자의 의견 참여 또한 개방되고 있다. 김 씨는 이곳을 설명했다. “체육 진흥 센터 홈페이지(http://sports.knu.ac.kr)의 ‘질문과 답변’란에서 재학생의 의견을 수렴해요. 최근에는 방송 댄스를 배우고 싶다는 글이 올라와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어요. 하지만 초창기에 있었다가 없어진 것을 생각해 신중히 고려하고 있죠. 또한 교내 구성원에게는 저렴하게 수강료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경북대 재학생은 한 학기 교양 강좌로 듣는다면 2만 원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어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사설 시설의 이슈 강좌를 조사해요. 조사를 통해 이곳에 미치는 영향도 판단하죠.”

◆더 퍼스트 펭귄 카페=‘성취’라는 단어 아래 학생을 위한 신선한 컨텐츠를 만드는 카페. 고려대학교 앞에 위치한 ‘더 퍼스트 펭귄’ 1호점이다. 깔끔한 외형이 돋보이는 이곳, 들어선 순간 무언가 성취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전공서적을 마음껏 올릴 수 있는 탁자, 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스탠드, 가방을 더럽히지 않고 놔둘 수 있는 상자, 언제든 읽을 수 있는 책 등이 있어 시간을 아무 생각 없이 보내지 못하게 유혹한다. 이 모든 것을 음료 한 잔 값이면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더욱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한다. 목표 달성 프로젝트로 전공과목을 하나 선택해 도전권을 제출하면 도전 과목의 학점을 A+로 받을 시 기본 음료 중 1개를 먹을 수 있다. 명사(名士) 발굴 프로젝트도 있는데 이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분야의 전문가인 명사들이 강연을 하는 것이다. 또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한 이들이 함께 방향을 알아볼 수 있도록 ‘꿈을 찾는 펭귄 파티’를 한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동기도 제공해 주고 삶의 방향성을 찾아주게 된다.

김준용 사장은 “이어령의 『젊음의 탄생』중 등장하는 ‘최초의 펭귄’의 영향으로 이 카페를 시작했어요. 펭귄에게는 바다는 먹이가 있어 터전이 되는가 하면 천적이 있어 전쟁터이기도 하죠. 그 때 바다를 향해 처음 뛰어드는 용감한 펭귄을 ‘최초의 펭귄’으로 부릅니다. 최초의 펭귄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고 자신의 목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죠”라고 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학습 능률을 올리는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내가 원하는 단어를 가방 앞에 스템프로 찍어 늘 나의 목표를 일깨우는 나만의 가방, 매일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포스트잇 등을 마련했다. 김 사장은 “삶에 지쳐있다가도 이곳에서 다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20대 젊은이들이 성취를 하는 공간으로 펭귄이 꼽히길 빈다”며 깊은 사명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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