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마음으로 나누세요
‘DAY’ 마음으로 나누세요
  • 박예희 준기자, 박진승 준기자
  • 승인 2010.11.03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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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각 월마다 한 개 이상의 ‘데이’가 있어요.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로즈 데이 등등… 상점에는 예쁘게 포장 된 많은 선물들이 우리의 지갑을 노리고 있죠. 데이 때 선물을 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는 것이 부담이 되지는 않나요? 여러분에게 물질적인 것 보다는 마음으로 나눌 수 있는 데이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기업의 상술에 놀아나는 사람들

오는 11일, 빼빼로 데이가 다가온다. 작은 상품에서부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품까지 즐비하다. 사람들은 예쁜 포장에 홀려 자기도 모르게 지갑을 꺼내든다.

‘밸런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 등 특정 ‘데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현혹돼 매출은 평소보다 20%~30%정도 증가한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이러한 추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달 29일에 우리 대학교 학생 2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데이’에 대한 견해가 반반으로 나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학생은 53.7%, 부정적으로 답한 학생은 45.3%. 근소한 차이로 긍정적인 입장이 더 많았다.

여러분은 기념일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43.4%)’, ‘그 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25.7%)’ 순으로 답했다. 반면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 중 40.6%가 ‘데이가 회사의 상술로 느껴진다’고 답했으며 ‘비용이 부담된다(27.4%)’는 답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이번 빼빼로 데이를 챙길 예정’이라는 학생은 45%이다.
기념일(~day)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

‘데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학생 중 20%가 ‘빼빼로 데이’를 챙길 예정이라고 답해 ‘데이’ 문화가 우리에게 꼭 지켜야 하는 의례처럼 인식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상업적 ‘데이’ 문화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데이’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DAY’를 주목해 주세요

◆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 10월 24일 애플(사과) 데이=애플 데이는 친구나 애인끼리 서로 사과를 주고받는 날이다. ‘학교 폭력 대책 국민 협의회’와 학부모 연대가 사과 향기가 그윽한 10월에 ‘둘(2)이 사과(4)한다’는 의미로 10월 24일을 애플 데이로 정했다.

애플 데이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자체적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작년에는 학교폭력예방센터가 대구 신천 초등학교에서 ‘친구야 내 사과를 받아줘’라는 주제로 행사를 했다. 행사는 화해의 촛불 점화식, 화해의 사과 전달, 짝꿍에게 사과 먹여주기, 교사와 학생 간 사과 먹여주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올해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는 사과하고 싶은 학생이나 교사에게 편지를 쓰고 사과를 나눠 주는 형식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애플 데이를 의미 있게 보내려면 사과를 그냥 주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사과를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호주 공영 방송이 보도한 내용을 소개하자면. 사과를 할 때 반드시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하고, 상대방의 기분과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또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확실하게 알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가 필요하다.

평소 하지 못했던 말도 애플 데이를 통해서 할 수 있다. 혹시 자기 주변의 사람들과 사소한 오해 또는 나빴던 감정이 있다면 털어버리고 고마운 감정을 사과로 전해 보자. 당신의 말 한마디의 위력은 엄청나다!

◆초를 통해 사랑을 전하세요 - 2월 14일 캔들 데이=캔들 데이는 밸런타인 데이의 대안으로  1997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초콜릿이 아닌 초를 서로 주고 받는 캠페인이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어둠을 밝히는 초를 상징으로 하여 가족, 친구,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캔들데이를 만든 ‘대학생 대중문화 감시단’은 서울지역 2백 명의 대학생이 참가한 문화 비정부 기구(NGO) 단체이다. 이 단체는 상업주의와 선정주의에 물든 대중문화를 대학생 스스로 감시하고 견제하여 대중문화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촛불상’을 만들어서 삭막한 세상 속에서 ‘초‘와 같이 자신을 녹여 주변을 밝히는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밸런타인 데이가 시작되기 하루나 이틀 전에 서울의 신촌, 대학로 등에서는 캔들데이 거리 캠페인이 진행된다. 모든 행사는 대학생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성명서 낭독, 난타 및 노래 공연, 캔들송 부르기, 콩트, 퍼포먼스 등의 관람 행사부터 페이스페인팅, 초모양의 카드 만들어 전하기, 풍선에 소감쓰기, 초 만들기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까지 다양하게 진행된다.

대학생 대중문화 감시단 이설아 사무국장은 “예전에 포항에서도 행사를 했었다”며 “대구에서도 캠페인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캔들 데이는 물질적인 사랑보다 헌신적인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년 2월 14일에는 초콜릿보다는 초를 통해 사랑을 전해보자.

◆이젠 사랑과 희망을 나누어 봐요-천사 데이 10월 4일=천사데이는 소년 소녀가장, 무의탁노인, 장애우, 빈곤가정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날이다. 빼빼로데이나 밸런타인 데이와 달리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문화로서 의의를 가진다.

천사 데이를 만든 천사운동본부는 02년 3월에 만들어져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0월 4일에 천사 마라톤을 열어 10.04킬로미터와 1,004미터를 달린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참가비는 1만 원이다. 참가비 전액은 사랑과 희망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또한 천사헌혈, 천사바자회, 천사무의탁어르신 의료봉사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을 돕는다. 지역이 멀어 참여가 힘들다면 월 1만 원씩 기부해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다. 모여진 금액은 해마다 백혈병, 심장병, 소아암, 희귀 난치병 등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에게 새 희망을 전하고 있다.

천사 데이는 이미 유명 기업이 캠페인을 응원하고 연예인들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등 든든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연합(UN) 또한 달마다 모금액을 모아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후원 행사를 열고 있다.

점점 쌀쌀해지는 10월에 자기 손만 주머니에 넣어 추위를 피하지 말고 어려운 이웃을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날을 보내는 건 어떨까.       

◆추운 겨울날 포옹으로 마음을 나눠요 - 허그 데이(HUG DAY) 12월 14일=허그 데이는 프리허그(Free Hug)에서 비롯되었다. 프리허그란 길거리에서 스스로 프리허그라는 피켓을 들고 기다리다가 자신에게 허그를 청해오는 불특정 다수를 안아주는 행위다.

이러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프리허글러(FreeHuggers)’라 부르는데 이들은 프리 허그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사는 시기가 불특정하므로 허그데이라는 구체적인 날을 정하여 실시한 것이다. 매달마다 있는 ‘데이’가 그러하듯, 허그 데이도 그 유래나 의미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허그 데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는 날이다. 단순한 선물보다 한 번의 허그가 자신의 마음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 감사하거나 고마운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범위는 이성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 등으로 넓어질 것이다. 누구나 허그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볼 수 있는 것이 허그만의 솔직한 매력이 아닐까.

허그는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며 긴장을 완화시켜 스트레스 해소, 심장병 예방에좋다. 또한 기분을 전환시켜 주며 두려움을 없애준다. 욕구불만이 있는 뚱뚱한 사람들에겐 식욕감소의 효과까지 있다. 서로를 안으며 정이 오가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으니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 잡는, 허그의 무한한 능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리허글러’의 모임인 ‘프리 허그 코리아’가 06년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매년 12월 14일을 ‘허그 데이’로 지정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활동하는 범위에 비해 회원 수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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