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이끌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다/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세계를 이끌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다/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 박준범 준기자
  • 승인 2010.10.07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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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지난 6월 22일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광장 CNN뉴스 광고판에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참전국에 대한 감사 광고가 상영됐다. ‘What are these numbers?’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16개국의 참전용사 숫자가 더해져 평화를 이뤘고 이들의 희생에 감사한다는 내용이었다. 독도 관련 영상광고로 유명세를 탄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가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 광고를 한 것이다.

서경덕 교수의 광고 '안녕하세요'
사진 : ForTheNextGeneration.com

독도와 동해, 고구려와 발해, 한식과 한글,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 광고에 이어 G20 회의까지 한국 홍보를 통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 해외에서 한창 바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를 어렵게 만났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한국 홍보 전문가로 거듭 나기까지

 

기자는 우선 그의 대학시절이 궁금했다. 세계 일주를 꿈꾸는 대학생이었던 그는 배낭여행을 하던 중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모르는 것에 충격을 받고 한국 홍보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제가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 세계화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5대양 6대주, 남극과 북극을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시작했는데 저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한국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진문화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홍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국 홍보 전문가 1호인 서경덕 교수. 과연 이 직업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그의 대학시절 전공은 조경학과이다. 또한 얼마 전 그는 고려대학교 생명환경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직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전공이다. 서 교수 본인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한다.

“어릴 때 조경이나 건축에 관심이 많아서 유명한 건축가나 조경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저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책자를 세계 곳곳에 기증하는 작은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이쪽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서 홍보나 광고에 관련된 서적을 찾아 독학을 하게 됐습니다. 이론도 모르면서 한국 홍보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서적도 많이 읽었고 많은 전문가를 찾아가서 배우고 공부했습니다. 또한 누구보다 한국에 대해 많이 알아야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었습니다. 학과공부 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서 교수가 이 일을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한국 홍보 전문가라는 타이틀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서경덕 교수의 광고. /사진 : ForTheNextGeneration.com

“우리나라에도 홍보 전문가는 많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 홍보 전문가는 제가 1호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 타이틀은 기자분들께서 만들어주셨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타이틀이 필요하잖아요? 홍보활동을 하면 해외기관과 접촉할 일이 많아 그들에게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무언가 필요했습니다. 명함에 ‘Korea PR Expert’라고 쓰고 다닙니다. 명함이 외국인들에게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라며 그는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독도 광고를 내린 이유는 광고 계약기간 만료 때문

 

최근 뉴욕타임스 등 세계의 여러 유력 신문에 실렸던 독도 광고가 없어졌다. 이에 대해 한 언론에서는 정부가 이런 광고로 인해 독도가 분쟁지역으로 인식돼 외국인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어 중단시킨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실수.
/출처 : ForTheNextGeneration.com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서 교수는 “저도 그 기사를 봤는데 오보입니다. 광고를 내린 것은 단지 광고 계약기간이 끝났기 때문입니다”며 어이없는 웃음을 보였다. 이어 그는 “사실 저희도 이 광고가 오히려 독도를 분쟁지역화 할 수 있겠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하기 전에 여러 안을 만들어 천여 명의 외국인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광고를 보고 분쟁지역이라고 생각한 외국인이 있었다면 그 광고는 내지 않았을 것입니다”라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도의 분쟁지역화 주장을 일축했다.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얼마 전 경술국치 백주년을 맞아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담화문을 발표한 것으로 이어졌다.

“일본 총리께서 담화문을 발표하셨는데 예전에도 이런 담화문이 많았습니다. 이번 담화문은 사실상 이전에 발표됐던 담화문에서 단어 몇 개만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더군다나 담화문 발표 후에 일본의 방위백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표시됐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위안부 보상 문제나 역사왜곡을 하지 않겠다는 부분은 일체 언급이 없습니다.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충분히 사과를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데 역사를 왜곡하고 과거사를 자꾸 숨기려 하는 일본의 태도가 안타깝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비판하는 광고.
/사진 : ForTheNextGeneration.com
영국인 은행원의 꿈은 ‘Many Girls’

 

동시에 여러 홍보활동을 진행하는 서 교수는 올해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5차 G20 정상회의의 홍보활동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G20은 선진국 중심의 G7에 신흥국 12개국과 EU를 포함해 20개국이다. 이번에 우리나라는 G7이 아닌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세계 주요 20개국이 한국을 방문하는 G20 정상회의는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8개 국어로 블로그를 운영해 G20 정상회의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가 경술국치 백주년이기 때문에 과거 백년을 되돌아보고 미래 백년을 설계하자는 목적에서 ‘백년의 꿈’이라는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돌면서 세계인들의 꿈을 받아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꿈들을 모았고, 그 꿈들을 이상봉 디자이너께서 만드신 대형 걸개그림에 걸어 11월초 광화문에 전시할 예정입니다”며 앞으로의 G20 홍보활동 계획을 밝혔다.

G20 정상회의의 정당성과 대표성에 심각한 한계가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 그는 “홍보활동을 하기 전에 G20 정상회의의 한계에 대한 부분도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G20 회원국에 속하지 않은 나라들의 대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회원국이 아닌 국가의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고 그 의견을 모아 G20 회원국의 지도자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꿈을 받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꿈을 기자에게 소개했다. “한 영국인 은행원의 꿈은 ‘Many Girls’였습니다. 많은 이성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소박한 꿈입니다. 대륙별로, 나라별로 정말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꿈들을 보면 현 시대, 각 나라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한국 홍보의 시작은 글로벌 에티켓 지키기

서 교수가 1994년 창단해 올해로 17년째를 맞은 문화 창조 동아리 ‘생존경쟁’은 지금까지 서 교수의 활동을 돕고 있다. 그의 활동에는 ‘생존경쟁’ 회원을 포함한 많은 대학생이 참여한다. 전문가들이 아닌 대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에서의 한국 홍보 활동.
/사진 : 서경덕 교수 제공
“대학생들은 아직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과 순수한 아이디어는 배울 점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스펙쌓기에 몰두하고 이기주의에 빠져있습니다. 함께 활동을 하고 합숙도 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고 자신의 의견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서 교수는 대학생들이 역사에 무관심한 현실에 대해 그의 입장을 거침없이 밝혔다. “역사가 선택과목이 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교육적인 부분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중·고등학교 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해야 합니다. 자기 나라의 역사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의 것도 모른 채 다른 나라의 것을 수용하면 우리의 것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관심입니다. 또한 관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현장에 직접 찾아가봤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체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해 관심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며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대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서 교수는 하나의 일화를 소개하며 대학생들에게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제가 스위스에 여행을 가서 유스호스텔 식당에 갔을 때 빵 밑부분에 흰색 텍으로 ‘싸가지 마세요’라고 한글로 적혀 있었습니다. 빵을 얼마나 많이 가져갔으면 그랬을까요?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개개인이 글로벌 에티켓을 지키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며 누구나 한국 홍보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서 교수에게 한국 홍보 전문가로서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개인적으로 현 시대를 이끄는 민족이 유대인과 화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민족이 전세계를 이끄는 그날까지 한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자신의 이름보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더 잘 알려진 서경덕 교수. 전공이 다르고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지만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온 그는, 이제 한국 홍보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서 교수의 꿈처럼 한민족이 전세계를 이끄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
/박준범 준기자

* 활 동
-2005년~현재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월스리트저널에 독도와 동북공정 등에 관련된
                     홍보와 의견광고 게재, 동해 표기 캠페인 전개 
- 200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현대미술관, 미국자연사박물관 등에 자문하여
             한국어 안내 책자 제작을 이끌어 냄
- 2008년 독도를 주제로 한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 기획·제작  
- 2009년 무한도전팀과 함께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 진행
- 2009년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와 ‘한글 세계 전파 프로젝트’ 및
             ‘세계 분쟁지역 평화 프로젝트’ 진행 
-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이해 손도장 3만 2천여개를 모아
             ‘대형 안중근 손도장’ 재연한 걸개그림을 제작·전시
- 2010년 뉴욕 타임스퀘어광장 CNN뉴스 광고판에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 광고 상영
- 2010년 디자이너 이상봉 씨와 함께 G20 홍보 위해 ‘대한민국 백년의 꿈’ 프로젝트 진행 
- 세계적인 유명 박물관 내 한국관(Korea Gallery) 관련 영문홍보 책자 발간 프로젝트 진행

* 약 력
독립기념관 홍보대사,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단 자문위원,
국가보훈처 나라사랑 정책 자문위원, 성신여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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