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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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경현 준기자
  • 승인 2010.09.1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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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특별채용제도 유지 필요한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외교부) 장관 딸의 특별채용(특채) 문제로 시작된 의혹이 사회 전반에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이에 지난 6일 맹형규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은 각 부처에서 별도 운영하던 것을 앞으로 행안부가 통합 관리해 채용의 공정성, 투명성을 제고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회자 : 지금부터 공무원 특별 채용의 유지에 대해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티격 : 저는 특별 채용제도 유지에 찬성합니다. 현행 필기 위주의 평가로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공무원의 적성과 자질을 충분히 검증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태격 : 특채는 다양한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제도이지만 학연과 지연, 혈연 등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어 소수 특권층만의 공직 진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응시자격요건을 조작해 딸을 합격시킨 것에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기존의 채용 방식이 가지고 있던 객관성마저 없애버리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티격 : 현행 특채 제도는 각 부처에서 빈자리가 생기면 해당 부처 장관이 불시에 공고를 내고 지원자 중에 법령이 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을 뽑는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채용 정보에 접근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외부의 압력이라든지 로비에 취약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행안부의 발표대로 정부가 특채제도를 통합 관리한다면 이번과 같은 인사비리 문제를 해결하고 우수한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채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자 : 현재 특채에 대해 두 분의 의견차가 존재합니다. 티격님은 특채가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뽑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태격님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견해입니다. 다음으로 특채를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각자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티격 : 공채에 합격한 뒤에는 조직 내에서 직업의 안정성과 승진이 보장되므로 공무원들이 자체 경쟁력을 키우지 않습니다. 또한 상위 직급이 고시 출신 위주로 구성돼 있어 경쟁이 부족하고,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다양화되면서 전문지식과 유연성 또한 요구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특채의 유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봅니다.

태격 :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충분히 쌓은 뛰어난 인재들이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현직을 버리고 정부의 기대대로 공직 채용에 지원할 개연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전문가의 가면을 쓴 적절치 못한 사람이 고용돼 제도의 본연의 목적이 상실될 수 있습니다.

사회자 : 티격님은 특채가 복잡하고 전문화돼가는 사회 속에서 조직 내 경쟁력을 키우고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어 오늘날 적절한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태격님은 제도가 원래의 목표를 이루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는군요. 며칠 전 행안부 맹형규 장관의 발표로 당장의 논란은 사그라지겠지만 앞으로 전문성 제고와 함께 공정한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향후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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