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해외의 청년노조
사회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해외의 청년노조
  • 이광우 기자
  • 승인 2010.09.0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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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청년유니온과 유사한 단체로는 일본의 수도권 청년유니온과 프랑스의 SUD 학생노조가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의 수도권 청년유니온은 우리나라 청년유니온의 모델이 된 단체이다. 그리고 프랑스의 SUD 학생노조는 유럽의 대표적인 청년노동조합(청년노조)으로 볼 수 있다.

◆시간제·파견·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지향하는 일본의 수도권 청년유니온=현재 일본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34%를 차지하는 1천 7백만 명이다. 그 중 시간제·아르바이트 노동자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약 65%에 달한다. 더욱이 지난 2004년 일본 정부가 파견 노동자의 근로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고 제조업에 대한 파견금지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파견노동자의 수는 10여 년 전에 비해 4배 정도 늘어난 상황이다. 또한 파견노동자의 65% 이상이 35세 미만이다. 특히 일일파견근무는 업체가 전화통지를 하면 지정 장소에서 근무하는 형태인데, 불안정고용으로 악명이 높다. 특히 지난 2008년 파견직 일자리를 전전하던 한 남성이 도쿄의 번화가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질러 일본 사회 전역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지난 2001년 결성된 수도권 청년유니온이다. 80년대 이후 지역일반노조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제·파견·아르바이트 노동자 등 불안정고용 상태의 청년들이 중심이 되는 단체로 현재 약 4백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수도권 청년유니온의 최대 목표는 시간제·파견·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고용안정화이다. 고용안정을 이뤄야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일본 역시 노동자에 대해 우리나라와 유사한 시각을 갖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들은 교육 현장에서부터 노동자 기본권 학습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청년유니온의 활동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2006년에 일어났던 ‘스끼야 덮밥 체인점 사건’이다. 2개의 점포에서 내부 수리를 명목으로 20명의 노동자를 해고하자 회사 측과 단체교섭을 가져 노동자들을 다시 복직시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모든 스끼야 체인점이 1만여 명의 노동자들에게 잔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모두가 대표인 프랑스의 SUD 학생노조=유럽의 경우 프랑스의 SUD 학생노조가 가장 주목할 만한 단체이다. 1996년 결성된 SUD 학생노조는 학생들의 권리를 지켜내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는 것과 같다고 본다. 이에 따라 학생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인 학생들을 포함, 모든 학생들을 조직화하고 있다. 특히 그 어떤 수직적인 간부체계도 없으며 근본적으로 반관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최근의 주요활동으로는 지난 2006년 정부의 최초고용계약법안을 철회시킨 것이다. 최초고용계약법안이란 26살 미만의 청년들이 처음 취업할 경우 정규직 급료의 절반만 받고 노동조합에도 가입할 수 없으며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난 뒤 고용 보장 없이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였다. 처음에는 소수 학생들과 일부 노조만이 저항했지만 SUD 학생노조가 힘을 모아 법안 시행을 철회시킨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노동조합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제도교육 내에서 실시되는 체계적인 노동교육 때문이다. 프랑스는 중학교 과정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자유, 고용에서의 평등과 같은 노동인권을 교육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지침서 등을 통해 관련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청년노조가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한 노동 정책과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활동 배경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프랑스의 SUD 학생노조는 ‘모두가 노동자’라는 인식 아래에서 안정적으로 꾸려져 사회 전반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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