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볼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독립영화, 볼 수 있는 자가 구하라
  • 남태우(대구경북시네마테크 대표)
  • 승인 2010.09.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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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기본적으로 발명품이고 대중적인 예술이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예술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전제를 깔고 독립영화를 보았을 때 독립영화의 가치는 환경에 굴하지 않고 창작자의 자유로운 사고가 영화로 표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독립영화는 제작편수와 제작 여건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한해 독립 장편영화가 30편 이상 제작되고 단편영화는 대략 5백~1천 편 정도가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보는 상업영화는 대략 40편 정도인데 이들 영화 중 70% 정도가 독립영화를 거쳐 간 신인들이 상업영화에 데뷔하는 현실이다. 전체 한국영화에서 독립영화가 가지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지만 유통구조 상 배급이 힘든 상태에 놓여 있다.

영화는 대체로 극장에서 소비된다. 최근 온라인 배급이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그 점유율이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2천2백여 개의 스크린을 가진 영화시장에서 블록버스터 급의 영화가 대략 5백 스크린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같은 시기에 10위권 밖의 영화들은 흥행하지 못한다. 독립영화는 대략 30개관 이하의 예술영화관에서 배급되는데, ‘워낭소리’의 사례가 독립영화 배급의 새 장을 열었다. ‘워낭소리’는 3백만이 관람한, 다큐멘터리 사상 유례없는 경우다. 이 영화는 관객들의 입소문에 의해 극장들이 영화사에 작품을 요구하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필름영화가 편당 2백만원 이상 복사비를 들여 배급하는 것과 달리 디지털 파일로 배급해 배급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공동체 상영의 신기원을 이루었다. 멀티플렉스 체제인 현재 극장문화에서 시장성이 떨어지는 지역에는 아예 극장이 들어서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워낭소리’는 이러한 지역의 문화회관 등을 돌며 문화소외지역에서 공동체 상영을 진행하였고 대략 한 회에 수천 명이 관람하였다. 이렇게 독립영화는 시장과 공공영역에 골고루 뿌려졌다.

독립영화는 창작자의 자유로운 사고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상업영화와 의미나 접근방식이 다르다. 과연 이 영화가 나를 얼마나 즐겁게 해줄까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독립영화에 만족하기 어렵다. 하지만 영화가 그 시대와 사회의 거울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일들과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사고방식을 받아들어야 한다. 가벼운 예능과 달콤한 아이돌에만 시야를 가두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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