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과 신용이 진리다
도덕성과 신용이 진리다
  • 박세종(정치외교3. 휴)
  • 승인 2010.09.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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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요즘. 이보다 더한 열기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화제의 두 주인공은 정치철학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3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정의란 무엇인가?》와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이후 몰아치고 있는 후폭풍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 화제는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대중적 인기는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한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도덕과 정의 그리고 신용에 관한 하나의 메타포로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이 더욱 곤혹을 치른 것은 아닐까? 숱한 화제와 의혹을 낳은 이명박 정부의 3기 내각 인사청문회와 여기서 드러난 문제점을 되짚어보자.

첫째, 국민의 신용을 잃었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는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선언했다. 하지만 국무총리와 특임장관 후보자에 각각 김태호 전 경상남도지사와 이재오 의원을 내정해 소위 ‘측근의 귀환’으로 불렸다. 이는 국민을 우롱한 처사이며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저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사람들을 대거 등용하며 다시 한 번 소통과 통합이 말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신용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한 가치이다. 하물며 정부와 국민 사이에 신용이 깨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국민이 믿지 못하는 정부는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둘째,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이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기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의 총리 인준을 반대하는 의견이 54.4%로 찬성 의견(21.2%)의 2배를 훌쩍 넘었다. 국민들이 인사청문회를 보며 격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정부가 국민의 믿음을 저버린 데다 지목한 후보자들 역시 여러 가지 의혹이 있거나 경솔한 발언으로 공직자로서 도덕성에 위배돼 그 자질이 의심스러웠다. 조현오 경찰청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 역시 중도 사퇴한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쪽방 투기 의혹, 위장전입 등 이루 말로 다하지 못할 정도였다.

성과주의와 물질주의의 폐단 역시 한국 사회에 이러한 문제점을 불거지게 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조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임 당시 성과 위주의 행정을 무리하게 추진해오다 양천경찰서 고문사건 등의 논란을 빚었다. 지나친 성과 위주, 물질 중심의 사고는 결국 개인의 도덕성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돈과 권력이 그렇게도 좋은가? 능력만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가? 우리는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있다. 바로 도덕성과 신용이라는 가치다. 이를 갖추지 못한다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저들처럼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후 대한민국 사회는 황희와 맹사성처럼 청렴결백하고 도덕성과 신용을 바탕으로 진정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움직여야 한다. 도덕성과 신용 추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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