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을 가진 대학생.
거품을 가진 대학생.
  • 최영찬 기자
  • 승인 2006.11.17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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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식사를 마친 후, 밤새 시험 준비로 눈꺼풀이 무거울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순간이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따뜻한 커피 한 잔이다. 커피의 진한 향과 맛은 많은 이들을 자판기 앞으로 유혹한다. 게다가 적당한 양의 카페인은 졸음을 쫓아주고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니 대학생들에게 더욱 인기다. 그 중에서도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거품의 카푸치노는 가장 사랑받는 커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에스프레소 위에 올려진 하얀 우유거품은 일반 커피보다 몇 배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카푸치노를 선택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거품이 자연스러운 상품이 되어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요즘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을 보면 자신감이 없다. 경제가 어렵고 취업난이 심해 지방대생은 취업하기 어렵다고 한다. 거기에 학점도 보통이고 영어실력도 뛰어나지 않으니 대기업은 꿈도 못 꾼단다. 너무 솔직 담백하다.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보라고 하면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신감은 거품이라고 한다. 이런 이들에게 거품은 버려야할 대상에 불과하다.
 취업 기자단으로 활동을 하다보면 자신이 목표한 기업에 취업하고 어릴 적 꿈을 이룬 선배들을 많이 본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공한 사람을 만나라는 말처럼 그들과 마주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차오르고 당당해지는 기분이다. 똑같은 스펙을 가졌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무언가가 있다. 자신감이다.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을 가지라고 한다. 그들에게 자신감은 학점, 영어 점수, 해외 유학보다 더 면접관들에게 어필하는 필수 요소다. 비록 성적은 남들보다 못하지만 내가 이 회사를 반드시 성장시키겠다는 자신감으로 자신의 장점은 부풀리고 단점은 감춘다. 쓴맛의 에스프레소를 덮고 있는 카푸치노의 거품처럼.
 물론 거품이 카푸치노의 전부는 아니다. 거품 속에 숨어있는 깊은 향과 은은한 맛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우유거품 덩어리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자신감 속에는 신문, 책, 경험 등으로 얻어진 지식이 있어야 한다. 이런 지식은 자신감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많은 이들이 성적과 지식을 혼동한다. 취업에 있어서 성적은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나면 한 장의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을 최종합격에 이르고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게 해주는 것은 지식이 뒷받침된 자신감이다.
 자신감을 가져라! 비록 그 자신감이 거품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상품으로 만들어라. 당신의 거품이 상품으로 바뀔 때 취업의 꿈은 현실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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