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워주는 한 구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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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은 수습기자
  • 승인 2010.06.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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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자 이동순 교수를 만나다
지난 15일 우리 대학 이동순 교수(국어국문학과)가 ‘발견의 기쁨’이라는 시로 제22회 정지용 문학상을 받았다. 이 상은 한 해 동안 발표된 중견 시인들의 작품 가운데 작품성이 뛰어나고 낭송하기에 적합한 시를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이에 본지는 이 교수를 직접 만나 이 시를 쓰게 된 계기와 수상소감 등을 들어 보았다.
◆몽골에서의 여행이 시를 쓰는데 큰 도움=이 교수는 몽골에서 느꼈던 감성을 주제로 쓴 시를 묶어 발견의 기쁨이라는 시집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는 13번 방문한 몽골 대초원의 전경과 몽골 사람들의 의식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자전거를 타고 드넓은 초원을 달리면 그 옆의 느릿느릿 걷는 소, 말 등의 동물들과 함께하며 얼굴이 빨갛게 그을려 되돌아 왔던 경험을 얘기해 주었다. 그는 “몽골인들은 악조건 속에서 기본적 소도구만으로 생활한다. 그들의 과욕 없는 소박한 생활을 보면서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끝없이 더 좋은 것, 많은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과 대비됨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몽골이라는 창을 통해서 한국인으로서 나 자신을 확인해 보는 시간이었으며, 이제껏 무심코 지나쳐 버린 것들을 보게 되었다”고 했다.
◆편지 형식의 수상소감으로 눈길 끌어=정지용 시인의 이야기에 그의 전집을 펼쳐놓으며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인 정지용 시인의 성함을 딴 상을 받는 건 영광이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간결한 문체, 군더더기 없이 압축된 시들을 통해 나는 ‘養子’라는 이름으로써 그 분의 정신적 전통을 계승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앞으로 막중한 과제를 부여 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정지용 시인의 시를 더욱 발전, 계승 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애하올 정지용 선생님!’ 으로 시작하는 편지형식의 소감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왜 정지용 시인에게 편지를 썼을까. 이 교수는 “편지라는 것이 내 마음을 다해 상대방에게 전달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편지의 격식과 우아한 문체를 사용해 정지용 시인의 영혼에 띄움으로써 선생을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해 보았던 것이다”고 했다.
◆문학을 잊어버린 이들에게=21세기의 삶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하면서 많은 영상물이 사람들의 문학에 대한 관심을 돌려버렸다. 이 교수는 “전통적 문화가 가지고 있는 품격이 인터넷 양식도구로 인해 경박해지고 있다. 이렇듯 인간의 본성이 정신적으로 함몰되어 갈 때 문학이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적 품격을 고급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생들이 문학을 읽고 재해석하며 오늘의 삶에 응용했으면 좋겠다”며 문학에 대한 관심과 발전을 촉구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문학에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 교수는 “문자 메시지는 제한된 글자 수 내에서 의사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시와 비슷하다.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간결하게 압축된 시를 문자로 쓴다면 시는 살아있고, 유지해 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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