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조경,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질까?
우리대학 조경,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질까?
  • 염수진 기자
  • 승인 2010.05.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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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이나 소개팅에서 첫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대학의 이미지를 좌우하기 위해서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우리대학도 넓은 캠퍼스에 아름다운 곳이 많지만 약간의 문제점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함으로써 우리대학의 첫인상도 좋아진다. 조경이란 경치를 아름답게 꾸미는 것으로만 알지만, 심미성과 더불어 기능성, 공공성을 지향해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관리하는 예술이다.
개성이 부족한 캠퍼스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바라는 조경 컨셉은 무엇인가? 학생과 교직원이 각각 31%와 33%의 비율로 우리학교 만의 특색이 있는 조경을 원했다. 다음으로 학생들 23%는 쉼터 및 햇빛을 막는 그늘을, 교직원 28%는 친환경 소재 위주의 시설물 및 건축물을 원했다.
단순히 주변경관이나 조형물로 단과대학을 떠올리는건 쉽지 않다. 이 말은 단과대학 별로 각 건물의 특색이 없다는 것이다. 박찬용 교수(조경학과)는 “단과대학 별로 녹지공간의 조경은 특정한 양식 없이 거의 동일한 수종이 심겨져 있다. 이는 각 단과대학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고 했다. 상경대학 근처에 있는 ‘고인돌’, 중앙도서관 앞의 ‘홍만이’, 조형대와 천마아트센터 주변 외에는 단대에 배치된 조형물이 거의 없다. 이에 학우 54%와 교직원 69%가 단과 대학별로 독특한 조경 특성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캠퍼스관리팀 이청호 씨는 “이과도서관도 리모델링 계획은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경은 건축물이 완성되고 난 후에 하는 작업이므로 지금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이처럼 단대 별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건축 리모델링과 조경관리에 대해 시행은 하려고 거의 파악은 했지만 예산부족으로 시행기간이 늦춰지고 있다.
‘조경이 대외적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학생 76%, 교직원 7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조경에 장기적인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가까이 있는 계명대는 의과·간호 대학은 의생명과학 복합 트라이앵글 캠퍼스를 구축했고 사회관은 전체적으로 3개의 상자를 T자 모양으로 연결해 특색 있는 건물로 구성했다. 음악대학 주변에는 트럼펫모양 가로등, 노천강당은 단풍나무, 벚나무, 나무튜립 등의 활엽수가 에워싸고 있어 남다른 멋을 냈다. 이처럼 단과 대학별 특징이 있게 건물을 짓고, 그 장소와 어울리는 조경 설계와 가로등과 같은 조형 시설물 디자인도 단과 대학에 어울리도록 했다.
누구를 위한 천마로 인가

본부 앞에서 정문까지의 잔디밭을 천마로라고 한다. 이 천마로는 1980년대 대학 설립 당시 프랑스식으로 전체적인 조경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 당시 프랑스식 조경은 정형적인 대칭과 기하학적이고 화려한 스타일이었다. 대칭의 미를 위해 본부 측도 천마로를 중심으로 인문·사회계열과 이공계열을 분류했다. 하지만 경계선 역할이 아직까지도 이어져 인문·사회계열과 이공계열의 교류를 차단케 했다. 그 결과 현재 천마로 안 잔디밭 이용률은 현저히 낮다.
이용률 저조의 원인은 쉼터 부족과 나무 그늘 부재, 자동차 도로 중심의 교통체계로 보인다. ‘우리대학이 조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가할 사항은 무엇인가?’의 질문에 절반 가량의 교직원과 학생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를 원했다. 다음으로 28% 정도가 그늘 만드는 나무를 택했다. 현재 천마로에 존재하는 나무와 의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존재하는 나무는 큰 그늘을 형성하지 않고, 의자 또한 주변 조경과 어울리지 못한다. 넓고 구릉지의 특성을 가진 우리대학에 맞는 쉼터와 그늘이 있는 나무가 필요하다.
또 자동차 도로 중심으로 구성된 천마로가 이동률을 저조하게 하는 요인이다. 보행자가 천마로 도로를 다니기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 학우 57%와 교직원 66%는 천마로를 지나다닐 때 차량으로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었다. 이로 인해 차량 일부를 제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백승만 교수(건축디자인학부)도 “천마로 도로가 2차선이라면 거리는 짧아 보행자가 반대편 보도로 건너가기에 용이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천마로 도로는 4차선이기 때문에 반대편 보도로 건너가기에 차량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캠퍼스관리팀 이 씨도 “이전까지 천마로의 조경 목표는 ‘보는’ 조경이었지만 이제부터 ‘이용하는’ 조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영남대학교 캠퍼스 종합계획을 위한 기본지침 및 실행방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천마로의 무특성 조경에 대해 지적한다. 천마로 중간엔 넓은 잔디밭을 두고 가장자리에 회양목을 둘러 전형적인 무특색의 거대한 옥외공간이다. 이전에는 분홍 빛깔의 꽃잔디가 심겨져 있었으나 많은 학생들이 가로질러 다녀 생울타리를 역할을 하는 회양목으로 바꿨다. 캠퍼스 중심에 위치한 핵심적인 공간임에도 구성원들의 화합 도모 및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기능이 미비한 곳이다. 이에 교직원의 40% 가량은 무미건조함을 느꼈고 학우들의 31% 가량이 정리 정돈된 깔끔함을, 27%는 아무런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오욱 교수(원예학과)도 “천마로는 깔끔한 느낌과 동시에 ‘휑’한 느낌을 준다”며 “천마로를 계절별로 풀꽃을 바꿔 심어 구성원의 기분을 전환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역량이 발휘될 것이다”라고 했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천마로가 된다면 우리대학의 광장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작은 관심이 모여 캠퍼스를 바꾼다

우리대학 정문에 커다란 침엽수 나무인 ‘히말라야시다’가 있다. 30m~50m까지 자라는 이 나무는 큰 그늘을 제공하며 웅장하고 시원한 느낌을, 겨울에는 텅 빈 경관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김규원 교수(원예학과)는 “대학 건립 당시엔 조경에 큰 관심이 적었고 신중히 고려하지 않은 채 심은 나무”라며 그 당시 조경에 대한 수준이 드러난다고 했다. 다른 의견으로는 박정희 대통령 정권 당시 박 대통령이 좋아한 나무이기 때문에 심었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심어졌든 히말라야시다가 여름에는 사람과 건물을 위협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뿌리가 깊이 박히지 않고 지표면 가까운 토양에 분포하는 천근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태풍이 불면 쉽게 뽑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만큼 크기도 큰 이 나무가 뽑힌다면 우리대학이 받는 피해는 막대하다. 위험성이 있는 나무를 빨리 제거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잎이 넓은 활엽수 나무로 대체하여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캠퍼스관리팀 이 씨도 “위험한 나무라서 빨리 없애려고 했지만 구성원들의 의견 충돌로 인해 아직 처리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음으로 나무와 나무 사이에 흙이 드러난 곳을 재빨리 복구해야 한다. 이 조경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 흙이 드러나 미관상 좋지 않고 특히 비가 내릴 때 물이 흙을 씻겨내려 인도에 흙탕물을 만든다. 김용식 교수(조경학과)는 “논과 밭을 제외하고는 흙이 눈에 보이는 조경은 좋은 조경이 아니다”라며 “큰 나무로 인해 그늘이 있는 장소는 지표를 낮게 덮는 지피식물인 초본이나 이끼류를 심으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경대학과 천마로 사이에 소나무가 있는 쉼터에 금계구, 루드베키아 등 1천3백만 원을 투자해 야생화 단지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무작위로 밟아 돈만 허비했다. 이에 캠퍼스 관리팀 이 씨는 “학생들이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주의했으면 좋겠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캠퍼스관리팀에서 조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예로 정문에서 천마아트센터로 가는 길에 유채를 심어 제주도에 온 것 같은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캠퍼스관리팀에서는 문제점이 드러난 곳에 대한 해결을 위해 계획안을 마련하더라도 본부에서 예산 분배 시 조경은 우선순위에 밀려나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에도 법정관과 이과대학의 새로운 리모델링을 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이과대학은 지원비가 부족해 우선순위에 밀려나게 됐다. 매년 조경과 관련 공사 지원은 다른 분야로 인해 우선순위가 밀렸다. 본부 측도 구성원들의 대다수가 대외적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해 조경 지원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여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매번 단기 조경계획으로 문제점을 빨리 수습하려기보다 장기계획으로 구성원이 바라는 캠퍼스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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