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노화 그리고 생명공학
인류와 노화 그리고 생명공학
  • 조경현 교수
  • 승인 2010.05.19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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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노화는 바로 산소를 소비하는 호흡 때문
생존 위한 호흡 때문에 죽음의 시작인 산화반응 일어나
“ 우리 몸에는 방어체계가 있지만 100% 방어 안돼”

인류는 유인원, 즉 원숭이에서 진화하였지만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며, 원숭이와 달리 건강과 무병장수를 꿈꾸고 가족과 친구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사람은 정해진 수명과 병고 때문에 아프고, 슬프고, 서러움을 느끼기도 하며, 진시황과 같은 권력이나 금력을 가진 사람들은 불로장생을 꿈꾸며 불로초 등을 찾기 위해 헛된 노력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질병과 노화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누구나 자신 혹은 소중한 사람이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면 새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눈물을 흘리고, 과학적이든 비과학적이든 효험이 있다는 치료 방법을 찾게 되고, 마지막에는 기도에 의지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기도나 강한 염원만으로는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현대사회에는 생명공학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늙는 것을 원하지 않고, 막으려고 하지만 사람의 노화는 바로 산소를 소비하는 호흡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일반인은 많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산소는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알고 ”산소 같은 여자”라는 광고 문구가 유행했던 적도 있었던 때를 떠올리면 작은 웃음이 난다. 호흡은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필수적인 과정이며 미토콘드리아에서 전자전달계를 통해 매초 끊임없이 일어난다. 식사를 통해 섭취한 영양물질을 분해하여 얻은 환원력과 에너지를 사용하여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가득 찬 전자전달계를 통해 전자를 전달하며 내막을 경계로 수소이온 농도차에 의한 삼투압으로 ATP (adenosine triphosphate)라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때 산소가 최종 전자수용체로 작용하여 전자전달은 완성된다. ATP는 세포내에서 사용되는 범용 에너지의 형태이다. 마치 미국의 화폐인 달러가 세계의 화폐로 작용하듯 ATP는 고등생명체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의 대표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바로 이 호흡에 필요한 산소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고 종종 산소라디칼로 바뀌게 되는데, 이 라디칼은 파괴적인 반응성이 뛰어나 자신의 단백질이나 유전자를 공격하여 세포 노화 뿐만 아니라 면역질환과 암, 심혈관질환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한다. 또한 전자를 받아주는 산소는 환원되지만 정작 세포는 산화되고 늙어간다. 죽음의 시작인 산화 반응이 생존을 위한 호흡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정상적인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은 매년 5~9kg 의 산소 라디칼이 생성된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평생 호흡해야 하는데 말이다.

생존에 필요한 호흡 때문에 노화와 죽음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 몸에는 이에 대항하는 방어체계가 있으니 바로 몇몇 항산화효소들과 환원 능력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100% 방어는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결국 노화와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노화억제와 질병 예방방법은 항산화능력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운동과 비타민 C 와 E 등의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이다. 특히 항산화효소인 glutathione peroxidase는 황을 가지고 작용하므로 황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도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의 의뢰를 받아 자색고구마나 카레 향신료 등에서 항산화제를 탐색하고 항당뇨, 항동맥경화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
격렬한 운동이나 에너지 소모 뒤에는 황이 풍부한 아미노산을 섭취하여 글루타치온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황이 풍부한 아미노산은 동물성 단백질에 많고, 식물성 단백질에는 부족하다. 글루타치온 항산화력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고 알파리포산 (alpha-lipoic acid)과 셀레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알파리포산은 글루타치온의 재생을 돕고, 적정량의 셀레늄은 항산화와 항암기능이 있다. 그런데 글루타치온 농도를 올리겠다고 보조제를 섭취할 필요는 없다. 글루타치온은 3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작은 단백질이므로 먹게 되면 소화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글루타치온은 해독 능력이 있는 물질이라서 간기능에도 중요한데, 알콜 혹은 진통제 등 약물의 잦은 사용에 의해, 간에서 글루타치온이 고갈되기도 한다. 또한 격렬하게 지치도록 하는 운동은 오히려 글루타치온을 고갈시켜 해로울 수 있는데, 육식을 기피하는 장거리 육상선수들이 감기나 인후염 등의 사소한 감염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격렬한 운동 후에는 반드시 충분한 휴식과 육류 혹은 계란섭취를 통해 황을 가진 아미노산 (Cystein과  Methionine)을 보충해야 한다. 육류가 영양 밀도가 높은 것을 보여주는 예로써, 약 220g의 고기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글루타치온의 양을 얻으려면 상추 22포기, 혹은 바나나 1백27개, 혹은 사과 5백50개, 혹은 빵 46조각을 먹어야 한다. 다만 계란 스크램블은 과산화물이 많아 피하는 것이 좋은데, 노른자를 깨뜨려 휘젓는 과정에서 콜레스테롤이 열과 공기 접촉에 의해 과산화물이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채식만을 하는 사람들은 항산화제와 필수비타민의 섭취가 꼭 필요한데, 비타민 B12는 식물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타민으로 부족할 경우 악성 빈혈과 신경장애가 유발된다. 그러나  Vit B12 결핍은 금방 자각하기 어려운데 미량만 필요한데다가 간에 저장되어 있는 비타민 B12가 고갈되는데 3~5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적절한 운동은 젊음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여기에도 지켜야 할 요령이 있다. 우리의 근육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slow twitch(서근 섬유)와 fast twitch(속근 섬유)이다. slow twitch는 주로 장거리 달리기와 같이, 장기간 저강도 운동 등에 사용되고, fast twich는 단거리 육상같이, 단기간 고강도 운동 등에 사용된다. 그런데 노화에 의해 상실되는 근육이 주로 fast twitch이다. 따라서 연령증가에 따라 유산소 운동의 비율을 줄이고 근력운동을 증가하여 fast twitch의 상실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운동과 영양섭취는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여 젊음을 유지하게 해준다. 성장호르몬은 비단 성장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실된 세포와 근육의 재생을 위해 평생 필요하다.
좋은 운동의 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 스트레칭을 크게 하라. ② 일정 간격으로 고강도운동을 반복하라. ③ 가벼운 역기나 아령으로 시작하고 천천히 진행하라 ④ 큰 근육을 먼저 사용하라 (허벅지, 어깨, 엉덩이, 가슴 등) ⑤ 항상 완벽한 자세를 유지하라. ⑥ 운동기구의 무게가 증가될 때마다 단백질의 섭취를 늘려라. ⑦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라. ⑧ 항상 공복에 운동하라. 특히 7번이 중요한데, 운동 전후 1시간 이내에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완전히 제한해야 한다. 그 이유는 혈당이 증가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에너지 생산을 위한 필수 영양분이면서도 많거나 흡수 장애가 생기면 당뇨와 동맥경화 등 심각한 질병 유발의 원인이 된다. 특히 과당 (fructose)은 단백질의 변형과 파괴 등을 일으키는데,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최근에 발표한 국제 학술지 논문에서 과당이 혈액 속에 존재하는 중요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를 변화시켜 동맥경화 및 피부세포 노화를 유발, 촉진함을 증명하고 그 메커니즘을 밝힌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들로 당뇨가 심한 사람이 더 늙어 보이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과당이나 시럽은 탄산음료 및 패스트푸드에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며, 최근 소비가 급증하고 있지만  피부 노화를 생각한다면 자제해야 할 일이다. 
노화를 일으키는 또 다른 적은 트란스지방과 식물성기름인데 트란스지방은 주로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넣어 고체상태로 만든 지방이다. 부패하지 않고 보관이 용이하여 튀김이나 패스트푸드에 많이 사용되는데, 염증 유발과 동맥경화, 당뇨의 촉진인자로 작용하고 체내에서 배출속도가 매우 느려 6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가 흔히 섭취하는 지방(脂肪)을 크게 두 개로 분류하면 오메가-3와 오메가-6로 분류할 수 있다. 지방이 모두 나쁘다는 생각은 잘못된 편견이며, 오메가-3지방은 항염증, 항산화, 항노화작용을 하여 건강에 이롭다. 특히 DHA나 EPA 등은 콜레스테롤과 더불어 두뇌 발달과 감정 조절에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농도가 낮을 경우 우울증, 자살, 충동 장애 등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사람의 두뇌는 60% 이상이 지방(혹은 리피드)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좋은 리피드가 정신 건강을 지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예로 등 푸른 생선을 많이 섭취하는 일본의 어촌에는 우울증 환자가 전체 인구의 1% 미만이지만, 북미나 유럽 등의 전형적인 서구 도시에는 우울증 환자가 인구의 10% 이상이라는 보고가 있다.

좋은 리피드(오메가-3 지방, 콜레스테롤 등)가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 

그러나 오메가-6지방은 염증을 유발하고 근육을 수축시키며, 혈전을 형성하거나,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는 오메가-6지방이 평활근 세포를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식물성기름은 오메가-6지방이 풍부하여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당뇨, 암의 유발 원인이 된다. 실제로 맥도날드 햄버거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프렌치프라이의 제조 방법에는 대두유 등의 식물성기름에 튀겼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식물성기름이 좋다는 막연한 환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고, 오메가-3지방(DHA, EPA 등)이 많은 등 푸른 생선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출현 이후 인류는 약 3백만년 동안 수렵과 채집을 통한 식사를 해왔으며 대량 농업에 의한 곡물 위주의 식사는 불과 수천 년 전에야 시작되었다. 현대인의 몸은 생리적으로 수십만 년 전의 조상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유전자의 99.998%가 동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음식 문화는 불과 몇 천 년 사이에 크게 달라졌고, 백 년 이전과 지금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콜라 등 탄산음료, 통조림, 인스탄트 가공식품 등의 출현이 불과 얼마 전이다.) 게다가 우리 현대인들과 원시 조상들의 식습관을 비교해 본다면 현대인들은 소비하는 섭취 음식의 종류가 크게 감소하였는데, 원시조상은 평균 150여종의 음식을 섭취한데 비해, 미국인의 식사를 기준으로 현대인들은 대략 20여종의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대인들은 원시 조상들에 비해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있으며, 원시인들은 전혀 먹어본 적 없는 새로운 음식(트란스지방, 인공감미료 등 첨가물)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급격한 음식의 변화를 감당할 만큼 현대 인류의 몸은 유전자와 단백질이 적응되지 않았으므로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등의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질병들은 원시 조상들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던 질병이다. 농업혁명 때문에 인류는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또 다른 심각한 대사성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 역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건강한 생명과 노화 억제를 위해서 적절한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을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체중 조절 등 건강과 미용을 위해 우리가 벗어던져야 할 잘못된 건강 상식이 더러 있다. 더욱 상세한 정보와 지식이 필요한 학생들은 필자가 강의 중인 세 개의 인터넷 강좌들, 리피드와 건강 그리고 미용(리건미), 우리가 아픈 이유(우아이), 우리몸과 단백질(우리단)을 수강하기를 권한다.
결론적으로 단맛을 내는 음식 제품들의 무서움을 깨닫고, 좋은 리피드와 단백질 섭취를 늘려서 성장 호르몬이 적절히 분비되어 모두 젊고 건강하게 인생을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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