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눈에 비친 YU 글로컬 이너셔티브?
외국인 유학생 눈에 비친 YU 글로컬 이너셔티브?
  • 박주현 취재부장
  • 승인 2010.05.19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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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장방”
“쑤언 린”
수업이 시작되기 전, 출석체크를 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외국인의 이름이
불려지는 것도 어느새 귀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하지만 아직 우리 입으로는 친근하게 불러보지 못했던 낯선 이름들.
우리 신문사에서
‘외국인 유학생 대담회’를 마련해
교실 안 외국인 친구들을 불러봤다. 
사회자: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셨어요?
외국인 유학생 1(이하 1): 중국에서 왔구요. 한국에 온 지 3년 됐어요.
외국인 유학생 2(이하 2): 베트남에서 온 지 1년 반 됐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3(이하 3): 중국 상하이에서 왔는데요. 온 지는 7년 됐습니다.

사회자: 우리대학에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1: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 패션과 애니메이션 분야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한국이 어떤 곳인지 항상 궁금했어요. 또 한국에서는 전자정보기술이 발달했다고 들었어요. 그 분야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어서 한국에 왔죠.
2: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계속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3: 처음에는 경북과학대학에서 1년 반 정도 어학연수를 하다가 우리 대학에 왔어요. 우리 대학에 입학할 때는 단순히 영남대가 대구·경북지역에서 좋은 학교라고 듣게 돼 오게 됐어요.

우리대학의 교육 환경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수업을 마련해 주신 교수님이 너무 감사했어요”
사회자: 대학생활을 하시면 가장 영향이 큰 부문이 교육이나 연구 쪽일 것 같은데요. 어려움을 겪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시나요?
2: 대학원생이라서 공부는 대부분 스스로 해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교수님한테 묻곤 하죠.
1: 수업시간에 발표수업을 많이 해요. 그 때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한국 친구들과 교수님께 물어봐요. 그리고 요즘에는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과 중국인 학생들이 모인 스터디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어요. 그 모임에 가입한 친구들에게서 도움을 받기도 하죠. 중국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도 중국어를 배울 수 있고 저도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사회자: 제가 수업을 듣는 교수님은 외국인 유학생에게 질문도 하고 친근하게 다가가셔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으신 것 같아요. 어떤 교수님이 인기가 많으세요? 
1: 저희 과에 한 교수님이 중국에서 10년 동안 사셔서 특히 중국인 유학생에게 관심이 많으세요. 수업 하는 방식도 너무 재미있고 한국인과 외국인 유학생이 같이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2: 얘기를 들으니 우리 과의 교수님이 많이 생각나네요. 학과에서 제일 나이 많으신 분인데 천천히 잘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잘 돼요. 웃지 않으시면서 말씀하시지만 말씀이 너무 재밌어서 듣는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아요.
사회자: 외국인 유학생에게든 한국인에게든 인기 많은 교수님은 비슷한 것 같네요. 그러면 교수님이 어떻게 지도해주길 바라세요?
3: 제가 2학년 때 상경 계열 과목을 복수전공했었어요. 상경계열 학과에 가면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 교수님들이 배려를 해주고 싶어도 여건 상 잘 해주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척 힘들었어요.
2: 대학교 1학년 때, 한 교수님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따로 수업해 주신 것이 인상깊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외국인 유학생들이 듣기에도 어렵지 않게 수업을 해주셨어요. 그 마음이 너무 따뜻했고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회자: 저는 수업을 듣는 중, 수업 자료에서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과 관련된 기사를 본 적 있어요. 교수님도 당황하시고 학생들도 뻘쭘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3: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때 말이죠? 사실이 맞다면 인정하고 아니라면 중국이 이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1: 저 대신 잘 말씀해 주셨네요. 수업시간에 나라별로 발표를 하는 수업이었는데 교수님께서 ‘대만과 중국은 별개의 나라’라고 설명했어요. 평소 생각하던 바와 달라서 당황스러웠죠. 그래서 중국 친구들과 같이 교수님 연구실에 찾아가서 대만은 중국과 같은 나라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저희 말을 믿지 않으시는 거에요. “그러냐”하시면서 건성으로 들으셔서 난처했어요.
3: 정치적인 문제는 조금 말하기 어려워요. 한국 사람들이 북한 문제를 민감하게 생각하듯이 이 문제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한국 대학생의 문화에 대한 생각

“교수님과 학생이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문화가 좋아요”
사회자: 한국인 학생들에게 이것만은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 있으세요?
1: 한국 대학의 술 문화가 너무 심한 것 같아요.
3: 한국 사람들은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셔요. 조영동에서 살았는데 취객들이 너무 시끄러워 집을 옮겼어요.
사회자 : 술자리에 참석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1: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아서 가본 적이 있는데요. 어느 때 보면 여러 사람이 모여서 노는 모습이 너무 재밌어 보여서 부러워요.
3:  중국에서는 친구끼리만 술을 마시는데 한국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같이 술자리를 갖는 것이 특이한 것 같아요. 교수님과 학문적인 얘기도 하고 공부에도 도움이 돼 좋은 것 같아요.
     또 한국의 선후배 문화도 선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물론 연륜은 존중해줘야겠지만 한국의 문화는 심한 것 같아요. 선배의 말은 무조건 실천하려는 모습이 이해가 안 돼요. 중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과도 친구를 할 수 있어요. 그런 문화에 익숙해져서 한국의 선후배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요.

진정한 글로컬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야할 길

▲ 한글 지원 우리대학 홈페이지(위)와 영어 지원 우리대학 홈페이지(아래)
“영어 지원 홈페이지, 조금 더 신경 써 주세요”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세요”
사회자: 우리 대학이 진정한 글로컬(Glocal)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1: 제 생각에는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해요.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외국인 유학생들끼리만, 한국인 학생끼리만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더라구요.
사회자: 저도 다양한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나고 싶은데 만날 수 있는 장이 없었어요. 수업시간에도 외국인 유학생들끼리 친목이 돈독해 보여서 함부로 말 걸기 어렵더라구요. 외국인 학생들도 한국인 학생들을 볼 때 그런 마음이 들 것 같아요. 
1: 저도 한국인 학생에게 ‘실례합니다’라고 말을 걸면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라구요.(웃음) 이런 이질감을 조별 과제를 할 때 많이 느껴요. 아무래도 한국어를 완벽히 사용하지 못하니까 어려움을 겪게 되요. 
사회자: 필요한 행정 서비스는 없으세요?
2: 우리 대학 홈페이지는 인터넷 익스플로어(Internet explorer)만 지원하고 파이어 폭스(FireFox)는 지원하지 않아요. 이 프로그램의 속도가 더 빠르고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쓸 수 없어서 안타까워요.
그리고 우리 대학 홈페이지는 베트남 어가 지원되지 않아 영어로 변환한 페이지를 자주 이용하는데 한국어 페이지와 달리 정보가 적은 것 같아요. 중요한 소식은 하단에 있는데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아요.
종합정보시스템의 성적 조회 화면도 마찬가지에요. 한국어로 보면 자세히 나와 있는데 영어로 보면 너무 간단해요. 과목명과 총점, 이 정도밖에 나와 있지 않아요. 한국어 지원 화면처럼 자세한 점수도 표시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2: 이렇게 저희들과 대화하면 어떠세요?
사회자: 외국인 유학생 대담회를 준비하면서 ‘내가 만약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면….’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참 힘든 게 많을 것 같아요. 항상 먹던 음식이 없고 가족도 그립구요. 그런데 막상 외국인 유학생들을 보니까 잘 적응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외국에 갈 용기가 생기면서도 이분들이 참 대단하신 분이구나 생각하게 되네요. 다른 분들은 어떠셨어요?
3: 외국인 유학생들과 대화하는 것보다 한국인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이 더 좋아요.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토론도 할 수 있으니까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장방’하고 불러보니 ‘왜?’라고 대답한다. ‘놀자’라고 말하니 ‘좋아’라고 답한다. 낯선 언어로 멀리서 말하던 그들이 내 친구가 되었다. 이렇게 우리대학은 경산시 어느 대학이 아니라 세계속 어느 대학이 되어 가고 있다.

firefox: 넷스케이프커뮤니케이터(Netscape Communicator) 소스를 네티즌과 함께 향상시켜나가는 모질라 프로젝트에서 만든 웹 브라우저를 말한다. 속도가 빠르며 ActiveX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과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ActiveX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 등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모질라에서 ActiveX 플러그인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존재한다.
양안문제 : 중화민국 국민정부가 국공 내전에서 패한 뒤 정부를 대만으로 옮긴 이래로 중화민국이 실효적으로 다스리고 있는 대만의 정치적 지위 및 주권 귀속에 관해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 역사, 문화, 외교 등 각 방면의 문제를 가리킨다. 현재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양안관계에 새 지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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