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캠퍼스 넓은 만큼 아름다운 곳도 많다
우리대학 캠퍼스 넓은 만큼 아름다운 곳도 많다
  • 염수진 기자
  • 승인 2010.05.10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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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십니까? 취업 준비 등으로 스펙만 쌓으려고 앞만 보고 가는 학우들이 많다. 이런 학우는 목적을 성취한 다음 뒤를 보면 허무함만 남을 것이다. 그러니 날씨도 좋은데 강의실이나 중앙도서관에만 있지 말고 꽃길을 걸어보자. 몰랐던 꽃길의 유래와 이름을 안다면 진정 가슴이 메마르지 않은 대학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수유, 목련, 코스모스,
모과나무 등과 어울려 한옥의
고귀한 자태를 보여주는 곳,
민속촌.

거울못을 지나 본부 뒤편에 위치한 우리대학 민속촌에 가 보면 오래된 한옥을 볼 수 있다. 참나리, 꽃창포, 산옥잠화, 부들레아 등 2천5백 본의 야생화로 옛 느낌을 한껏 살렸다. 이 중 주황 빛깔에 검은 반점이 매력인 참나리가 1천5백 본이고, 단옷날 머리 감는 창포와 다른 꽃창포가 1천 본 정도 있다. 민속촌을 구경하다 보면 중간 중간에 피어 있는 야생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민속촌에는 구계서원, 쌍송정, 까치구멍집, 의인정사, 쌍송정, 일휴정 등이 있다. 특히 의인정사와 목련은 조화를 이뤄 고귀한 멋을 보여준다. 또 뒷골목에는 살구꽃이 벚나무와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5월에는 연산홍이 구계서원을 붉게 물들이고, 들어가는 입구에는 만첩홍도가 활짝 피어나 있다. 또 가을 무렵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논자락과 잘 어울린다.
나공수 교수(일어일문학과)는 “사진을 찍을 때면 빠짐없이 들릴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어우러져 있다”라고 말한다. 특히 민속촌 주변을 걷다 보면 단아한 한옥과 울긋불긋한 꽃, 푸른 나무들이 잘 어울려 그 속에 빠져드는 기분이다”며 옛 역사가 담긴 민속촌의 아름다움을 설명했다.

푸른 초원 위의 목장.

목장은 러브로드와 자연자원대 사이에 있다. 예전에는 유채꽃과 메밀 밭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목장의 소 때문에 소 먹이용 호밀이 심겨져 있다. 호밀 목초지로 푸른 초원이 된 이곳은 특유의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당시 유채꽃 밭은 제주도 못지 않게 아름다웠는데 없어져 아쉽다. 만약 유채꽃을 보고 싶다면 정문과 천마아트센터 사이에 유채꽃이 있으니 구경할 수 있다.
또 산수유 1천 본이 심겨져 있어 이른 봄에 찾아가면 작고 노란 꽃들이 반겨줄 것이다. 산수유는 봄을 가장 빨리 알리는 봄의 전령사이다. 그 외 돼지감자와 조팝나무 등이 있는데 초원도 보고 중간 중간 꽃도 볼 수 있어 눈이 즐겁다.
목장 근처에는 소나무로 이뤄진 산책로가 많다. 좀 더 신선한 공기와 가벼운 운동을 하고 싶다면 산책로 표지판을 따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중간에 간단히 스트레칭할 수 있는 운동기구도 있어 돈을 내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곳이다. 단, 목장에서 풍기는 소의 배설물 냄새는 조심하자.

산들거리는 억새와 남매지가
조화를 이룬 산책길.

천마아트센터를 지나 서문으로 걸어가다 보면 천마생활관이 나온다. 생활관 옆에는 ‘남매지’라는 저수지가 있는데 학교와 거리가 멀어 생활관생 외에는 자주 찾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가을에 억새가 아름다운데 생활관생 외에 학우 중 다수는 이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다가올 때면 남매지를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넓은 저수지인 남매지에서 산책을 하면 가슴까지 시원해지면서 가을이 물씬 느껴진다.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위해 이곳에 갈 때는 인적이 드물어 혼자 가기보다 친구나 애인과 같이 가기를 권한다. 게다가 생활관 옆의 도로 길에 억새와 단풍이 어우러져 있는데 이 또한 장관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간혹 억새를 갈대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 둘의 차이는 생김새에서부터 드러난다. 남매지에 있는 억새는 주로 물가에 나며 직선으로 뻗는다. 반면 갈대는 몸에서 뿌리가 나와 옆으로 번식한다. 그로 인해 억새보다 고개를 더 숙이고 있게 된다. 간단한 상식으로 주변 사람에게 나의 지식을 뽐내 보는건 어떨까?
또한 4천8백 본이나 되는 많은 개나리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개나리 외에 목련과 살구나무의 꽃이 아름답게 피어 봄날의 감성을 자극한다. 곳곳에 8천 본의 철쭉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러브로드.

러브로드의 위치를 모르는 학생이라면 자연자원대로 가는 길이 러브로드라고 착각할 정도로 봄의 벚꽃이 돋보인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큰 벚나무들이 벚꽃 터널을 이뤄 경관이 멋있다. 좀 더 올라가다 보면 자연자원대 연못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곳에는 벤치가 있어 풍경을 감상하며 잠시 앉아서 쉴 수도 있다. 억새와 벚나무가 물가 주변에 어울려 있는 연못은 물이 깨끗해 물고기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고 저녁에는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러브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을 보려면 러브로드 끝 부분인 상수도까지 올라간 후에 바로 뒤돌아 서 보자. 만개한 벚꽃이 한 눈에 들어올 것이다.
러브로드에는 전설이 많다. ‘연인과 함께 걷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헤어진다’, ‘연인이 함께 러브로드를 갔다가 누가 불러 뒤돌아보면 한 달 안에 헤어진다’, ‘동성친구와 함께 가면 3년동안 애인이 없다’ 등이 있다. 전설이 혹시나 이뤄질까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러브로드로 향하는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전설을 어기고 있어 굳이 멋진 장관을 포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연자원대와 러브로드는 봄 뿐만 아니라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여름에는 녹음이 짙어 시원하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이목을 끈다. 그렇다고 겨울에 꽃과 낙엽이 다 떨어지기 때문에 별로라는 생각은 접어둬라. 하얀 눈이 내리는 날에 위를 바라보면 눈꽃나라를 볼 수 있다.
여름에 메타세콰이어 나무의
넓은 그늘을 빌려 낮잠을
잘 수 있는 곳

중앙도서관(이하 중도) 지하 출구와 서문으로 가는 길에 메타세콰이어라는 나무가 서 있다. 햇빛이 따갑고 더워 여름에는 큰 나무의 넓은 그늘이 필요하다. 중도에서 ‘홍만이’쪽으로 가는 길 주변에 벤치가 있어 넓은 그늘에 앉아서 쉴 수 있다. 이곳은 잠시 쉬고 있을 때, 청솔모가 자주 출현해 몇몇 사람은 ‘청솔모 공원’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작고 귀여운 청솔모는 잡식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견과류뿐만 아니라 새와 알도 먹는다. 또 늦가을에는 월동하기 위해 도토리, 밤, 잣 등을 땅속에 저장해 두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잊기도 해서 종종 나무가 된 열매도 많다. 더운 여름에 귀여운 청솔모를 보며 시원한 그늘에서 낮잠 자는 것을 추천한다.
또 여름하면 ‘비’가 생각난다. 대체로 비가 오면 나가기 싫지만 메타세콰이어 길은 고즈넉한 분위기로 인해 걷고 싶어진다.
박찬용 교수(조경학과)는 “중도를 배경으로 ‘홍만이’와 양 옆길에 늘어진 메타세콰이어가 파인더 안에 들어오면 최고의 구도”라며 극찬했다.
중도 다음으로 천마아트센터와 서문 사이의 길도 메타세콰이어가 멋진 곳이다. 이 길은 기존 보도블록이 아닌 목재칩으로 만든 인도길이 있다. 걷기 푹신하고 물 흡수도 잘돼 편하고 친환경적이다. 이것이 나중엔 거름까지 되니 1석 3조이다. 하지만 보행자 수가 많을수록 목재칩이 자주 없어져 매년 유지비용이 든다. 또 하이힐을 신은 여학생이라면 쏙 쏙 빠져 걷기가 힘든 단점이 있다.
약학대와 이과대 사이로 정보전산실을 가는 길에 그늘이 돼주는 나무가 바로 칠엽수다.  칠엽수는 일곱 개의 잎이 길게 손바닥을 편듯한 모양으로 생겨 붙은 이름이다. 잎이 큰 활엽수인 칠엽수와 대조되는 특징으로 메타세콰이어는 잎이 뾰족한 침엽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특징으로 칠엽수는 메타세콰이어에 비해 더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더불어 이 나무는 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데 하늘이 푸른 날엔 더욱 아름답다. 열매도 열리는데 가시 없는 밤처럼 생겼지만 녹말이 많아 타닌을 제거 후 식용해야 한다.
또 칠엽수는 마로니에와 비슷하게 생겨 구분이 어려운 점에 대해 김용식 교수(조경학과)는 “마로니에는 유럽남부가 원산지이고 칠엽수는 일본이다. 또 꽃의 색부터 붉은색과 흰색으로 다르게 나타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며 구분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우리대학 내의 아름다운 사진을 더 많이 보고 싶다면 나공수 교수의 블로그인 http://blog.daum. net/ngs-1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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