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렬의 배려, 가장 따뜻한 선물
윤웅렬의 배려, 가장 따뜻한 선물
  • 편집국
  • 승인 2010.04.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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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시작되고 따뜻한 봄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눈이 내리고 비가 오고 찬바람이 불어와 겨울동안 입었던 패딩을 여전히 입고 움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학기가 되면서 풋풋한 신입생들이 들어오고 못 보던 복학생들이 나타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미소를 짓고 있는 곳에는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뜬금없는 계절이야기로 시작하였지만 이 글을 통해 찬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마음의 따뜻함이 되어줄 수 있는 배려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체장애 4급을 가진 장애인입니다. 선천성 근육병을 가지고 있어서 어릴 때부터 계속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아마 죽을 때 까지 장애인일 가능성이 높답니다. 이런 장애인으로 크디큰 영남대학교를 다니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수업과 수업 사이에 건물과 건물을 오가며 다니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가끔씩 교수님이 수업시간을 5-6분가량을 넘기면 저는 많이 당황스러운 순간이기도 하지요.
이렇듯 남들에게는 사소한 일들이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많은 배려를 요청하지요. 이렇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면 이런 얘기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장애 가졌으면 특수학교나 조금 편한 학교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라구요. 이런 말을 들으면 많이 섭섭하답니다. 사회가 많이 바뀌었지만 장애인들을 조금은 귀찮게 생각하고 골칫거리로 생각하는 것은 아직도 여전한 거 같아요.
혹시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1학년 때 부터 장애인으로 학교 다니기 어렵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이유는 대학교에서 많은 학우들이 장애인 배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이유를 따지면 2만 학생 중 장애인 1명, 그것도 등록금도 별로 안 비싼 사회과학 계열 학생. 이 학생을 위해서 시설 구비나 학교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은 여간 손해가 아닌 줄 압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 제가 경험한 장애학생을 배려하는 학교의 시스템이나 정책들을 알리고자 합니다. 학생들이 장애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사회에 나가기 전인 대학교라는 소(小)‘사회’에서 배우고 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4년제 종합대학교는 취업을 위한 관문이 아니라 많은 교양을 배우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인간관계를 배우는 것인 줄 압니다. 이효수 총장님이 바라는 인재상인 Y형 인재에도 따뜻한 인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몇 번 안되는 칼럼을 통해서 장애인 배려, 따뜻한 인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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