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한경쟁을 부여한다
대한민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한경쟁을 부여한다
  • 김용배 편집부장
  • 승인 2010.04.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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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행복을 책임지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약육강식의 ‘무한 경쟁’을 부여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보다는 ‘mom’이란 말을 먼저 해야 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조기’에 조기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부모의 무분별한 입시경쟁으로 아이들은 분에 넘치는 학원과 과외를 강요받고 있다. 많게는 13개의 학원에 다니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불쌍한 우리 아이들. 그러한 무한경쟁은 대학에 가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토익, 토플 등 다양한 스펙 경쟁은 물론이고 해외연수 등 개인적인 경험조차 ‘스팩’화되어 경쟁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우리의 교육은 ‘이기는 법’을 배우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렸다.
아마 13살이었을 것이다. 천진난만했던 시기, 당시 나는 학교성적이 내가 열심히 공부한 결과라기보다 아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무기로 착각해왔다. 그렇기에 ‘성적’보다 등수에 더 집착했고 그에 대한 부담감도 커져만 갔다. 반면 진로탐색에는 신경 쓰지 못했던 나는 아직도 ‘내가 과연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
학창시절 내내 좁은 교실에서 콩나물시루처럼 많은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흥미보다는 공식을 먼저 배우고, 자신의 진로탐색보다는 성적 등수에 집착했다.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 하는 경쟁 위주의 교육, 대학생 독자라면 공감할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맹목적인 성적경쟁으로 진로탐색은 커녕 전공선택에 있어서도 성적 따라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러한 경쟁 위주의 교육, 과연 옳은 것인가?
‘교육 강대국’으로 불리는 핀란드에서 교육의 핵심은 경쟁보다는 협동이다. 핀란드는 우열반, 성적 등수, 대학서열화 등 학생간의 경쟁을 야기시킬 수 있는 요소를 폐지했다. 시험을 친 후 나오는 성적표에도 학생자신의 지난 시험과의 성적비교만 있을 뿐 등수는 없다. 협동을 목적인 핀란드 교육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배출하지 않기 위해 성적이 부진한 아이들에게 더 접근하고 그에 따른 교육방식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로탐색을 위해 어릴 때부터 많은 활발한 특별활동을 한다.
며칠 전, 25년 동안 길고 긴 트랙을 질주했던 ‘고대녀’라고 알려진 한 학생은 끝없는 경쟁의 중압감에 결국 대학을 자퇴했다. 고려대를 자퇴한 ‘고대녀 김예슬’은 경쟁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을 비판하고 아직도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자신을 자책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무한경쟁을 부여한 우리나라, 부디 내 아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행복해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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