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것들을 통한 자기 성찰
낯선 것들을 통한 자기 성찰
  • 최현숙
  • 승인 2010.03.1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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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이 어떠세요? 예민하신가요? 아님 좀 둔하신가요?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감수성의 사전적 의미는 ‘유기체가 내외계의 자극변화를 수용하는 능력’으로 넓은 의미로 ‘감각의 예민성’이라는 군요. 자신에 대한 감수성의 높고 낮음에 따라 좋고 나쁨을 구분할 일은 아니지요. 그저 차이일 뿐. 하지만 타인에 대한 감수성은 좀 다른 문제라고 봐요.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란 문자 그대로, 타인의 느낌에 대해 인지하고 공감하는 정도를 말하지요. ‘인권 감수성’은 타인에 대한 감수성 중 하나이고요.


동성애자임이 드러나 버린(outing 당한) 한 친구가 아웃팅 이후 처음으로 강의실 안에 들어오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구요. 물론 대부분 놀라겠지요. 낯설고 다른 데 다가 동성애자에 대한 온갖 고정관념들이 한꺼번에 각자 안에서 요동을 치겠지요. 요동 자체야 크게 탓할 일은 아니에요. 요동이야 사람 내부의 문제이며 일단은 감수성의 작동이지요. 고정관념과 편견이 문제겠지만 그것 역시 개인만을 탓할 일도 아니구요. 그렇게 배워 먹었는데 어쩌겠습니까?

그 동성애자는 어떨까요? 많은 편견 속에서 동성애자로 살아 온 상처들이 많았을 테고, 이젠 아웃팅까지 되어 버렸으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언행에 더욱 예민할 수 밖에 없겠지요. 그 느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그 동성애자를 대하는 것 그리고 편견을 넘어 그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감수성의 출발입니다.

‘낯설고 새로운 것’에 대한 반응은 두려움(거부감)과 호기심(즐거워함)으로 크게 두가지입니다. 누구 안에서든 이 두 반응은 동시에 일어나는 데 그 중 어느 것이 더 많고 또 어느 반응을 쫓아가느냐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주입된 정보로 인한 고정관념 혹은 소위 ‘도덕’이라 불리우는 불가해한 기준을 일단은 떨어 내고 생각할 때, ‘낯설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의 원인은 모든 인간의 한계인 ‘존재의 불안’이지요. 자신의 안전, 익숙함이 침해받는 것으로 인한 두려움이 낯설고 새로운 것을 부정하고 심지어는 혐오하게 하지요. 상대에 대한 내 반응의 원인을 잘 ‘성찰’하는 것, 이것은 자기 성장의 가장 중요한 자세입니다.

‘낯설고 새로운 것’을 부정하는 개인이나 사회는 다양성의 확장도, 성숙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제 타인에 대한 감수성을 가지고 주변의 다양한 차이들과 마주쳐 보세요. 평소에  근거없이 멀리했던 ‘낯설고 새로운’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마음을 열어 보세요. 무엇보다도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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