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를 준비하는 혜안이 있어야
10년 후를 준비하는 혜안이 있어야
  • 편집국
  • 승인 2010.03.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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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압량 교정은 긴 겨울의 황량함을 걷고, 봄의 화사함으로 새 단장이 한창이다. 지난 2월의 신입생환영회와 입학식을 거친 새내기들의 환한 미소와 밝은 대화가 교정에 넘쳐흐른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익숙한 풍경이다. 익숙한 나머지 우리는 이 풍경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3월 교정에서의 이러한 생동적인 모습이, 기우이길 바라지만, 가까운 미래 어느 시점까지 지속될까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국가경쟁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면서도, 이 기사를 피부로 체감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 남의 일만 같았던 인구 감소가 우리 대학에까지 영향을 미칠 듯하다. 구체적인 관련 자료들을 하나하나 열거해 보면, 조만간 그 파장이 우리 대학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학령인구가 천만 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는 1964년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학령인구는 앞으로 계속 감소하여 2020년 이후는 600만 명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지난 해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역대 처음으로 20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 수치대로라면 앞으로 초등학교 교원 수급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며, 중등학교 교사 양성기관인 사범대학은 2016년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초등학교 입학아동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고 한다. 입학아동 수의 감소는 작년과 올해 취학기준일을 변경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긴 하지만, 문제는 2011년 이후 입학 적령아동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이며, 이들이 대학생이 되는 2022년 이후에는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더하여, 오는 2015년이면 대학 입학정원이 고교졸업생 수를 넘어선다는 통계도 있다. 2018년을 전후하여 고교 졸업생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하지만, 역시 2022년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83만 여명이었던 2000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가까운 미래에 대학을 둘러싼 주변 환경의 변화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먼저 최근까지는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로 그나마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억제하였으나, 조만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10여 개의 외국 명문대들이 입주할 예정이고, 수도권 10여 개 유수대학들도 분교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더하여 파주와 의정부 등 수도권에는 몇몇 서울 소재 대학의 분교가, 제주와 기타 경제자유구역에는 국제대학이 속속 설립될 것이라 한다. 다음으로 IT산업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디지털대학 또는 사이버대학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생겨나고 활성화될 것이다. 인터넷 강의가 보다 보편화되고 확대된다면 기존 대학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금까지 정원을 규제해 왔던 약대 같은 인기학과나 첨단학과의 정원규제를 완화하는 등, 수도권 대학의 입학 정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렇게 된다면 저출산으로 인한 입학대상자들의 축소와 맞물려 지방 대학의 입학 자원은 더욱 고갈될 것이 분명하다.


고교 졸업생 이외에 다른 입학 자원을 더 늘이기 어려운 지방 대학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와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주변 상황이 맞물린다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많다. 우리 같은 지방 사립대학은 10년 후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위기를 맞을 것이 자명하다. 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구성원들이 10년 후의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할 것이며, 미래의 변화 추이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처방을 내 놓는 혜안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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