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활동, 재고되기를
대외활동, 재고되기를
  • 정경준(교육3)
  • 승인 2010.03.0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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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많은 기업들이 ‘대학생 홍보대사’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남녀 대학생 2천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2%가 취업을 위해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끼리 바늘구멍 뚫기 격인 오늘날의 무시무시한 취업시장에서 개인 스펙을 올리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기업 홍보대사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대외활동이 대학생에게 매우 인기가 많다. 개인 스펙을 올리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흥미로운 경험들을 해볼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제대하고서 몇몇 대외활동을 하면서 타인들과의 소통이 즐거웠다. 활동을 하면서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 다방면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답답한 선택을 하는 것도 봤다. 대외활동의 매력에만 빠져 정작 충실히 해야 할 학점, 토익점수 등의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여유가 있는 저학년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전을 통한 사고와 경험의 확장’이라는 목표를 두고 여러 가지 활동에 임한다면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취업을 걱정해야하는 고학년이 됐다면 무작정 문어발식의 활동보다는 학점과 어학공부에 신경을 쓰면서 방향성에 맞는 대외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지금 나를 키워가고 만들어가는 활동을 하는 것인지, 아님 단지 스펙을 좇기 위한 헛된 일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현명한 안목이 생겼으면 한다.

목적을 가지고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한다면 그 시간은 결코 낭비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판단이 중요하다. 고용불안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구직자들이 기본적인 요소를 갖추지 않는다면 그 어떤 계획이나 전략도 성공하기 힘들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부분만 골라 전체로 받아들이려 하는 경향이 있다. 수많은 대외활동 경력을 통해 한 개인의 열정을 확인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결정적인 승부처로 작용하지 않는다. 학점과 어학점수가 실무 처리의 능숙함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고 할지라도 이 두 가지 요소는 취업시장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관행이다. 이것들이 하루아침에 깨지기에는 아직 사회의 눈이 둥글지 않다. 고로 기본스펙이 충족되지 않는 한 본인은 취업시장에서 허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한편 대외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기 사람을 얻는다고 하지만 자신이 인정받을 수 있는 위치에 오르지 못하면 그 인연은 지속될 수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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